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banny (토찌) 날 짜 (Date): 2000년 4월 8일 토요일 오전 01시 43분 04초 제 목(Title): 이제는.. 난 이제 수준낮은 오락프로그램이나 드라마따위 안본다. 그리고 교양있게 뉴스나 시사토론, 문화관련 다큐를 하는 EBS나 KBS1만 보겠다....! 가 아니고... 얼마전부터 티비가 안나온다. -_-; 유선설치안하고도 몇년봤는데.... 케이블 달기에는.. 집에있는 시간이 별로 없고.... (설치하면 집에 잘 붙어있을래나? ^^) 유선설치하자니 귀찮고...(안해봐서 귀찮은지...) 우쨌거나 그래서 하필 나오는 공중파 두곳이 KBS1과 EBS다. 어느날 티뷔가 안나오고 좀 심심하던 날밤에.. 딱 9번을 켜니까.. 별관심없는 토론프로그램을 하고있었다. 오락프로그램은 원래 별로 안좋아하고. 드라마도 얼마전부턴, 유치하다 복잡하고 머리만 아프다.. 이러면서 잘안봤는데, (순풍산부인과 빼고^^) 막상 칙칙한 느낌이 드는 9번을 보려니 드라마가 그리워졌다. (혼자있는게 싫어서 티비를 늘 켜둔다.. 소리는 없애도...) 그래서 에이 EBS나 보자.. 하고 채널을 바꿨는데, 거기서도 의외로 잼있는게 많이 했다. 특히, 문화예술관련 다큐, 혹은 프로그램은 다른 공중파에서 보기드물어서 그런지 볼만했다. 어제, 암생각없이 EBS 켜놨는데, '이윤기의 신화기행(?)' 재방 한다는 것이다. 이윤기씨 잘 모르지만, 그분이 번역한 조르바와 미칼레스대장을 읽고 뿅갔기때문에....(알고보니 저명인사였다.) 호기심에 한번 보자 그랬는데, 재미있게 봤다. 마치.. 학부때 교양강의듣는 기분이었다. 아..이얼마만이었던가. 다시금 인문학에의 향수를 느껴봤다. 학부초반때까지만 해도 나는 인문학쪽에 대해 늘 꿈(?)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 가지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더 큰 것처럼. 사실 그쪽도 잘 모른다. 근데..암만해도 나는 한자 막 적힌 책을 보고, 냄새나는 책을 뒤지며..라틴어로 된 책 해석하고..그러는게.. 컴 하드 갈고, 시스템 새로 깔고 코딩하는것 보다 더 좋을것 같으니.. 쩝...역시 모르면 용감하다.^^ 여튼.. 학부때 되도록이면 인문대쪽 교양 들으려고 했었다. 다음주 목요일저녁에 또 한다니 봐야겠다. 이윤기씨, 내 생각이랑 참 비슷한 이미지였다. 잘은 모르지만, 그 깊어보이는 지식이 부럽고, 더 부러운건.. 그런 지식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강의의 요는, context속에서 살아야 하고.. 이런 지식(여기서는 신화)도 그런 관점에서 의미를 두고싶다는 것이었다. 컨텍스트속에 살다.... 난 솔직히 내가 이제껏 그 컨텍스트속에 살아왔는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암튼.. 지금은 뭔가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분이 지닌 열정... 그리스에, 의신이 탄생했다는 그 강으로 유적을 찾아간 얘기는 참 감동적이었다. 어렵게 찾은 그곳에 지어져있는 병원. 알고보니 병원 바닥이 유리였고.. 유리 아래가 그 신의 신전이었대나...(아님 다른 관련 유적지? 까먹었다...) 그 얘길 하면서 "같은 병원건물이라도..예를 들어 아 여기가 의신 ...의 신전이었다.."란걸 알고있는것과 모르고있는것과 는 다를꺼라는 말.. 글로 옮기니 좀 전달이 잘 안되는데(기억력 및 표현력의 부족) 그때 그 말뜻을 느꼈을때..참 감동되었다. 단순히 기억하는 것과, 아는걸 받아서 꼭꼭 씹어 소화하는 것과는 참 다르구나 란걸 새삼 느끼며.. 나도 리얼 지식인이 되고싶단 생각을 했다. -- 고등학생이었을때, 제일 싫어했던 과목이 윤리였다. 특히 동양/서양철학부분...이해하느니 외자..식이었다. 괜히 뜬구름잡는 소리같고, 배부른 사람들이 할일이 없어서 --; 이얘기 저얘기 이생각 저생각 한게 아닌가! 란 식으로 생각했으니. 대학 첨 들어왔을때, 아 나도 이제 철학책좀 읽어보자.. 도대체 어떤 생각, 사상들이 세계지성의 머리속에 들어와서 어떻게 나갔는지.... 그사람들도 생각하는데 나라고 이해못하겠냐(!) 란 오만방자한 마음을 가지고 책몇권을 잡았으나............ 역시 어려웠다. 신입생때는 치기로 철학책을 읽고자 했으나, 얼마전엔 정말 필요한듯 하여 철학을 좀 알고 싶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궁금했고, 이해도 쉽다던 싸르트르의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란 책을 읽었는데... 역시 아직 난 멀었나보다. 이해되고, 수긍가는 부분도 있으나 그런 부분을 읽으면서 그래서..왜..? 란 생각이 들고.. 잘 이해가 안되는 말에서는 아..어렵다..빨리넘기자.. 그랬으니.. 이건, 다른 종류의 책을 읽어도 무릎을 칠 말은 그이상 나오니까.. 아무래도 철학은, 나같은 범인이 생각하기엔 뭔가 심오한게 있는것 같다. -- 흠..말이 무지 길어졌네. 생각난김에 한마디 더... 고 최명희의 '혼불'이 처음 나왔을때,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에 두권인가 연달아 산 적도 있으니.. 첨에 사서 와 잼있다..도저히 담거 못보면 안되겠다..해서. 결국 릴레이처럼 해서 열권을 다 샀는데.. 설마 그때(아마 97년도 초반), 최명희씨가 그렇게 탈진하듯이 세상을 뜰줄 몰랐다... 그래서 아직 거대한 대하소설의 전개쯤에 해당되는 소설의 뒷부분이 무지 궁금하고 그랬는데.. 얼마전 버스를 탔는데 라디오에서 이 소설 광고가 나왔다. 그걸 들으면서, 다시한번..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런 표현들, 어느누가 손을 대기도 힘들겠지..진짜 아쉬움.. 혹시 보신분 뒷얘기 생각해보지 않으시겠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