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han) 날 짜 (Date): 1994년02월26일(토) 06시19분22초 KST 제 목(Title): 한마디 서강 계시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갑자기 그리고 가끔 사람이 그리워질 때, 무언지 가슴에 가득찬 것이 온 몸으로 저리듯이 퍼져갈 때, 낡은 편지 상자를 뒤지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곤 한답니다. 저 자신에게 보내는 글이라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이것은 자기 스스로를 버리고 싶은 마음 입니다. 빈 구석을 하느님으로 채우고 싶은 마음 입니다. 이것은 아마 모든 고행과 수도의 바탕이고 가난한 마음의 시작이 아닌가 합니다. 물따라 구름따라 나그네 길, 운수행을 나서지 않으시겠읍니까? 그것은 뚜껑을 덮어두면 상하기 쉬운 음식물의 뚜껑을 열어 놓는 것과 같읍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질식하지 않도록 숨구멍을 트는 일입니다. 운수행은 원천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물보다 구름보다 더 높고 더 자유로운 원천을 찾아나서는 길입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움직이는 구름은 꿈을 키웁니다. 운수행은 고향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을 찾아나서는 길입니다. 마음의 창문을 열면 아무데서나 어느 때나 떠날 수 있는 길입니다. 밤 하늘에 별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