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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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banny (토찌)
날 짜 (Date): 2000년 3월 21일 화요일 오전 03시 32분 41초
제 목(Title): 집에서



집이다. 

시간도 늦었는데, 내일 서울와야 하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부산오면 맘편해서 불면(?)이고 서울있으면 또 불면이고 

불면은 질기게 따라붙는다. 

조지훈님의 '병에게'란 시가 있었던것 같다.

내가 알기로 병치레가 많았던지, 그 병이란 징~헌 넘을 그렇게 

친근하게 (?) 이뻐하고 내껄로 만들쯤에는 저만큼 물러가고 어쩌고 

그랬던 것 같은데 우쨌든..

부산서 잠안오면 오히려 즐겁기도 하다. 

묵혀둔 책 볼수도 있고, 앨범 뒤적이거나 비됴 볼수도 있고.

근데 내일 또 서울 가서 일상으로 발을 담궈야 한다. 

무슨 영화를 누리려고 가족들이 이렇게 떨어져 사는지 원.

서울,대전,부산...

암튼, 막내가 방학동안 집에 있다가 떠난 3월부터 아빠가 눈에띄게 

허전해 하셨다던데, 하여간에 못할 노릇이다. 

나중에 이래서 내가 자식들을 품에서 못놔주면 어떡하지..

우리아빠도 참..

내 남동생이 늘 고슴도치라고 그러지만, 세상남자들 눈이 

우리아빠만 같앴어도 하하하..

엄마가 전화통화 하다가 내 얘기가 나와서, 뭐 그냥 수수하게 

생겼다고 했다가 아빠가 큰소리로 "아니 세상에서 젤 예쁜데 무슨 소리냐"

고, 흥분을 하시며^^;

심지어는, 예전에, 내가 혹시나 해서 면접을 본적이 있는데, 

걱정을 했더니 아빠왈.."면접관들이 우리 **가 이쁘니까 점수 더 줬을꺼야"

라고 해서 엄마의 비웃음을 왕창 샀었다. 

여튼 그래서 나는 집에서는 공주다.. 하하..아빠가 있을때는.

암튼, 가끔 집에 갈수록 , 가끔 부모님이 확실히 나이가 드셨구나 라고 

느낄때가 있다. 가슴이 아프지만, 세월은 세월이니까 내 눈가에 

잔주름이 생기는만큼 부모님도 마찬가지일테니까.

이렇게 부산서 서울오는 기차를 타는때가 수십번은 더 되었을텐데도, 

아직도 기차가 출발하기 전, 아빠나 엄마의 배웅을 받을때, 그러면서 

내 자리를 찾아들어올땐 맘이 허전할때가 왕왕 있다. 

확실히 집에 다녀오면 무엇보다도 재충전 된 것 같고 기분이 좋고 

당분간은 뭐든 잘할것 같다. 

마음의 고향이건 실제 고향이건, 있다는 건 참 고마운 노릇이다. 

그 구심점이 가족이고. 

외할머니 칠순때문에 왔는데, 드뎌 결혼어쩌구 하면서 친척들이 

궁금증(?)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그렇잖아도 젤 친한친구가 곧 결혼하고 심란(?:)한데..^^;

그 친구 결혼식때 암생각없이 내가 부케를 받기로 했는데, 

친구들이 육개월내로 결혼 못하면 어쩌구 하면서 불길한 말만 

골라서 하던데.. 우씨...

근데 그 얘길 들은 우리 아빠의 반응..

갑자기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쿠션을 잡아선 내게 던지려 한다. 

받는 연습 해 봐!

엄마가 웃겨서 뒤로 넘어가며(실제 아빠의 포즈를 보면좀 웃기다..)

"하하하 너가 둔지(<-- 운동신경 떨어지는 나를 놀리는 말임. 둔하다)

라서 아빠가 걱정이 되서 저러신다 부케 못받을까봐.."--;

가끔 아빠는 너무 코믹해서 우리를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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