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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yoojk ( 老尼慕解 맧)
날 짜 (Date): 1998년03월13일(금) 17시05분38초 ROK
제 목(Title): Re: 조치훈 기성전 3연패

조치훈은 한국에서 태어나서 어릴때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하지만, 일본으로 귀화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 (?) 한국인이란 얘기죠.

그래서 가끔 국제기전에 한국 국적으로 출전합니다.

국제기전에 따라서는 소속기원을 명시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기원출신 기사로 출전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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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조치훈의 아내는 일본인인데,

그게 일본인들의 텃세를 극복하려고 그랬다는 말이 있지만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근데, 조치훈이 일본인이 되었건 말건,

그걸 왜 묻는지요?

만약 귀화했다면 어쩌시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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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국제기전에서 조치훈과 한국기사 (예를 들면, 이창호나 조훈현) 하고 맏붙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는 한국기사를 응원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조치훈의 국제기전 성적은 신통치 않구요.

그 글에서는, 그런 점이 미안하다면서, 조치훈이 좋은 성적을 국제기전에서도

거두웠으면 좋겠다고 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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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우리나라 기사들이 너무너무 잘 해주어서

일본, 중국 정도는 우습게 보고 있지만

90년대 이전까지는 우리는 일본을 대단한 바둑선진국으로 떠받들고 있었습니다.

입신이라는 9단에 오른 기사는 우리나라에는 한명도 없었지요.

그런 바둑의 신들이 일본에는 우글우글했으니 (50명 -- 백몇십명?)

우리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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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본에, 조치훈은 어린 나이에 (아마도 6세) 혈혈단신 건너가서

일본 최대의 바둑문하인 기다니 도장에서 공부하다가

일본애들의 혹독한 이지메때문에 맘고생을 심하게 하는 바람에

말더듬이까지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70년대 중반부터 

조치훈은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김수영 (당시 4단인가 5단인가) 씨가

조치훈의 결승대국이 있는 날이면, 밤늦도록 그걸 TV로 중계해주던 때가 있었죠.

일본에서 전화로 `다음수는 몇의 몇 자리입니다'하고 전해오면

그 한수 놓고서, 이런저런 궁리하고, 다음수 기다리고...

그러다가 누군가가 (거의 조치훈이) 장고에 들어가면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보내드릴 것을 약속하면서 정규프로를 방송하고...


그래도, 그 당시에 청년 조치훈이 일본의 쟁쟁한 기사들을

꺼꾸러뜨리는 맛에, 바둑을 전혀 모르던 저도 TV에 붙어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타이틀을 하나 따면, 다음날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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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80년 중반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조치훈이 첫 대삼관 (기성, 명인, 본인방 : 일본의 3대 타이틀) 을

차지했을 때지요.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던 중

명인전(맞나? 아무튼, 대삼관중의 하난데...)을 방어하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전치 몇주가 아니라 몇달의 중상이어서

보통 대국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조치훈은 필사의 투지로 휠체어를 타고서 대국을 합니다.

바둑돌을 옮길 수조차 없어서 입으로 불러줬다고도 하더군요.

당시의 도전자는 조치훈의 최대 라이벌인,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이었는데

그만, 그에게 간발의 차이로 타이틀을 빼았깁니다.

그리고는, 가지고 있던 나머지 타이틀도 이놈 저놈한테 차례로 빼았겨서

그의 시대가 갔나보다 했었는데

90년대를 전후해서 서서히 재기를 하더니

남들은 한번도 못해본 대삼관을 두번째 이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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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조치훈이 일본인 아내를 맞이했다는게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가 오래오래 좋은 성적을 거둬주기만 한다면 좋겠습니다.

그가 자서전에서도 썼지만,

그는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두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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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새분들은 조치훈이 한국에서 태어났는지

일본에서 태어났는지, 그런 것도 모르는군요.

내가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버린 탓이겠지요 :-)

PS: 제 바둑실력을 궁금해 하는 분이 혹시 있을까봐 적는데요...

    전 18급이에요, 농담 아니구요.

    그냥, 조치훈이 마냥 좋기만 했지, 바둑은 하나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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