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kay ( 케 이 ) 날 짜 (Date): 2002년 3월 4일 월요일 오후 05시 55분 49초 제 목(Title): 집중 '무엇이 문제인가' 서른살 전후에서, 도통 연애를 해도 재미가 나질 않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심드렁 한 상태를 초지일관 유지하고 있는 k모씨. "상대방에게 집중을 할 수가 없어요." 라고 머리속 고민을 꺼내놓고 한탄을 시작한다. Q : 문제가 모죠? K :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자꾸 그냥 구름낀 하늘 쳐다보거나,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거나 그래요. Q : 대화를 해보셨나요? K : 아뇨. 할말이 없는걸요. Q : 흠. 무엇이 문제인거죠? K : 자꾸 딴데 쳐다보고 있다는것에 대해서 지적을 자주 받아요. 하지만, 난 정말 재미가 없어서 그런걸요. 상대방의 말소리가 내 귀에 들려와도 따분하게만 느껴져요. 그래도 상대방이 무안해질까봐 가능한 따분한척 안하려고 노력하지만요. 그런데, 그러다보면 제 자신이 자꾸 싱거운 농담을 하거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을 하거든요. 그래서 내가 더 한심스러워져요. 난 정말 재미없는 사람인가봐요. 어쩜 재미난 농담 한마디도 제대로 할 줄 모를까요? 혼자 있을때가 제일 편하다는 생각해요. 가끔씩 이렇게 혼자 떠들고 하는것이 자폐증은 아니겠죠? Q : 여태까지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을 한 적이 없었나요? k : 음. 아뇨. 있었어요. 20대 중반까지도 집중을 한것 같은데요. 하지만. 지금은 TV 속에 아무리 잘생기고 멋진 연예인들이 나와도 참 따분하게 느껴져요. 내말은 아무리 멋진 남자를 만나도 똑같을거란 말이죠. Q : 제가보기엔. 일종의 공황 상태라고 보여집니다. 청소년기에서 성년기로 접어들면서, 그 간직하고 있었던 기대감이 너무나 컸다고 할까요? 그래서 기대감과 현실에서의 차이를 느끼면서 공황상태가 되버린거죠. 그 현실을 아주 잘 받아들이고 수용하는척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보여지는 껍데기에 불과한거죠. 모든것을 한꺼번에 변화하고 받아들이기는 어려워요. 급히 밥을 먹으면 체하지 않겠습니까? k : 거기서 밥 이야기는 좀 안어울리네요. 물이라면 몰라도 Q : 흠. 어찌하옇든. 자신만의 시간을 많이 가진다고 하셨지만.. 진정으로 자신을 돌이켜보는 시간은 없을지도 몰라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10개의 방이 있다고 합시다. 지식의 방. 지혜의 방. 도덕의 방. 사랑의 방. 등등. 그 모든방의 이름을 다 기억해내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이름이 무엇인지 기억을 해내지 못하더라도, 방 한개라도 가득 메울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지요. k : 그래서요? Q : 틀을 먼저 만들어놓고 그 틀안에 모든것을 집어넣느냐. 아니면 하나씩 만들어가다보니 어느새 틀이 만들어 지느냐의 이야기입니다. k : 걱정하지 말란 이야기군요. Q : 그렇죠. 규칙이나 약속이라는 것도 양자간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만들어진 것일뿐. 그것들의 노예가 되서는 안되죠. k는 Q와의 대화를 끝내고,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식사를 하러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