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clone (한시적좌파) 날 짜 (Date): 2001년 11월 5일 월요일 오후 09시 58분 32초 제 목(Title): 익숙해지지 않는 것 뭐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이다 보니까, 왠만한 것은 그냥 살만 합니다. 그런데 여기 사람들이 하는 짓(?) 중에 잘 적응이 안되는게... 바로 애들 갖고(?) 다니는 문화입니다. 출산률이 매우 떨어져서 인구감소가 우려된다는 동네답지 않게, 일단 거리에서 유모차나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젊은 부모는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기들이 대부분 아주 귀엽고 이뻐서(물론 평균에서 벗어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보기가 좋은데요. 문제는 이사람들이 애들을 데리고 다니는 폼이 장난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 닷살쯤 되는 아이를 한쪽 옆구리에 책가방처럼 끼어 들고(!) 슈퍼마켓에 쇼핑하러 오는 아주머니, 마치 창살없는 고양이 우리처럼 생긴 통에 젖먹이를 담아서(!!) 한손으로 가볍게 들고 여행나오는 아이 아버지, 아이 뒷덜미를 잡아들고 산보를 시키는 할머니 등등... 무엇보다 쇼킹했던 것은 브레멘의 벼룩시장에서 보았던 것인데, 한 2세살쯤 되어 보이는 아기를 애아버지가 산보를 시키는데, 그 등덜미에다 개끈처럼 끈으로 묶어서 끌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그거 보고서는 당장 주주클럽의 16/20 노래가 그냥 튀어 나오더군요. 야야야~야 쇼킹 쇼킹~~ 한국에서 그렇게 했다간 아마 주변 100미터 반경의 시선은 전부 끌어다 모을 그런 광경이었죠. 아장아장 걷는 아기, 그 아기의 뒤덜미에 동그랗게 달려 있는 개.끈. 마치 맹도견한테 씌우는 하니스를 사람한테 씌운 듯한 모양. 나중에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그렇게 하는게 합리적이긴 하더군요. 일단 아이 손을 잡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하고 - 애들 데리고 다녀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한쪽 손을 잡는 자세는 애들 넘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팔도 빠지기 쉽고요. - 부모가 아이를 잡기 위해 몸을 낮추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에 할머니가 한 네댓살 되어보이는 아이들을 산책시키는데 모자달린 점퍼의 모자를 붙잡고 다니더군요. 이것도 저런 방식의 한 변형이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애들을 짐짝 다루듯이 하는 것을 보면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건 익숙해지려면 한참 걸릴 것 같네요. 가끔씩 여기 살면서 느끼는 이야기들 하지요. 평소엔 키즈가 너무 느려서...^^ ----------------------------------------------------------------------------- "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 " - Porco Ross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