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kay ( 케 이 ) 날 짜 (Date): 2003년 3월 2일 일요일 오후 04시 16분 17초 제 목(Title): 언니. 나한테는 언니가 없어서, 어린시절엔 '언니'들만 보면 잘 따르곤 했었다. 기억으론 국민학교때 옆집에 살던 언니가 있었는데, 내가 자전거 타는것하고 강아지를 무서워해서 ..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서 나보고 한번만 만져보라며, 언니가 꼭 안고 있으니까 살짝 만져보는것은 물지 않을거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새끼손가락 한개만이라도 만져보라고 했었는데 --; 나는.. 결국 못만져보고 말았었다. 언니네 집에 큰 자전거가 있었다. 그래서 가끔씩 끌고나와 나를 앉히고는 언니는 뒤에서 잡아주고 집 근처를 여러번 돌곤 했었는데.. 나는 그래도 여전히 자전거를 잘 못탔고, 대학교때 크게 다친 이후로는 자전거 탈 생각은 별로 안해본 것 같다. --- 중학교때.. 14살때인가 동네 언니 한명을 알게되었는데. 그 언니와 많이 친했었다. 고등학교때에는 가끔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만났던 것 같고. 언니가 대학에 떨어졌을땐 언니네 아파트 꼭대기층 계단에 앉아서 언니를 지켜봤던 것 같다. 언니가 재수시절엔 한번은 언니 학원앞에가서 3시간인가를 기다리다가 그냥 집에 돌아왔던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 기억으로는 하나도 지루하지가 않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는 내 방황이 심했었다. 대학원 다닐때에는 시간만 나면 주말에는 집 근처 까페에서 언니를 만나 수다를 떠다가 헤어지곤 했었고, 언니랑 이야기하는것은 참 재미났었다. 아뭏든 그런 언니가 5년전쯤에 정확히는 97년 겨울에 유학을 갔었는데, 작년 겨울에 졸업을 했고, 원래는 거기서 인턴을 해야하는건데 잠시 양해를 구하고 한국에 들어왔다. 갑작스레 한국에 온 언니. 이제 2주가 되어가고, 나는 또 주말마다 언니를 만나느라 바빠졌다. 그사이 언니네 집은 고양시로 이사를 가서, 언니 운전 난폭하게 한다고 집에서 못하게 해서, 주로 내가 차를 몰고 언니네 집 근처로 가서 만난다. 어제는 언니네 집 근처 까페를 나오면서 맞은편 팬시점에서 사탕바구니를 백개 넘게 천장에 잔뜩 달아논 것을 보면서.. 말했다. 나 : 언니.. 나 .. 저거.. 언니 : 모? 나 : 얼마 안있으면 화이트데이야. 언니.. 알지? 난 저거 꼭 해줘야 해~ 언니 : -.- 나 : 언니~ 사랑해~ 이말과 동시에 팬시점 안에 있던 사람들이 좀 이상한듯 쳐다보는 것 같아서 나는 언니 팔짱을 살며시 끼고는 상점을 나왔다. 상점을 나와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하하. 언니가 말해준 기억에 의하면, 내가 대학교때에 언니보고 발렌타인데이를 부르짖어서, 언니랑 나랑 둘이 서로 초코렛을 준비해서 까페에서 나눠주고 위로(?) 를 했다고 한다. 기억은 희미하지만, 나라면 충분히 그러자고 했을거 같기도 하고 -_- 언니 : 너 여전하구나? 나 : 모가. 재밌잖아? ㅋㅋ 언니 : 야. 안그래도 내가 처음에 가서 팔짱끼고 다니는것때문에 얼마나 사람들에게 동성연애자 아니냐고 오해를 받았었다구. 나 : 그래서? 언니 : 과 친구들이 여자랑 섹스하는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길래, 그건 너무 이상하다고 설레 설레 고개를 흔들었더니, 그럼 동성연애자는 아니라고 하더라. 나 : 언니네 과 친구들도 언니닮아 이상하네 -.- 그런걸 질문으로 하다니.. 언니가.. 그런데 조만간 한국을 뜰거 같아서 조금 서운하다. 이젠.. 한국이 아닌 다른곳에서 삶의 터전을 마련할 것 같아서 말이다. 너무 너무 서운해서. 언니보고 적어도 2달은 한국에 있어야 한다구. 새끼손가락걸구 약속했다. +++++++++++++++++++++++++++++++++++++++++++++++++++++++++++++++++++++++++++++ I think of you every morning, dream of you every nigh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