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Debussy (깨굴) 날 짜 (Date): 1995년01월17일(화) 04시08분24초 KST 제 목(Title): 눈이 왔다길래... 토요일날 서울에 갈 일이 있어 겸사겸사 갔었는데, 눈이 오고 난 후였다. 부산에서는 눈이 오지 않기 때문에, 서울에 있으면서도 내내 눈이 펑펑 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라는 눈은 안오고 비만 찔끔 찔끔 내리다가, 내가 부산으로 오고나니깐 눈이 왕창 쏟아졌다는게 아닌가! 나는 눈하고는 인연이 없는가 보다. 눈싸움한 기억도 거의 없고, 눈위를 걸어본 적도 거의 없다. 그래서 서울에 있을때 길을 가다가 밤새 조금 내린 눈이 담이나 가로수 그늘에 밑에서 녹지 않고 있으면, 그 쪽으로 가서 눈을 밟아 본다. "뽀도독 뽀독..." 눈 내린 길을 소리내면서 걷는다는 건 참 낭만적이다. 그래서 나는 막연하게 나마 눈을 밟아보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내가 부재한 틈을 타서 서울에 눈이 내렸다. 내가 사는 하숙집 담벼락 밑에 아직도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그 눈을 보고 가만히 있는 내가 아니다. 눈이 있는 곳 까지 가서 마음 속으로 "스텝 한번 밟아 볼까..." 그런데 거기에 쌓인 눈은 이상하게도 누가 밟지도 않았고, 아직 얼지도 않았다. 눈으로 보기에도 불면 날아갈듯한 가루(?)상태였다. 그래서 눈을 밟는 대신 한번 만져보기로 했다. "눈이 와이리 차버?" 내가 만져본 눈은 엄청 차가웠다. 따뜻한 목도리를 하고 나의 골반에서 나는 열기에 데워진 따뜻한 내 손으로 낭만을 생각하며 상상속에서 만져본 그 눈이 아니었다. 그건 내가 Debussy의 'Snow is dancing' ( of Children's Corner ) 를 처음 들었을 때의 당혹감과도 같은 것이었다. 곡의 제목으로 보아 아주 흥겨운 리듬일 꺼라 생각했는데, 실제 곡은 완전히 배신 그 자체였다.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고 초조한 느낌이 계속 이어지는게 아닌갼� 곡의 의도를 알았다. 이 곡(Children's Corner)은 Debussy가 자기 딸을 위해서 작곡한 것인데, 드뷔시가 자기 딸을 얼마나 이해하려 했는지를 알수 있다. 즉, 눈이 펑펑 내리면 여름에 잘살던 나비와 잠자리, 개구리(?)들이 얼마나 추울까하고 걱정하는 자기 딸 슈슈(Chouchou)을 생각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눈에 관한 노래들중 집각은 다 나지 않지만 느낌에 별로 좋았던 노래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눈을 만져본 느낌은 단지 썰렁 그 자체였다. 서울에 왔을 때 느꼈던 첫 기억처럼... Debuss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