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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kumjiki (琴지기)
날 짜 (Date): 1998년 9월 11일 금요일 오후 04시 31분 58초
제 목(Title):  



중3 겨울방학때, 그러니까 고등학교 입학하기 직전의 겨울동안

집앞에 새로 생긴 학원을 두,세달 다녔다.

성문기본영어와 정석수학I을 들었는데,

결국은 그 영어, 수학수준이 아직까지 이어 지고 있다.

빠지지도 않고 열심히 다녔는데,

그게 같은 강의를 듣던 단발머리 여학생 덕인 것 같다.

얼마전에 라디오를 듣고 있는데,

나랑 동갑인 아가씨가 여고시절 친구를 찾는다는 편지가 읽혔다.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 여학생이 문득 떠올랐다.

이름이 비슷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이름을 물어 봐서 알게 된 것은 아니다.

우연히 들었던 것 같다.

나는 말 한마디 건네지도 못했던 것 같다.

아, 아니다. 두고간 노트 건네 준 적은 있다.

한심하군.

10년이 흘렀다.

그 여학생은 새댁이 되어 잘 지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해 가을, 혹은 그 3년간의 언젠가의 가을 저녁

귓가와 등허리의 그 서늘한 바람을 느끼고 있었고,

그 이듬해 봄, 혹은 그 3년간의 언젠가의 늦은 봄 토요일 오후에

햇빛으로 가득찬 대기를 가로지르며 걸어가던 그 길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은 마음에 차지 않는다.

지금 내 곁엔 펜티엄과 썬 스팍의 웅웅거리는 소리와 열기뿐이다.

꿈을 버려야 할 때가 다가 오고 있다.

청년이여, 야망을 버려라.



- 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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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이 이전과는 다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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