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Amore ( 미(ㅎ)오~+0) 날 짜 (Date): 1993년09월07일(화) 00시51분56초 KST 제 목(Title): 숙제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고등학교때 까지의 인식이 숙제는 무슨일이 있어도 해가는 것으로 되어 있을겁니다. 안해갔다가는 당장 선생님의 불호령을 들어야하거나 얻어터지거나 기합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익숙해져 있다보니 대학 들어와서도 숙제는 베끼거나 딴사람에게 물어서라도 거의 다 풀어서 제출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숙제하라고 다그치진 않습니다. 숙제를 성적에 반영한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될 수 있으면 숙제를 잘 풀어가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성적에 반영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그것은 그 개개인의 문제해결 능력을 측정하겠다는 뜻입니다. 혼자 어떻게 그 문제들을 생각했고 해결하려했으며 또 어떻게 얼마만큼 해결했느냐 하는 것들이 성적에 반영됩니다. 제가 대학가서 배운게 있다면 그것입니다. 첫 숙제를 그런식으로 해갔을 때 교수님 께서는 비슷한 것들끼리 묶어서 제발 남의 것 베끼지 말라고 수업시간에 훈계를 하셨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관련이 되었었지요. 그 이후로 그런일이 많이 줄어들었고 자기 스스로 숙제를 하려는 동기들이 많아졌습니다. Combinatorics.. 물론 어렵지요. 하지만 이 세상에 어렵지 않은 분야가 많으리라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그 과목을 듣는다면 수학과 아니면 전산과일텐데, 남들보다 좀더 적성에 맞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전공을 택한거 아니겠어요? 숙제 제출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지 않고 남에게 물어서 성적좀 올리려고 그러는거 좀 창피하지 않으세요? 그리고 그런 한계상황까지 부딛혀보지 않으면 절대로 실력이 늘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혹시 최선을 다 했다면 해결했을지도 모르는 그러한 자신의 능력을 매장시켜버린것은 아닐지? 너무나 공부하고 싶어서 그랬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숙제 제출한 후에 답을 알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딴 동기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자기는 최선을 다하고 또 나중에 어떤부분이 미흡했던가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외국의 어떤 비비나 뉴스그룹을 보더라도 과제물 해결하는 곳으로 쓰이는 것은 못보았습니다. 그랬다간 개망신 당해요. 실제 그런일들 가끔씩 일어나서 제가 갈무리 해놓았는데 보여드릴까요? 그리고 숙제 그런거 물어볼 수도 있지않냐고 하신분께. 그 해당과목 교수님께 여쭈어볼까요? 그런 정도는 봐줄 수 있는지? 제가 알기론 수학과 전산과 교수님들 대부분 외국에서 학위해오신 분들인데 그런걸 봐주는 분위기에서 공부하셨는지 참 궁금하네요. 제말이 잘 믿기지 않는다면 교수님께 찾아가 보세요. 끝으로 제 말로 인해 공부하고자 하는 열정이 식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불만 있으시면 개인 편지로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