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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ariran (하브트릭)
날 짜 (Date): 2006년 1월 30일 월요일 오후 06시 25분 19초
제 목(Title): 박지성 vs 설기현


어제 경기 결과만큼이나 두 선수들간의 명암이 갈린 경기 내용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축구를 공식적인 감독님 밑에서 처음으로 배웠을 때 들었던 가르침이 생각이
납니다. 
축구는 눈이 좋아야 잘한다.
뭐, 너무도 흔히 듣는 이야기입니다만, 어제 박지성과 설기현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보통, 눈이 틔여 간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자신의 주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즉, 처음에는 공이 오면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서 버버 대다가 실수를
연발하게 됩니다. 지난번, 국가대표 선수인 장학영(?) 선수가 인터뷰에서 너무도
솔직하게 털어 놓은 이야기지요. 너무 떨려서 눈이 가려지고, 공을 누구한테
주어야 할지 머리가 서버렸다는 이야기겠죠.

그러다가, 경험이 쌓이면서 주변에 위치해 있는 아군 선수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공이 오면 누구한테 주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그 공을 다시 받아서 측면으로
뚫기 위해 패스 한 후의 움직임을 측면으로 가야겠다던가 아님 중앙으로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 패스 한 후의 움직임을 중앙으로 바꾸어 가야 하겠다는 등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좀 더 눈이 트이면, 주변의 상대팀 선수들의 분포가 눈에 들어옵니다.
일단, 자신을 마크하고 있는 상대선수의 움직임을 읽게 되고, 더불어서 그 선수를
도와주러 들어올 상대편 선수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까지 눈이 트이게 되면, 나한테 패스가 왔을 경우 공을 오른쪽으로 터치해서
가야할지, 왼쪽으로 가야 할지, 아니면 나한테 패스한 선수에게 다시 백패스를
해야 할지가 판단이 쉬워집니다. 더불어서 상대편 수비공간을 헤집고 나갈 방안이
더욱 쉽게 발견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눈이 트이면, 경기 전체를 읽으면서 경기를 하게 됩니다.
즉, 공을 중심으로 한쪽으로 너무 선수들이 치우쳐 몰려 있게 되면, 반대편의
빈 공간에서 공을 기다리고 있는 아군이 눈에 들어오고 롱패스를 이용해서
순간적으로 공격의 방향을 바꿀 줄 알게 됩니다.

어제 경기에서 박지성 선수의 움직임을 보면 정말 교과서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 확 눈에 들어오더군요. 일단, 공을 받아서 머뭇 거림이 없습니다.
어떤 때는 원터치로 수비수의 중심을 흐트리면서 중앙으로 혹은 측면으로
파고 들어가거나(어제 세번째 골 만들어가는 장면), 상대 수비진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을 경우에는 바로 주변의 아군에게 백패스를 해주고 다시 빈 공간으로
치고 들어가서 다시 패스를 받으면서 전진해 나가고 하는 장면들은 정말
눈이 트였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반면, 같은 포지션에서 경기를 한 설기현 선수의 경우 이런 점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단 공을 받은 후에 몸싸움을 통해 아군이 들어올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만, 전반전 45분 내내 이런 모습만
보여주고, 상대 수비를 헤집고 돌파를 해 나가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를 못
했습니다. 물론, 맨유 수비진들의 압박에 의해 항상 2-3명에 의해 막혔습니다만,
문제는 그런 상황에서 아군에게 패스를 하고 나서 그냥 서 있거나 걸어다니면서
공의 흐름에서 완전히 제외가 되어 버린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반면 박지성
선수는 그런 상황에서 아군에게 패스를 하고 바로 빈 공간을 찾아서 뛰어 줌으로써
패스를 받은 선수에게 더 많은 option을 주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물론, 제가 설기현 선수의 경기를 자주 보지 못하는지라 어제 한 경기만 가지고
평가를 하기가 좀 무리입니다만, 최근 경기장에서 뛰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과
어느정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국 축구 문화에서는 근면한 것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지라 아군에게 패스해주고 그냥 걸어다니는 선수를 좋아할리가
없겠지요. 어쩌면, 어제 설기현 선수가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눈이 트여도 패스해 주고 다리가 안 움직이면 뭐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거죠.. 흔히들 다리가 후달린다고 하죠. 보통 경기 시작하고 5-10분만
뛰면 오늘 컨디션이 어떤지는 자신이 알게 되어 있습니다. 다리가 가벼운지 무거운지.

한편, 맨유는 어제도 역시나 부족한 미들을 공격과 수비에서 메꾸는 전술을 택했습니다.
퍼르디난도가 수비형 미드, 루니가 공격형 미드 박지성과 리차드슨이 윙으로 뛰면서
4-4-2로 경기를 풀어 나갔습니다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쉽사리 승리를 챙겼습니다.
리차드슨 선수가 두골을 넣으면서 최근 자주 경기에 나오면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의 국가대표 감독인 에릭손의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물론, 리차드슨과 에릭손의 얼굴을 차례로 비추어주었지요..
후반에는 퍼르디난도를 다시 센터백으로 되돌리고 스미슬르 투입했으며, 사하를 빼고
에브라를 넣으면서 에브라를 왼쪽 윙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에브라의 왼쪽 윙으로의 사용은 별로 좋은 답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측면 돌파는 그렇다 치더라도 크로스가 너무도 형편이 없습니다.
로날도는 어떤 이유로 스쿼드에도 없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다음에 있을 프리미어쉽 경기를 위해 아껴두는 것은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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