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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okMyung ] in KIDS
글 쓴 이(By): goldth (금니)
날 짜 (Date): 1998년 8월 28일 금요일 오후 06시 54분 19초
제 목(Title): 선운사 댕겨왔음둥...




 
 언제부턴가 왠쥐 그리운 이름이 되어버린 곳..
 이번 봄에두 가야쥐 하구 수첨에 표시까정 했었는데 
 결국 동백도 다 져버린 늦여름에 
 겨우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차는 커녕 면허증조차 없는 미개인인 나는 
 뻐스에 뻐스를 타구 선운사루 댕겨왔다.
 승용차루 댕기는 건 나름의 편함과 맛이 있겠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은 또다른 맛이 있다. 

 정류장에서 모르는 사람임에두 불구하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같은 지역에 산다는 것땜에 그리두 쉽게 되겠지만
    난 울 동네 버스정류장에서두 입을 한번 떼어본 적이 없다.
 차가 떠나가도록 방가운 인사에.. 수다에..
  - 설이었으믄 난 인상에 인상을, 거기다 더해 오만상을 쓰구 있었을꺼다..
    '시끄러워... 혼자 전세냈나.. 아줌마들은 못말려.. 아으~ ' 하구 
궁시렁거리믄서..
 살이 뽀송뽀송한 여학생들이 뿜어내는 사투리..
  - 그냥 듣구 있으믄 웃음이 나온다..
 어떤때는 탈때 버스요금을 내다가.. 어떤때는 내릴때 버스요금을 내구..
  - 다 그러려니 하구 무심코 버스표를 냈다가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기억력 좋은 아저씨가 기냥 내려줬지만..
    이것저것 눈치껏 정리를 해본 결과
    군내버스는 내릴때 내구 시내버스는 탈때 내나부다..
    
 무표정한 도시에 살아가는 내겐 모두가 다
 여행이 주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오랫만에 떠나는 여행이라 더 그런가부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붐비지 않고..
 나무기둥 하나 손질하지 않은 그곳은
 편안함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유홍준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두 말했겠지만(기억이 가물가물하당..)
 선운사를 가면 모라구 그래야하나... 계단옆의 담장을 한번 유심히 보길 바란다..
 자연석을 가지런히 질서있게 쌓아놓은 것은
 옛날사람들의 정서를 기냥 기대로 볼 수 있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우리네는 깍고 다듬어서 칼같이 정렬해 놓은 반면
 그대루 울퉁불퉁한 돌을 가지런히 정리해 놓을 수 있는 건
 우리네 조상 뿐일 거라 생각든다.
 볼때마다 안타까운 건 그 예쁜 마음들을 
 우리가 제대루 못 물려받았다는 거다..
 그때 그 마음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그 마음을 또한번 확인하는 건
 대웅전 앞의 만세루다.. 
 법전을 공부했다는 앞이 확트인 마루가 있는 건물인데
 지붕이 볼만하다..
 한아름이 넘는 나무가 그대루 지붕을 지탱하구 있구..
 크기가 잘 안 맞는 나무가 기냥 맞대구 서서
 건물을 지탱하구 있다..
 예술이쥐.. 모...

 글구 들어가다보믄 부도탑들이 오른편 소나무숲 사이로
 옹기종기 있다..
 탑의 글씨는 추사김정희의 글씨라는데
 아직 서예에 대한 지식이 없는 나는 
 글씨가 어떻다 저떻다 할만큼 입도 벙긋못하지만
 추사김정희의 글씨라니까 한번 더 눈여겨봤다..
 많이 보다보면 어떤 건지 알 수 있겠지..
 
 글구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동백숲이다...
 꽃이 다 진 후라 반질반질한 나뭇잎밖에는 못봤지만
 동백이 가득 핀 숲을 상상하는 것만으루두 큰 즐거움이다..
 또하나 예쁜건 선운사 들어가는 골목이다..
 푸른 나무잎들이 아치형으루 길 지붕을 만들어주구 있는데
 괜스레 고마와 미소가 지어지는 길이다.
 가을에 단풍이 질때 가면 정말 예쁜 길일꺼다..

 선운사는 들어가는 입장료가 제법 비싸다..
 여지껏 댕겨본 중에 젤로 비쌌던 것 같다..
 첫째날 힘들다구 보다 나온 거이 너무 속이 쓰려서
 둘째날은 본전을 뽑아야 된다는 생각에 산행을 해버렸따..
 정상까지 4.7Km... 
 길고 험한길은 아니어서
 기냥 산책길이라구 생각하믄 될 것 같다..
 한 2.5km는 차도 다니고 경사도 없는 무난한 길이다..
 가는 길에는 괜스레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동굴(?)두 한개 있다..
 촌뜨기가 첨보는 동굴이어서 신기한 구경거리였쥐...
 글구 또 제법 가다보면 고인돌같이  생긴 돌땡이가 있구...

 특별한 구경거리없이 오른 길이어서 그랬는지 
 괜찮은 산이었던 느낌이다..

 칭구들..
 언제구 맘이 불편하믄
 한번 다녀와보게들..
 기대가 크믄 실망두 크니께 기냥 덤덤한 맘으루...


                                            금니였음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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