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samos (주세이모스吝) 날 짜 (Date): 1994년09월16일(금) 10시16분34초 KDT 제 목(Title): [피앙세를 찾아서13.3] 어울린다는 여자 우선...ose에게...모두 다 틀렸다...고 말하고 싶다..히히 수화기에서는 내 예상대로 연희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오빠야?? 왜 아직 안 나온 거야??" "무슨 소리야. 나 지금까지 기다리다 온거다." "미안해..내가 좀 늦었어. 다 이유가 있었어..화내지 말구, 지금 나올 수 없어??" 나의 청개구리 심보를 어떻게 알았는지..만약 나올 수 있지? 라고 물어봤으면, 미쳤냐?? 내가 또 거길 가게...라고 대답했겠지만, 없어? 라고 물어보는게 날 다시 그 장소에 가게 만들었다. 만나서 들은 연희의 늦은 이유는 다음과같다. 연희는 수업을 끝내고 시간이 좀 남았기에 친구와 학교 근처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문득 시계를 보니 2시..아직 좀 시간이 남았군..하고는 카페에 걸린 시계를 보니 3시...연희의 시계가 죽은 것이다. 연희는 그 때 카페의 시계를 보길 잘 했다고 생각하고는 이제 떠나기로 했다. 그 전에 조금 시간이 남는 관계로 시계방에 들려서 시계를 고치려 했단다. 다 고쳐 준 아저씨가 시계를 맞춰주는데 시간은 4시 30분....땡.....카페 시계도 늦게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헐레 벌떡 달려와도 약속 시간보다는 1시간이 늦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난 다 듣고 이해를 했다. 하지만, 난 내가 그 전에 그렇게 화풀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 푼 것에 대해 더 이상 시달리기가 싫어진 상태였다. 따라서 연희가 당연히 앞으로 계속 만나는 것으로 아는 상태에서, 또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난 또 매정하게 말했다. "좋아...계속 만나자..." "정말이지?? 난 그럴 줄 알았어..." 알긴...넌 뭘 몰라... "하지만, 난 예전같지 않을 거야. 이젠 너하고 난 더 이상 가까와질 수 없어. 내 마음도 그렇고, 그런 일이 있는 이상, 더 이상은 너와 더 가까와 질 수 없을 거 같아. 그냥 아는 오빠랑 동생. 그런 관계일 뿐....앞으로는 그 전처럼 매일 전화하지도 않을거야. 그래도 괜찮아??" 조금은 슬퍼보이는 연희, 하지만, 연희는 그런 만남의 관계도 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만약 그 때 또 그 애의 큰 눈에 이슬이 맺혔다면 나는 미쳐버렸을 지도 모른다. 내가 잘못했다..잘 지내자 그러면서..... 정말로 연희와 나는 점점 멀어져 갔다. 내가 의도적으로 피한 탓도 있고, 연희 역시 나의 태도에서 정을 느낄 수가 없었겠지....그렇게 흐지부지 우리는 헤어졌다. 난 8월에 또...엄청난 일을 겪게 되는 상대를 만나고 있었기 때문에 연희에게 까지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해 2월...내 생일을 즈음하여 미국에서 카드가 한 장 날라왔다. 생일 축하해요 오빠...행복하게 사세요... (얘기 끝)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정말 연희에게 못된 짓을 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 이 글에서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것들을 잡아내야 한다. 우선, 마음의 커다란 상처는 정말 사람을 매정하게, 또한 경계심을 갖게 만든다는 것...나 역시 실연당한 사람에게 충고하길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쉽게 치료될 거라고 하지만, 이세상에서 최고로 알고 있던 사람과 헤어진 마당에 어느 누가 최고로 보일 것인가....과연, 남들이 더 좋다고 하는 그 사람은 내가 마음을 활짝 열면 그걸 다 받아줄까?? 그 순간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게 정답일 것이 다. 하지만, 정말 진리인 것은 흐르는 세월은 모르는 새에 치료해 준다는 것이다. 내가 연희를 만나기 전에 그런 일이 없었다면 그 애는 어쩌면 나의 피앙세가 되 었을 지도 모른다. 난 연희의 앙탈이 너무나 두려웠고, 또 상처를 입게 된다는 사실이 무의식속에서 나의 모든 감정을 억제했다. 하지만, 시간은 정말 나의 영원한 치료약이다...... 두번째...애인이 될 뻔한 사이는 그 사이가 멀어져서 친구 관계로 지낼 수는 없는 걸까???? 내 생각에는 없다가 정답이다. 뭐 간혹 그런 사람이 있는 거 같긴 하지만, 난 도저히 못한다. 다른 사람과 교제하면서 나한테 그 고민 다 털어놓고, 충고해줘 어느게 좋아..뭐 그런거 막 물어보면 화날게 분명하다. 내 자신에 대한 회의도 생길테고....물론 연희와 나는 그렇게 해서 헤어진 것은 아니다. 내가 일방적으로 연희를 내팽개친 상황에서 나 역시 오빠 동생 관계라지만, 그 애를 볼 면목이 없었다. 그 애의 큰 눈이 언제나 수심에 가득차 있는 모습은 아무리 매정하게 굴던 나였지만, 내 스스로 자책감에 빠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힘없는 목소리며, 우울한 얼굴...그 모든 것이....이렇게 계속 만나는 것이 오히려 연희에게는 내가 더 나쁜 짓을 하는 거라는 생각도 들고, 연희가 빨리 다른 사람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미 마음이 떠나버린 나로서는 최대한의 호의일 수 밖에 없다..굳이 변명을 하는 게 아니라, 이건 사실이다. 진정 사랑하기에 떠난다는 거.. 어떤 경우가 있을까?? 내가 너무 못나서, 더 좋은 사람 만나라고 그러면서 떠나는 거랑...내가 병걸린 상태라 사랑하는 사람한테 옮길까봐 그러는거....거짓말인 경우에는 미안하니까 그러는 게 많겠지만, 진정 사랑한다면, 과연 헤어질 수 있을까???? 세번째...남녀간에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서로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해... 어느 정도 서로를 알고, 이해하고 서로 조금씩 부담이 되더라도 참아 넘길 수 있을 때까지는 각자 참아야지....안 그럴까??? 그리고...나같은 사람...그러니까 화내게 만들고도 잘 못풀어주는 사람이 많을 텐데...여성의 경우에는 그런 남자 만나면 고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면, 상황을 봐가면서 화내던지..아니면,,, 나중에 조용해지면 그 때 조용 조용 얘기하는 게 좋을 거 같다..어째 좀 바뀐거 같네....여자랑 남자랑.... 에이....그만 찾아볼래요...나머진 여러분이 찾아보세요...그것도 재미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