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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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abeke (사람과사람릺)
날 짜 (Date): 1997년08월04일(월) 15시22분14초 KDT
제 목(Title): 오랜만에 가본 해운대.


폭우가 쏟아졌다는 서울과는 달리 부산은 토요일 일요일 날씨가
무척이나 좋았다. 쨍쨍 내리쬐는 태양.
국민학교 이후로는 부산에서 해수욕장에 가본 일이 없었지만
토요일에 해운대를 가보았다.
국민학교 이후로는 처음 가본(여름에 해수욕하러는)셈이었다.

사람이 정말 너무 많았다.
때문에 바닷물은 안 좋고, 바닷가 물은 좋았다.
그래서 난 물좋은 바닷가에 주로 있었다.
10000원 주고 침대 비스무리한 것을 빌려서 누워서 몸을 구웠다.
안경을 벗어서 먼거리까지 감상 포인트를 잡을 수는 없었다는게 좀
아쉬웠지만 근거리만 해도 충분한 감상 거리들이 많았다.
정말 몇 년전과 비교하면 상상도 못할 정도로 여자애들이 과감해졌다.
대학교 3학년때 강원도 해수욕장에 갔을 때는 비키니 보기가 힘들었었다.
그리고 그냥 멀쩡한 수영복을 입고 그 위에 티셔츠를 또 입고,...하여간 많이
가렸었는데, 지금은 뭐..

몸매가 되든 안되든, 아가씨든 아줌마든 과감하게 천 두조각으로 활개를 쳤다.
그리고 외국의 어느 해수욕장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그러니까 가슴가리개
는 옆에 팽개쳐두고 엎드려서 등을 굽는 광경도 흔치 않았다.
비키니가 아마도 올해 수영복의 주류 내지 유행인 듯 했다.
내 자리의 전후좌우는 아가씨 군단들이었고, 말씨를 들어보니 모두 다 서울 아가씨
였다. 베스트는 후방의 흰색 비키니 아가씨.

근데 후방의 아가씨 군단들은 말하는게 장난이 아니었다. 보아하니 유흥업에 종사하
는 듯 했다. 죽이는 흰색 비키니를 선글래스 너머로 구경하니 즐거움이 있었다.
근데, 좀 있다가 떡대 두 명이 나타났다. 하나는 매우 짧은 머리에 작은 머리통에
목이 있는지 없는지 구별이 안되는 신체를 가졌고, 또 하나는 긴 머리를 올백으로
넘긴 떡대였는데 정말 몸을 앞으로 숙였다가 일어나면 구두에서 칼이 나올 것 같은
인상이었다. 잠시 쫄아서 딴데를 쳐다보다가 짧은 머리 떡대를 문득 자세히 보게 
되었는데 하마트면 큰 소리로 웃을 뻔 했다.
일단 crying freeman처럼 등판에 커다랗게 용문신을 하고 있었다.
왼쪽 팔에는 세로로 "천하통일"이라고 써 있었다.(정말 주먹세계 천하통일하게 
생겼드만)
오른쪽 팔이 하일라이트였는데, "영이는 내꺼"라고 써 있었다.
아마 죽이는 흰색 비키니가 "영이"가 아닌가 싶었다.
힘이 빠져서 더 구경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감상 포인트를 전,좌,우로 옮겨야 
했다.

하여간 잘 쉬다 왔다.
하나 얻은 결론은 아직 한국 여자들의 체형은 길거리에서 보는것처럼 글래머 
투성이인 것
하고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었다. 길거리의 여자들은 뭐가 앞쪽으로 툭툭 튀어나온 
것 같
았는데 해수욕장의 비키니족들은 사실 앞에 뭐가 달렸는지 안 달렸는지 구별이 안 
갈 때
가 많았다. 뭔가 비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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