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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parkeb ()
날 짜 (Date): 1998년 7월  3일 금요일 오전 10시 04분 17초
제 목(Title): [축구] 박종환과 차범근..



#21355   서동렬   (00mymy  )
[잡담] 박종환과 차범근                       07/02 16:15   115 line

사실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반면에 차이도 많구요.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은 좀 적어 보겠습니다.

1. 눈치보지 않는 골수들
거침 없이, 서슴 없이 일을 처리합니다. 목표가 서면 한 껏 매진하며
외압에 굴하지 않습니다. 좋게 말하면 자기 철학이 강하고 흔들리지 않는
신념의 소유자들 입니다.

2. 승패에 우선하는 것은 없다
음... 박종환 감독이좀 더하긴 하지만 차붐도 만만찮습니다.
사실 그들은 나름대로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 방법이 잘 소화되지 않거나 그러한 방법을 적용할 수 없는 상황,
그리고 방법 자체가 실패로 끝나기도 하지만
그들의 가장 큰 관심은 '승부'에 있습니다.

3. 나를 따르라!
강력한 선수 장악과 그 위에 군림(?)합니다. 민주적으로 선수를 관리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최고 스타라 할지라도 자신의 시스템을 따르지 않거나
적합하지 않으면 뽑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직접 나서기를 좋아합니다.
훈련도 직접 챙겨야 직성이 풀리고 선수들 세세한것까지 자신이 하기를
원합니다.

4. 성적 외에는 평가절하 받음
두 사람 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혹독한 비판을 받습니다.
온 세상과 혼자서 맞서는 사람처럼 많은 공격을 받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사교관을 대변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몇몇의 지우를 제외하고는 무뚝뚝하고 냉소적인 성격이 아닐까...

5. 자수성가 체질
무명의 촌뜨기로 상경, 노가다와 축구선수 생활 병행, 어렵사리 대표팀 발탁,
그리 화려하지 못한 선수생활, 심판과 아마추어 코치, 그리고 청소년대표
감독으로 성공, 대표팀 감독, 경질, 재임명, 재경질...
이게 박종환 감독입니다.
역시 촌뜨기 서울로, 화려한 대표팀 데뷔, 독일행, 맨땅에 박치기로 독일
생활과 축구에 적응, 부상, 재기, 결국 분데스리가 최고 용병,
은퇴후 프로팀 감독으로 전격 데뷔, 초라한 성적, 야인, 대표팀 감독,
승승장구, 약간삐걱, 참패... 다시 야인....
이것은 차범근 감독입니다.
결과는 멋진 것들이 많았지만, 안락한 성공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모든 시련과 난관을 스스로 돌파한 사람들입니다.


그럼, 차이점은?

1. 선수생활
차붐은 참으로 빛나는 선수였습니다만, 박종환은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2. 대표팀 관리와 선수 기용
차붐은 가급적 객관화 하면서, 그렇게 객관화된 데이타에 신뢰성을 부여하고
그것을 선수 관리와 기용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박종환 감독! 프로축구 마당을 휩쓸었던 그의 용병술은 신기하게도
육감적인 판단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뭐라더라? 자기 경험과 선수의 눈빛에서 판단을 내린다던가?

3. 팀 전술
박종환의 트레이드 마크는 자신이 각고의 노력끝에 정리한 일종의
"족집게 알짜전술" 입니다. 축구 성격상 상황상황에 따라 여러가지가
필요하지만... 이것들을 분석해 보면 몇가지 기본적인 틀에 다 놓을 수
있으며 이것만 숙지하면 된다!
이 알짜전술로 그는 20년 지도자 생활을 했으며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차범근은 여러가지를 시도하려하고 선수들도 가급적 다양하게 기용하면서
이런저런 가능성을 타진합니다. 작은 변화를 계속 줍니다.
포메이션도 바꿔보고 포지션도 바꿔보고 주요 전술도 상대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세세하게 적용합니다.

4. 벤치에서
박종환은 선수가 부진할라치면 호되게 욕을 퍼부우며 더 뛰라고 합니다.
울면 달래는 것이 아니라, 바보같이 운다고 바짝 혼내놓고서 다시 내보내는
스타일입니다. 그냥해, 냅따 갈겨, 안되긴 뭐가 안돼 임마....
이런 소리가 중계중에도 들릴정도!
차붐은 부진 즉시 불러들입니다. 야단 치거나 싸움터에 내모는것이 아니라
안될 듯 싶으면 재충전시키거나 이탈시킵니다. 선수를 믿기 보다는 자신을
믿는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5. 기타 잡스러운 것들...
박종환은 말투나 인상이 보통 겁나는게 아닙니다. 인상 팍팍쓰고 욕도
거침없이 합니다.
차붐은 신사다운 매너와 고상한 말투가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박종환은 심리전을 비롯해 경기 외적인 요소까지 총동원합니다.
차붐은 경기력에 주로 의존하며 거기에 집착합니다.
박종환은 선수가 골 넣어도 얼굴이 계속 구겨져 있습니다.
차붐은 좋아라 난리칩니다.

가장 큰 차이는...
박종환은 몸으로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자기 영역과 업적을 이룬 지도자인 반면
차붐은 아직 신출내기 감독이나 다름없다는 점이죠.

둘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자기 주장이 분명하고 똥고집, 외고집이며
할건 한다는 식의 적극적인 지도자로 보입니다.

이들을 불명예스럽게 만든 것은, 그들 자신의 역량보다는
주위의 사람들이었음을 우리는 가슴아파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들이 우리와 같이 생각하고, 또 그것으로 성과를 이루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내가 바라는 전술을 쓰고, 내가 바라는 선수를 기용하고, 내가 바라는 대로
승리해 주기를 바라는...
물론 우리의 생각이 옳고 그들의 생각이 틀릴수도 있지만
그들에겐 그들 나름의 방법이 있고, 그것으로 현재의 위치에 올랐으며,
그만큼의 업적이 있습니다. 또 스스로의 믿음도 있구요.
그부분마저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말 야속한 팬일 수 밖에
없을겁니다.

황선홍이 올림픽 첨 나갈 때 박종환도 첨 나갔습니다.
최용수가 월드컵 첨 나갈 때 차범근도 첨 나갔습니다.
큰 무대에서 신출내기라는 점은 비단 선수뿐아니라 감독에게도
해당되죠.
그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고...

이런 생각은 안해보셨습니까?
월드컵에 2번, 3번 나간 선수가 한몫 톡톡히 하듯이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2번, 3번 나간 감독이 그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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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에서 허락받지 않고 퍼왔습니다.. :)

 포그츠 감독이 생각나는군요.. 갑자기.. 94년에 8강에서 불가리아에게 졌던..

 물론 독일에는 바켄바워가 포그츠를 감싸줬고..

 이번 영국에서는 보비찰튼씨가 베켐을 감싸줬고..

 우리는? 박종환 감독이나 차범근 감독이나.. 가장 좋은 성적을 내주었던

 비쇼베츠 감독이나.. 누가 이들을 감싸주었는지..

 마지막 귀절때문에 생각났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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