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amiamo (새끼악마㉿맧) 날 짜 (Date): 1997년10월15일(수) 19시02분01초 ROK 제 목(Title): [퍼온글]키스에 대한 몽상. 자꾸 뽀뽀 뽀뽀 하니깐 이 글이 생각이 나서. ******************************************* ^^; 키스란 말은, 아직 동방예의지국의 마지막 빤스를 걸치고 있는 우리의 정서에는 아직 부끄럽고 쑥스러운 소재인 듯이 보인다. 그래서 우리 키스하자는 말은, 농담이거나 다소 무지막지한 말로 들리기도 하고, 그런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서, 뽀뽀라는 약간 다른 말로 얼버무리기도 한다. 하지만 뽀뽀와 키스는 접촉부위나 방법이 약간 다르거나, 그 지칭의 범위에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뽀뽀는 입술 위에 입술을 살짝 얹거나, 혹은 뺨에,혹은 이마에,혹은 코끝에, 부드럽게 입술을 갖다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정숙한 연인들이 키스라고 부르는 것을 주저하며 굳이 뽀뽀라고 부르는 뜻은, 이런 귀여운 행위로, 노골적인 성애행위로서의 키스마저 슬쩍 곁다리로 끼워넣는 일종의 언어적인 애교다. 사실 키스엔 이런 뽀뽀행위도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키스는 그보다 훨씬 진한 어떤 동작들을 내포하는, 적극적인 사랑나누기 방법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아무도 모르진 않을 것이다. 키스는 우리식 표현대로 하자면 "쪽!"이라는 것과 거의 등가에 있는, 의성어이다.하지만 물론 "쪽!"보다는 훨씬 더 진전되어있는 소리임에 틀림없다. 그 소리는 입술과 입술이 부딪친 뒤, 두 입술이 열리며, 서로의 침이 오가며, 각자의 입속에 있던 공기들이 내는 소리이거나, 아니면,서로의 혀끝이 위치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액체들의 흐름과 관련된 소리일 수도 있다. 서양식의 키스나 쿠스 따위의 표현들은 그런데서 왔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왜냐면 물렁물렁한 입술만 그냥 스쳐서는, 그런 소리가 도무지 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문학하는 사람들이나, 예술하는 사람들이나,철학하는 사람들은, 이 키스에 대해 다양한 관심들을 보여준다. 우리가 옛날에 읽은, "세계의 명언"집에는, 하이네의 말, "아름다운 여인이여,그 아름다운 입술로, 남을 욕하느니,차라리 키스를 하시오."하는 즐거운 충고나, 또 누구인지는 잊었지만, "키스는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묘약"이라는 따위의 경구들이 그득그득 담겨있다. 어쨌든 키스를 생각하면서, 짜증이 나거나,재수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별로란 말을 쓴 뜻은,아주 불쾌한 키스의 추억때문에, 다시는 입술을 그따위 용도에는 쓰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키스는 달콤함을 생각하게 한다. 키스는 어떤 달콤한 진행을 아울러 생각하게 한다. 키스는 사랑을 향하는 어떤 문이 열리는 것같다. 논리적으로나 이성적으로 따지고 생각하자면, 밥 먹고 된장 먹고 곱창 씹는 입의 평소 역할을 상기할 때, 그놈의 물건을 서로 붙인 채, 그 속에서 어떤 묘한 짓을 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될 법도 하다.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행위 아닌가. 그뿐인가. 하이네의 아까 그 시가 아니더라도, 온갖 욕설과 비방과 교묘한 거짓말들을 하루에도 수백번씩 내뱉는, 인간 위선의 첨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놈의 혓바닥이, 마치 그런 더러운 말들은 전혀 모르는 순진하고 부끄러운 사랑의 첨병이 되어, 다른 사랑의 첨병을 만나 얽힌다는 것이 어찌보면 섬뜩하기조차 하다. 또 있다. 입속은 온갖 악취로 들끓는, 신체 중의 아주 불쾌한 공간이다. 소화기관의 제 1창구인점을 감안하더라도, 먹이를 소화시키는 체내의 장치들은, 한결같이 구릿한 냄새로 진동하며, 게다가 이빨이란 것은, 묘한 스타일로 살과 뼈가 붙어있는 거라서, 그 속속을 살펴보면 온갖 음식찌꺼기가 부화되고 있는, 슬픈 현장이다. 제 입을 생각해도 구역질이 날 판인데, 남의 입에까지 깊숙히 접근하여, 그따위 더러움을 나누다니! 하지만,키스는 달콤하다. 이 역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누군가는 아까의 그런 불쾌감과 달콤함을 두루뭉수리하게 꿰어, "서로의 가장 더러운 부분을 맞대는 행위, 그것이야말로 키스의 상승하는 정신작용"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더러움을 맞댐으로서, 함께 살아가고 죽어가는 인간임을 공감하고,깊은 존재간의 동정심으로 사랑에 이르게 된다는 꽤나 초친 논리다. 혹자는 생리학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키스가 달콤한 이유는,침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분탓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밥을 오래 씹으면 달콤한 맛을 내듯이, 침 자체에는 그런 달콤함을 유발하는 느낌이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상대방에 대한 사랑의 느낌과, 소유의 욕망들이 함께 가세하여, 그 입술의 느낌을 더욱 달콤하게 한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사랑하는 자와의 키스는 달콤하다.어떤 이론을 갖다대던지 간에, 현상은 이론에 앞서있다. 한때 헐리웃에서는 배우들이 키스를 거부하는 통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영화배우 하나가 에이즈로 사망한 이후, 에이즈가 키스로도 전염된다는 의학적 보고서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헐리웃 감독들은 고심끝에, 키스 장면을,모닥불이 활활 타오르는 장면이나, 잉꼬가 서로의 부리를 딱딱 부딪는 장면등으로 대체하곤 했다. 촌스러운 편집이 아닐 수 없었지만, 별 대안이 없었다. 이런 편집은 사실,우리나라 옛날 영화들이, 성애 장면이 좀 진하게 되어간다 싶으면, 갑자기 파도가 쏴 밀려오는 장면으로 바뀌거나, 도끼를 힘껏 내리치는 장면이나, 크낙새가 나무를 콕콕 파고 있는 장면 따위를 보여주던 것과도 닮아있어 웃음이 난다. 어쨌든 키스가 없는 사랑, 키스가 없는 섹스는, 예열이 없이 마구 달리는 자동차처럼, 뭔가 황당하고 찜찜하다. 어쩌면 키스에 대한 온갖 아름다운 상상들은 사실, 섹스라고 하는, 더욱 진전된,어쩌면 클린해보이지 않는 행위를 미화시키는 건지도 모른다. 확실히 키스는 몸이 닿아있다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내부가 닿아있다는, 밀착감,교류감,연대감을 강화시키는 점이 있다. 사실 키스의 즐거움은, 실제의 행위에서 오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것이 은유할 수 있는 여러가지 상상력에서 오는 점도 적지 않다. 서로의 입술이 촉촉히 닿는 느낌부터, 코와 코사이로 숨소리가 정밀하게 들려오는 느낌, 얼굴의 모든 부위가 골고루 접근하고, 손은 머리뒤통수나 등을 잡거나 껴안아, 더욱 밀착할 수 있게 되고, 온몸이 바싹 달라붙어, 신체의 굴곡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 이런 모든 주변적인 지원 사격이 키스를 더욱 아름답고 즐겁게 만드는게 아닐까? 서로의 몸이 닿아있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이 닿아있다는 것의, 필요충분한 은유라고 믿는 상상력도 키스의 즐거움에 한 몫할 것이며, 그리고 몸이 달아오르는, 기분이 상승하는,흥분이 체감되어 오는, 어떤 확인 행위들이 추가됨으로써, 즐거움은 더욱 배가되는 것 같다. 왜,대낮에 이런 야리꾸리한 이야기로써, 사람을 싱숭생숭하게 하느냐고? 후후 글쎄. 그건 순전히 스스로에 대한 쓸쓸한 거울보기일 수도 있다. 키스를 잊어버리는 나이야말로, 사랑이 늙어버리는 때 아닌가하는 불길한 혐의와 자각증세들을 만나며, 그런 추억의 느낌들을 불러오고 싶었던 까닭이라고나 할까. -옮겨온 글입니다.- ************************************************* 뽀뽀 키스 뽀뽀 키스 뽀뽀 키스 뽀뽀 키스 뽀뽀 키스 뽀뽀 키스 배시시~ ^^ *************************사랑해야한다/작은것들을/ 귀기울여야한다/가난한것들에/ 쓰다듬어야한다/외로운것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