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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okMyung ] in KIDS
글 쓴 이(By): PoemAndI (샐리)
날 짜 (Date): 1996년07월19일(금) 16시26분34초 KDT
제 목(Title): 부부 이야기



덕자씨네 부부가 요즈음들어 휴일이면 등산을 하는것에 대해서 의아해 하면 놀라마지

않는 것은 그 자식들이었다. 뭐 휴일날 부부동반이나 가족동반으로 근처 산에 올라가

배드민턴도 치고,오붓하게 휴일을 즐기는 것이야 흔히 볼수 있는 광경들이지만, 그

놀람의 원인은 바로 다름아닌 덕자씨도 함께하는 "부부 동반"의 등산이기 때문이다.

평소 뚝뚝하기로 둘째가면 서러워할 덕자씨 남편과 덕자씨의 나란한 등반모습은 그 

자식들로는 상상 안가는 그야말로 희한한 모습일수도 있을 것이리라.

그러나 부부동반의 등산은 이제 오십줄에 들어선 30여년을 함께한 중년부부의 다감함

을 느낄수 있는 나란한 뒷모습은 아닌 모양이었다. 사실 함께라는 말부터가 어울리지

않을 수 밖에 없는게,덕자씨 남편이야 오래전부터 휴일이면 이산저산 줄기차게 등반

을 계속해왔었기 때문에 산엔 익숙했고 그 거대한 몸집에 걸맞게 걸음걸이도 보통 

사람들의 보폭의 능가하게 큼직큼직했는데,언제부턴지 남편의 혼자만의 산hang을 따

라가기로 작정한 덕자씨가 그걸음걸이를 따라가기란 역부족의 역부족일 수 밖에 없

었다. 그렇다구 덕자씨 남편이 자상하게도 덕자씨의 보폭에 맞추어 줄리 만무했고

그러다보니 덕자씨 부부의 등반 모습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 처럼 따로 떨어져서,덕

자씨 남편은 성큼성큼 멀찍이 앞서가고 그 뒤를 기를 쓰고 가쁜 숨을 몰며 쳐진 거

리를 좁히느라 덕자씨가 총총히 뛰다시피 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는 줄어들줄을 몰랐고,휴일 부부동반의 산hang이란게 늘상 이런식이었다.


그런 일명 무드없는 등반에 부부가 배꼽을 잡고 웃었던 에피소드가 발생한 건 초여

름의 무더운 어느 휴일이었다. 그날도 예외없이 덕자씨가 열심히 남편뒤를 쫓아가고

있었는데 날은 덥고 거리는 안좁혀지구 탈진 상태에 다다른 덕자씨 소리를 팍 질러

버렸다.

   " 이봐요....앞에가는 아저씨~이 같이좀 가요!!!"

고래고래 지르는 소리에 덕자씨 남편이 뒤를 돌아보긴 했는데,뭐 암말없이 기다려 

주었던 평소와는 달리,덕자씨 남편도 소리를 질러버린 것이다.

  " 아니 이 아줌마가 누굴보구 같이 가재?? 여기까지 와서 누구 꼬실일 있수??
    딴데 가서 알아보슈!! "

  " 아니 이 아저씨좀 봐..아 글쎄 같이좀 가재니까요.."


하며 덕자씨가 따라가니깐 순간 눈이 휘둥그래지며 덕자씨 얼굴한번 보구 덕자씨 

남편 얼구 한번 치어다 보며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게 변한건 마침 지나가던 다른

등산객이었다. 저만치 앞서가다가 뒤에오는 덕자씨 얼굴 자꾸 쳐다보다니 급기야

는 넘어지기까지 했으니,그날 덕자씨네 부부는 정상에 도달하고 난뒤 하산해서 

집에 와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어찌나 웃는지 그날 집에 있었던 덕자씨 딸까

지도 놀랄만큼 서로 마주보고 한바탕 자지러지고는 또 한번 보구 뒤집어지고는

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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