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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birdeee (별사랑이)
날 짜 (Date): 2006년 1월 31일 화요일 오전 09시 07분 41초
제 목(Title): 바둑 해설


바둑 TV를 자주 보다 보니 해설자에게도 호감과 비호감이 생깁니다. 제 느낌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일 듣기 편한 해설은 양재호 9단의 해설입니다. 매우 정확한 수읽기에다가 
집 계산도 아주 빨라서 가장 정확하게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가끔은 이런 
고수가 왜 성적이 안나올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 바둑 리그 엔트리에 
들지도 못했죠. 오죽하면 리그가 끝날 즈음에 "내년에는 해설보다도 선수로 
뛰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역시 아무리 머리에 좋은 메모리를 갖고 
있어도 바둑판에 직접 두어보는 것만큼 정확하게 수를 읽을 수는 없다는 진리를 
가르쳐 주는 예입니다.

김성룡 9단은 좀 촐랑인다는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해설에서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아... 이건 어이가 없네요. 말이 안되는 수입니다." 이런 식의 
해설로 초기에는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자기가 9단이라고 해도 요즘 프로들은 
누가 누구보다 잘 둔다고 하기 어렵죠. 김성룡 9단도 한국 바둑 리그에서 
안조영 9단에게 어이없는 수로 유창혁 9단이 해설할 때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라는 말을 들었죠.

하지만 그런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중계를 맡고 있습니다. 10초바둑 
대항전이나 프로의 10초. 이렇게 제일감으로 두는 바둑에서는 해설을 위해 
생각할 시간도 없기 때문에 정말로 실수가 많이 나오고 이런 바둑의 해설은 
아무나 못하죠. 보조 해설을 하는 박창규 아마 (7단?)의 스타일은 이런 
프로에서는 지나치게 점잖아 보입니다. 스피드 초점국에서는 괜찮지만 말이죠.

기력충전 100%의 한철균 (7단?)은 정말 대학교수가 학생들 가르치듯이 해설을 
하는데 나름대로 프로그램의 취지는 잘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지만 호감은 잘 
안갑니다. 유머가 너무 썰렁하고 가끔은 아마츄어보다도 수를 못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전하는 아마츄어의 수준도 천차만별인데 "일단 프로에게는 
저항하지 말고 집을 지켜라."라는 것에 너무 절대적이더군요. 

여자 해설자 가운데 13줄 어린이 바둑의 이지현 (몇 단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영환도사를 잡아라의 한해원 (4단인 것 같네요.)은 나름대로 깔끔한 진행을 
하고 있는데 제 생각이지만 여자로서 최고의 해설은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에서 
보조중계를 하는 김효정 3단인 것 같습니다. 해설자인 윤기현 9단이 좀 털털한 
맛이 있어서 해설하면서 놓치는 수가 꽤 있는데 이걸 아주 잘 집어주면서 
프로그램을 세련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전 윤기현 9단의 해설에 익숙해서 
그런지 좋아하는 편인데 수읽기에서 "이러면 어떻게 되나? 잡히나? 잘 
모르겠네..."라고 마는 경우가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김효정 3단의 활약으로 
매우 만족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맥심배에서 조훈현 9단의 보조 해설을 하고 
있는 이정원 프로도 아주 괜찮습니다.

보조해설자 가운데 대표주자는 김진명, 박창규, 심우섭씨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박창규씨는 그냥 보기에도 아마 고수같은 느낌을 주면서 해설을 하고 
김진명, 심우섭씨는 그냥 좀 두는 정도로 보입니다. 당연한 수도 못보는 듯이 
해설자에게 질문을 합니다. 하지만 이 두 명도 아마츄어 강자입니다. 김진명씨는 
동생이 프로기사이고, 스스로도 아마 6단인가 7단인데 예전에 최양락의 바둑첫걸음에
서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박치문 기자는 발음이 좀 그렇지만 역시 대단한 내공이 느껴지는 보조 
해설자입니다.

보조 해설자가 프로인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예전에 물가정보배 결승에서 
이창호 - 박영훈의 대결이 있었는데 주해설자를 목진석 9단, 보조 해설자를 
김영삼 7단이 한 적이 있습니다. 초반에 박영훈 9단이 앞서자 김영삼 7단이 
"이런 바둑에서도 이창호 9단에게는 방심할 수 없죠?"라고 물어보니까 목진석 
9단이 "예 그렇습니다. 어쩌구..." "이전에도 결승국에서 목진석 9단이 다 이긴 
경기를 이창호 9단에게 막판에 역전당한 적이 있죠? 그 때 기분이 어땠습니까?" 
"아... 별로 안좋죠." 이런 식으로 보조 해설자가 주 해설자를 공격한다든가 
또는 주 해설자가 못보는 수를 딱딱 짚어가면서 "이런 수가 있을법 
한데요."라고 말해주면 주 해설자가 상당히 부담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해설도 
완벽할 수는 없으니 적당히 속고 넘어가주는 것도 보조 해설자의 미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김영삼 7단이 해설을 하는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의 보조 해설을 맡고 
있는 사람은 딱 보기에도 신세대인 추두엽이라는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될 정도로 특이한 느낌이었는데 이젠 나름대로 괜찮게 보입니다. 뭐랄까. 
꼭 이덕화의 "부탁해요~"를 성대모사하는 듯한 목소리로 중계를 하는데 외모도 
수염을 길러서 우리에게 익숙한 보조해설과는 좀 차이가 났습니다. 하지만 
준비를 매우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인왕전은 그야말로 신인들이 
나오는 거라서 우리에게 익숙한 선수가 별로 없는데 시합 이전에 미리 인터뷰도 
다 해보고 좀 친해진 다음 그 선수의 성격이 어떻더라는 얘길 하더군요. 보조 
진행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하게 잘 합니다.

이외에 장수영 9단, 김영환 (6단?), 조훈현 9단, 유창혁 9단, 김수장 9단, 
조대현 9단, 백성호 9단 등이 해설을 하는데 바둑이 두뇌스포츠라서 그런지 
다들 해설을 기막히게 잘 합니다. 

영환도사를 잡아라에서 김영환 프로는 프로의 무서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걸려드는 
아마츄어가 좀 갑갑해 보이기도 하지만 내가 그 자리에 앉으면 그만큼도 못하겠죠.

프로 바둑선수는 세 부류 정도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이창호, 박영훈, 서봉수, 루이처럼 선수로서의 근성이 강한 프로
장수영, 김성룡, 백성호, 양재호처럼 달변으로 해설에 강한 프로
한철균, 정수현, 허장회, 권갑용처럼 후세 양성에 강한 프로

여자 선수들 가운데서 조혜연, 박지은은 첫번째 부류이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은 
두번째로 길을 잡고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루이 나이웨이와 같은 엄청난 
투혼이 보고 싶습니다.

바둑TV를 보면서 늘 느끼는 것이 이 방송국에는 아주 좋은 타이틀 제작 팀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의 KBS 바둑왕전, SKY 바둑 등의 프로그램을 보면 뭔가 
바둑은 고리타분한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바둑TV에서는 어떤 프로그램도 깔끔한 
맛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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