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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jkc (계 원호)
날 짜 (Date): 1993년06월05일(토) 00시35분29초 KST
제 목(Title): R 관 장실에서......

역시 수업이란 어릴때나 지금이나 지겹기는 마찮가지 였었나보다. 그날은

그래도 개강하고 첫 수업이였고 또 날도 화창하고 해서, 수업이 좀 일찍이

나 끝나나 했더니... 왠걸 5 분씩이나 더 열변을 토하시니, 이거참 장실도

가고 싶고 교수님이 얄밉기만하더군.  튀튀한 실험실만 있는줄 알았던 

 R 관 3 층에강의실이 있다는 사실이 특이 했고 강의를 끄시는 교수님도

이상하고, 아뭏든 좀  그날은 묘할것 같았어요.

빠른 걸음으로 R336 을 빠져나와 모퉁이에 있는 장실을 기냥, 발견하곤 힘차게, 

문을 밀치고 들어갔었죠. 당연한 권리로 그곳에서 이 묵직함을 해소 하리라

생각하며 일면의 미소까지 머금고 말이예요. 근데... 거기서 이상한, 혹은 

괴상한, 실로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하고 만 것이였죠, 어느덧 나도 

3 년째 이곳을 누비고 다닌 싯점에서....  물론 가본 사람은 다 익히 알고

있겠지만, 들어가자 마자 오른 쪽에 세면대와 거울이 있고 그 왼쪽을 돌아

서면, 죽 서서 그 묵직함을 해소하는 그런곳이 있고, 그뒤론 문열고 들어가

는 밀실이 두어서너게 있지요... 근데.. 막 문을 열고 들어서는 데 누군가

거울앞에 서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또 그 사람이 나에게 계속 시선을

주고 있다는 걸 알아 차리게 되었는데, 어머나!!, 그 거울속에 비친 그...

얼굴이 글쎄..... 여학생이지 뭐예요. 순간 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곧 이성을 되찾고 이 상황을 면밀히, 용이주도 하게 분석할 수 가 있었어요.

"음.. 저 여학생은 필시 일종의 긴급피난 형태로 이곳에 왔을 거야, 혹은 

아주 극단적인 취미를 가졌거나.."

이러한 현명하고 신속한 상황 분석은, 그녀에게 질책의 눈빛을 지긋이 보낼 수

가 있었어요. 근데.. 이해할 수 없는건 그렇게 따가운 눈총을 연발로 맞고 있으

면서도 아무런 내색없이 오히려, 조요하게 절 응시하고 있다는 바로 그 사실 

이였죠. "이게 뭘까...?"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 여학생과의 일련의 눈싸움을 고만 했어야 했어요, 그건 저도 할일이 있으

니깐요. "에이, 모르겠다.. 내일이나 하지.." 하면서 왼쪽에 칸막이로 된 곳을

마악 돌아 서는데......

"아악...............................................................!!!" 

없었다.    







    K 관 앞까지 정신없이 달리고 난 후에야, 가뿐 숨을 들이 쉬며, 겨우 뒤돌아 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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