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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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yakobo ( 야 코 보)
날 짜 (Date): 1997년11월12일(수) 12시21분56초 ROK
제 목(Title): 왕모기와의 사투



왕모기... 였다. 그것은... :(

난 이미 추운 겨울이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름은 훠얼씬 전에 지나가 버렸고, 가을이란 흔적도 없이 
가 버린 줄로만 알았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왠 모기란 말이더냐.

새벽 1시쯤 잠을 자기 시작했다. 

몇시쯤 부터 그놈이 모기 자슥이 내 단잠을 깨웠는지 모르
겠다. 밖에는 슈와아악~ 빗소리가 들리고 있었고, 평소 비 
가 오는 중에 자는걸 가장 즐기던 나로써는 이 환상적인 
'잠'의 환경을 깨버린 모기놈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자다가 모기가 나타났을 때, 나의 모기 잡는 방법은 언제나 
한가지다. 우선 온 몸을 빈틈없이 이불로 칭칭 감싼 후, 얼 
굴만을 빼꼼히 내 놓고 죽은듯이 누워있는다. 그럼 모기는 
영락없이 내 얼굴로 달려들곤 한다. "웨에엥~"하는 소리가 
멈추는 순간... 가장 긴장되고 두려운 순간이다. 그것은 모 
기가 내 얼굴 어디엔가 앉아서 피를 빨아먹으려는 바로 그 
찰나이기 때문이다.( 난 잠결이지만 용케도 이 모든 일을 해 
내면, 이 모든 생각또한 해내니, 내가 생각해도 정말 신기할 
뿐이다. ) 

하여간에, 그 순간 준비하고 있다가 이불로 얼굴을 "빠악~*!"
때리는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을 딱 맞추는게 참으로 중요
하다. 조금만 빠르면 모기는 어느새 도망가기 쉽상이고, 조 
금만 느리면 내 얼굴은 여지없이 모기에게 피를 빨리기 때문 
이다. 어찌되었던 이 방법을 사용하면, 대략 세 번의 시도 
이내에 모기를 없애버리고 다시 단잠을 잘 수가 있었다. 

간혹 이불로 얼굴을 "빠악~*!" 뒤덮고, 숨을 죽이며 귀를 귀
울여 보면 모기가 미친듯이 날뛰는 소리가 들릴때가 있다. 
그것은 운좋게도 정통으로 맞지는 않고, 이불속에 나랑같이 
갇혀버린 경우이다. 이때는 클클클, 여유있게 이불의 이곳저
곳을 지긋이 눌러주면 된다. 이불과 내 몸 어딘가에 끼어 모 
기는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의 그 모기는 여름의 그 자욱한 모기향과 최근의 무서운 
추위를 이기고 살아났던 놈인지라, 이제껏 내가 싸워왔던 
모기와는 전혀 다른 그런 종류의 놈이었다. 

물론 나의 "이불로 얼굴때리기" 작전은 수많은 전투로 가다듬 
어진 실력이기에, 지아무리 날고기는 놈이라 할지라도 걸려들 
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한 10번은 넘게 내 얼굴을 때렸던 
가. 이젠 잠이고 뭐고 다 달아나 버렸고, 얼굴은 화끈거렸다. :(

하긴 그 10번이 넘는 중간 중간, 한 3번쯤이었던가, 이놈은 
나와 한이불 속에 갇혀있던 적이 있었다. 난 그때마다 드디어 
해냈구나라는 기쁨속에 이불을 지긋이 눌러주곤 다시 잠을 청 
했지만, 이놈은 불사조처럼 나에게 다시 덤비곤 했다. 아마도 
내가 이불의 한쪽을 누르는 동안 다른 쪽으로 빠져나갔나보다. 

난 너무도 지치고, 무서운 나머지 이놈이 한 마리 모기가 아니 
라, 모기 한 가족이 덤비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곤 했다. 

하여간 다시 계속되는 "얼굴때리기"끝에 이놈을 잡는데 성공했
다. 아니, 성공한 거라고 생각이 되었다. 왜냐하면 더 이상 내 
얼굴로 덤벼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불을 켜고 시체를 찾기 시작했고,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내 
머리보다도 큰, 잠자리 처럼 생긴, 독수리 만한 왕모기였다. 
우왁~~~~
난 거기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아침의 라디오 소리에 눈을 뜬 나는 멍청이 누워 있다가 문득 
어제의 그 왕모기가 생각이 났다. 
꿈이었나...? 이불을 아무리 들쳐봐도 어제본 왕모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분명 있었는데... 이놈이 기어코 살아나서 오늘밤 내게 다시 복 
수하려 들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무서운 놈임에는 틀림없다. 

 - yakoB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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