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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hangulo (정 광 현)
날 짜 (Date): 1994년04월14일(목) 23시23분56초 KST
제 목(Title): 나걸고 넘어지지 말길.


[1]

난 서강 게시판의 내 글을 무지 많이 지웠다. 하지만 초창기의 몇몇 글들은 지우지
않았다. 어제 그것을 읽어보았다. 참 철없던(?) 시절의 글이었지만, 지금 호준이가
불평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람이란, 그리고 시간이란 이렇게 변해만  가
는 것일까. 빌교수님에 대한 반박은 아무리 해도 별다른 답을 얻지 못하리라.

[2]

술을 또 먹었다.
이틀째다. 앞으로 이틀을 더 마셔야 한다.
내가 살아 있을 수 있을까. 뭐 나흘동안 술마신다고 죽을까보냐. 하지만, 내 약해
진 마음에 과연 그 쓰디쓴 술이 곱게 지나갈지는 의문이다. 정신은 말짱한데 기억
을 잃어버리는 실수만 범하지 않는다면 다행일것이다.

[3]

오랜간만에 옹고집에 갔다. 그런데 아저씨가 나를 보자마자 돈갚으라고 했다. 지난
삼월이일에 내가 외상을 하고 돈을 이천원이나 빌려갔다는 것이다. 난 기억조차 안
나지만 외상장부에 자랑스럽게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아무리 사죄를 해도 꺼림칙
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만약에 내가 이것을 갚지 않고 갔다면 난 어떤 놈으로
비추어 졌을까. 같이 있었던 영희나 종열이가 왜 내게 이야기 해주지 않았을까.

[4]

난 살아있다.
학교가 아니라도 내가 갈곳은 많다. 하지만 내가 학교를 고집하는 이유는 내가 유
일하게 기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내가 학교에 나타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
하는 많은 중생들이여. 그대들은 영원히 학생일줄 아는가. 학생이란 정의는 무엇이
더냐. 휴학생도 학생이다. 어째서 나는 학교에 가는 것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아
야하는가. 제발 그러지 말자. 우리 그러지 말자. 세상에는 영원한 것이 하나도 없
다. 니들도 언젠가 휴학을 하게 되어 나같은 설움을 받을지 어떻게 알겠는가. 청개
구리 엄마같은 우를 범하지 말기를. 

[5]

내일은 중요한 자리다.
내일을 위해서 조용히 잠들어야지.
나를 지켜 줄 것은 라디오 밖에 없구나.
이 밤을 따뜻하게 채워줄 친구하나 구하지 못한 내 대학생활을 되새겨 본다.


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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