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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samos (주세이모스�h)
날 짜 (Date): 1994년08월29일(월) 10시38분59초 KDT
제 목(Title): 피앙세를 찾아서 11.e 아픔뒤엔 성숙이...






현선이는 내가 정말 좋아했던 여자아이이다. 지금 다시 보게 되면 그래도 좋아하게

될까??? 그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당시 내 눈엔 그 애 하나만 보였고, 헤어진

이후에도 한동안 그 애는 내 마음 속에 언제나 나와함께 있었다.

그것이 사랑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런 아픔은 처음 느껴봤다. 거짓말을

하나도 안 보태고, 잠들기 위해 자리에 누우면 눈에서 땀방울이 나와 베게를 적신

다. 정말로 나 자신은 그러고 싶지 않았고, 이래선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왜 눈에서 땀을 흘리는 지 그 이유를 모른다. 그 애 때문일거라는 생각조차 못하

면서, 한 방울 두 방울...훔쳐도 훔쳐도 계속 흐르는 눈물....난 내게 그렇게

눈물이 많을 줄은 몰랐다.



사랑이 떠나간 후에 사람들은 모두 다 조금씩은 변한다지....그래, 내게 변한 게

있다면, 입담배가 속담배로 바뀐 것하고 냉소적이 된 것...등등..한 두개가 아니군.



대학교에 처음 입학한 때는 재수한 학우들도 있고, 또 남보다 호기심이 많아서

고등학교때부터 담배를 피운 학우, 입학하자 마자 피운 학우, 담배도 못 피냐고

하는 선배 등등...담배에 대한 강요와 유혹은 도처에 널려있다. 또, 나 자신도

하늘이 높은 가을에, 바바리를 휘날리며, 푸른 담배 연기를 하늘로 날려보내며

힘차게 뛰어가는 남자들의 모습을 보며, 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저런 모습으로

비춰지길 바란 적도 많았기에 어렵지 않게 입담배를 시작했다. 입담배와 속담배의

차이는 필터를 거친 연기가 폐로 가느냐 안 가느냐의 차이로, 외관상 한꺼번에

뭉쳐 나오는 경우는 십중 팔구는 입담배이며, 흐린 연기가 천천히 나오는 경우는

속담배이다. 문무대와 전방 입소를 해서 학우들과 짜투리 시간에 피워 무는 담배...

뭐...군바리도 아니고, 제대로 즐길 줄은 모르지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그리고, 쉴 때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입담배일망정 빠지지 않고 참가

했었다. 그러던 내가 현선이와 헤어진 후, 도서관 앞에서 시험 공부를 하다가 도

저히 견딜 수 없어서 친구의 담배를 얻어 용기를 내어 속담배를 시작했다...

아!!! 사람들은 이 맛에 담배를 피나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니코틴의 작용으로

잠깐의 흥분뒤에 몽롱, 아니 난 차분해진다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는 그건 죽어가는

중이라고 충고해줄 지 모르지만, 그 순간만은 난 차분해진다고 생각되었다.



또 한가지 달라진 점은 냉소적이 되어버렸다는 것...그 전만해도 별 어려움을 모르

고 천방지축으로 돌아다니던 내가, 그 이후로는 말이 줄어들었다. 친구들의 농담에

도 가볍게 쓴 웃음을 지을 뿐, 별다른 대꾸도 안하고 항상 혼자 따로 조용하게

앉아있을 따름이었다.

생각나는 건, 왜 이모양이 되었을까...난 그렇게 쓸모없는...한 사람으로부터 버림

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인가, 세상은 날 저버린다...뭐 이런 염세적인 생각만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다. 자연스럽게 성적은 Beautiful과 Complete로 나오게 되고,

그 후 적어도 6달 동안은 그렇게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술에 빠지지 않았다는 건데, 그건 한 잔만 먹어도 빨개지는 약점과 내 친구들은

거의 술을 좋아하지 않는 환경 덕분이었다. 아마 술에 빠졌다면, 난 폐인이 되었을

것이다.




비온뒤에 땅 굳는다는 속담...쓰라린 아픔을 겪어본 사람만이 인생의 참맛을 안다지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도 하고....정말 그 이후로 상대를 대할 땐 신중하게 대하게

되었고,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정말 성숙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부작

용도 존재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부작용은 내가 동정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나 자신을 옭아매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었다.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젊은 남자들은 창녀촌의 매춘부에게 연민을 느끼고 그 녀들을 구원하고자 하는

망상에 사로잡히는 때가 있다고...그건 아니었지만, 왠지..나 자신을 파괴해버리고

싶은 생각이 상당했다. 파괴....그래 그건 파괴다...나 자신에 대한 자학과 같은

것...스스로를 자학한다고 해서 이미 엎질러진 물이 줏어담아지는 건 아니었지만,

정말 보잘것없는 존재인 나는 그렇게 파괴되도 상관없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신체 접촉 기피증(?)이 상당했던 나는 비록 현선이와 마징가 Z로 조금

치유(?)되었다고 해도 그렇게 나 자신을 파괴할 정도의 용기를 가질 수는 없었다.

용기?? 우습다...이런 데다가도 용기라는 말을 붙이게 되다니...

어쩌면, 어딘가에 있을 진짜 나의 피앙세를 위해 그 날까지 고이 간직해야 한다는,

이건 내가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선물이라고 생각하였기에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는 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럼, 여자들도 사랑의 아픔을 겪은 후엔 나같이 그런 생각을 할까??? 글쎄...

그건 잘 모른다...하지만 내가 들은 한 가지 얘기를 하고싶다.



여대생들은 과 MT를 가서 가끔씩 촛불을 하나씩 켜고 진실을 고백한다...물론

난 서울대생이므로 이런 광경을 본 적은 없으나 전해 들은 바에 의하면, 전혀

경험이 있을 것같지도, 그런건 생각할 수도 없이 순진해보이고 공부만 하게 생긴

여학생들도 상당수 동정을 간직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여학생이 있었다. 그 녀의 이름을 지현(가명임...음...시스에 20명이나 되네..

다른 걸로 바꾼다...) 아니, 지예(없는 거 확인 했음...)라고 하자..그녀는 대학

새내기였는데 한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는 학부를 졸업하고 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다..그 남자는 하숙을 하고 있었는데, 지예는 그 집에 가서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설겆이도 하고, 청소도 하고, 그러다가 자기도 하고,....그렇게 되었다.

언제나 그 남자는 자기가 고시에 패스하기만 하면 결혼하자고 했고, 지예는 그

약속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어느덧 3학년이 되었다. 그러나, 그 남자는 부자집

여자를 만나서 유학을 가버렸다...지예를 버리고...지예....

이 후로, 그 녀는 상당히 많은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고 한다...왜 그랬을까?

뭐, 그 이유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어딘가에 있을 나의 피앙세를 찾아서....



사랑이 떠나버린 가슴 속에는 외로운 미술가의 연인을 두고

짙은 커피 향기 서러울 때에 슬픈 노래라도 불러보며는

밤은 침묵으로 다가와 슬픈 이내 가슴 녹이며

밤새 비내리는 창가에 외로운 마음속에 슬픈 노랠 들려주고

......








어딘가에 있을 나의 신부를 찾아서...

        Written by      JuSamos(Vidania in 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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