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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jblee (수퍼스칼라)
날 짜 (Date): 1994년08월02일(화) 20시26분15초 KDT
제 목(Title): 법대 94학번 야타기

때는 또 11시를 훨씬 넘긴 시간.

이번에는 낙성대 후문 기숙사 근처에서 웬 키크고 머리 긴 여학생이

차를 세운다. 택시 타는데 까지 태워 달랜다.

나는 그녀를 뒷 좌석에 태우고 계속 내려갔다.

나는 또 호기심이 발동하여 물어보았다. '학번이 어떻게 되세요 ?'

했더니 94랜다. '아니 웬 영계..?' 속으로 생각하고 과를 물어보았더니

법대란다. '아니 법대요 ? 학력고사 잘 봤겠군요 ?' 했더니 베시시 웃는다.

'미팅 많이 해봤어요 ?' 했더니, '아니요 별로 못해봤어요' 하면서 약간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다. '나 84학번인데...'하면서 말을 거의 놓으며

농담을 했다. '나는 안될까 ?' 했더니 미소로 응답한다.

비록 어둡지만 고운 피부와 부티나게 생긴 앳된 얼굴이다. 키는 한 168 정도.

그리고 옷은 투피스와 바지를 곱게 차려입었다.

'집이 부산인데요 무슨 일이 있어서 급하게 내려가는거에요'

'아니 이 늦은 시간에 차가 있나요 ? 그리고 웬만하면 내일 아침에 일찍 내려가지..'

'네, 터미널에 가면 심야 차가 있어요 ..'한다.

'요즘 나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늦게 다니다 잘못하면 큰일나요

했더니 '하하, 괜찮아요, 제가 더 나쁘거든요..그리고 남자들은 서울법대 여자들을
 
싫어해요..' 하고 대꾸한다.
 
'햐~ 요 학생 좀 보게...당돌 깜찍하군..' 하고 생각하였다.
 
나는 갑자기 이 어린 94학번과 잠깐의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어졌다.
 
'이 시간엔 택시 잡기도 힘들고 위험하고 방향이 같으니 내가 터미널까지
 
태워주죠' 했더니 '아니 괜찮아요' 한다. 그래도 나는 강제로, 괜찮아요
 
하면서 차를 LG25 앞에 세웠다. '잠깐 기다려요 살께 있어서..' 하고
 
하이트 맥주를 2병 사왔다. 사실 집에 가서 굉장히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행동도 의심만 하면 얼마든지 불안해할 수 있는 소지인데도 여학생은
 
전혀 내색을 앉는다. (역시 때가 묻지 않았군..)
 
그리고 돌아와서 '앞에 타요, 터미널까지 갈 동안` 하니 냉큼 앞에 와 앉는다.
 
나는 무드있는 음악을 골라 연신 틀면서 '이 음악 어때요? 저 음악 어때요 ?'
 
하고 물어보았다. '네 좋아요 ..이건 죠지 마이클 맞죠..?' 한다.
 
차는 동작대로를 지나 이수교 근처에서 구반포로 접어들었다.
 
나는 갑자기 장나끼가 발동하여 '여기가 어딘지 알아요 ?' 했더니 모른댄다.
 
나는 웃으며 '사실 나 터미널 가는거 아닌데..납치 하는건지도 모르는데 ..'하며
 
막 겁을 주었다.  그래도 법대여학생은 끄떡도 않는다.
 
'햐~ 정말 순수하고 배짱좋은 신세대로구나' 라고 생각하며 차는 어느새
 
고속터미널 경부선 부근에 도착 하였다.
 
'아가씨, 정말로 지금 차 있는 거에요?' 근심스럽게 물으니 '네 있어요' 하며
 
핸드백을 옆에 끼고 작별인사를 하고 저만치 막 뛰어간다.
 
나는 잠시 후 집으로 돌아와 하이트를 시원하게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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