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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1994년09월07일(수) 20시05분58초 KDT
제 목(Title): 남매학교.


* 이 글에 언급된 학교 분들, 혹시 약간 기분이 나쁜 표현이 있더라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철 없던 시절(?) 이야기이고 달리 나쁜 뜻은 없읍니다.

무수한 연대 여학생들과 이대생들이 들으면 기절초풍 하겠지만 연대생들은
이화여대를 자기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 (설마 아니라고는
말못하겠지....) 두 학교가 워낙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는데다가 사회통념상(?)
두 학교는 같이 언급 되는 일이 많기 때문인가 보다. 나는 연대와 이대를
일컬어 남매학교 어쩌구 하는 표현을 들은 적도 있다.

이런 식으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남학교와 여학교가 한 묶음으로 언급 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고 남학생들은 공연히 쥐뿔도 없으면서도 자기네랑 가까운 XX여대
만큼은 남들에게 뺏길 수 없다(?)는 호기를 곧잘 부린다. 

고대남학생들이 소유권(?) 내지는 우선권을 주장하는 학교는 성신여대란 말도
있고 숙대란 말도 있는데 잘은 모르겠고............. 육군사관학교 애들(?)은
순전히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서울여대 를 장교부인사관학교(?)
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당사자 여학생들이 알면 기가 막혀 말도
안나오겠지만.....:)

뭐...우리나라 만 그런 것도 아니고 미국에서도 아이비 리그의 대학들은 다
자기들이랑 짝을 이루는 여학교가 있다고 그러더라. (그 여학교들을 묶어서
Seven Sisters 라고 한다지...아마....컬럼비아 나온 교수님께 들은 건데...)

그런데 서울대는 워낙 지리적으로 외따로 떨어져 있는 바람에 
(음...포항이나 과학원 사람들이 들으면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다고 웃겠다.)
이런 식으로 쌍을 이루어서 언급되는 학교가 없다.에구...이게 왠 비극이냐.
내가 알기로는 관악 캠퍼스에서 가장 가가운 여학교는 숙명여대인데 말이
좋아서 가장 가까운 것이지 버스로 막힘 없이 달려도 30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
아닌가.쩝.... 남들 다 있는(?) 남매 학교가 없으니 그것도 심심한 일이다.

대학교 1학년 때 군사훈련을 받으러 들어가서 유격훈련을 하는 날이었다.
유격훈련은 훈련 그 자체가 조금 위험해서 그렇지 스릴있고 재미 있는데
오히려 자기 차례가 올 때가지 하고 있어야 하는 PT 체조가 괴롭기
짝이 없다. 이것은 이름만 체조이지 일종의 기합술로 야금야금 사람 힘 빼는
벌이다.

그날따라 피곤했는지 우리에게 피티 체조를 시키던 조교가 입을 열었다.
(T.A. 가 아니고 그...왜...숙달된 조교의 시범이 있겠읍니다. 할 때의 그 조교 
말이다.)

"흠...이제 1학년들이니 한창 미팅 할 때로군. 여러분들은 주로 어느학교랑
 미팅하나?"

그럴 때는 그냥 여기저기 합니다.그랬으면 별탈 없이 넘어갔을 것을, 늘 그놈의
이빨 때문에 수난을 당하는 란다우가 한마디 했다.

"이대생들이 우리 밥입니다!" (다시한번 이대생들에게 사과를..pardon me, please.)

나는 웃자고 한이야기 였는데 조교의 얼굴색이 영 안 좋다.오잉? 모가 잘못 되었나?
그런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뒤에서 촉새 같은 놈이 한 마디 덧붙인다.

"숙대생들은 반찬입니다!" (숙대생들에게도 석고대죄를...철없는 자들을 용서하시길)

이 말을 듣더니 조교의 얼굴은 거의 헐크와 드라큐라를 합쳐 놓은 듯하게 변하더니
갑자기 입을 꾹 다물고 우리에게 죽도록 피티 체조를 시키기 시작했다.

"쪼그려 뛰기 백번! 마지막에 구령 붙이면 다시 처음부터 한다!"

결국 그놈의 피티 체조는 우리 소대 전체가 다리에 쥐가 날 지경이 되어서야
끝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글쎄 그 조교 여동생 둘이 하나는 이대생이고 하나는 숙대생
이라고 그러더라고! :P 그 앞에서 그딴 소리들을 했으니 우리가 살아난 것만도
다행이지...헐헐...


                                   ---  landau (fermi@power1.snu.ac.kr)

         유치원 퇴학생, 병역 기피자, 화류계 생활 30년, 학생을 빙자한 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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