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ne (최 정인 ) 날 짜 (Date): 1994년08월27일(토) 23시36분21초 KDT 제 목(Title): 유유(6-3)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굴라쉬 사건 말고 망한(?) 일이 또 하나 있었는데.. 밤 경치 본다고 몰려 나가는데 호텔 방에 쳐박혀 있기가 싫어서 따라 나갔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나이트 가자고 한 거였다는데.. 서울에서도 안 가는 나이트를.. 무슨 유럽까지 가서..) 다니다 보니까 지하철이 끊기는 바람에 택시를 타야 했던 사건.. (웃기는 건.. 택시 기사가 달러로도 요금을 받더군요.) 거기 온천이 좋다는데 감기 때문에 시간이 남아 돌았어도 못 갔을 것이므로 별로 아쉽진 않았고.. 하여튼.. 빨리 그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이 간절했다. 다음 목적지는 프라하. 구 체코슬로바키아가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나뉘어져서 바로 가려면 슬로바키아를 거쳐서 체코로 가야 하는데 그 통행료(?)가 엄청나다고(??) 해서 비엔나를 거쳐서 체코로 가기로 했다. 기차를 탈 때마다 우리 일행 끼리만 몰려서 타고 그랬기 때문에 외국 사람들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그 날 기차 여행에서는 아주 멋있는 경험을 했다. 낮의 비엔나 행 기차에서는.. (3시간 가량 소요..) 우리 컴파트먼트에 젊은 미국인 부부, 70대의 헝가리 할머니 한 분, 유월이와 친구, 이렇게 타고 갔는데.. 미국 여자와 헝가리 할머니가 처음에 자리 문제 때문에 약간 충돌(?)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대화의 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 미국인 부부는.. 특히 여자쪽은.. 전형적인 American이라서.. 긴 얘기 안 할께요.) 이 할머니는..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사신 분인데.. 법대를 나오고 판사, 변호사 생활을 하셨단다. 반체제적인 언행(?) 때문에 비밀 경찰이 자기를 잡아가지 않을까 항상 두려워하면서 사셨고.. 다섯 번 결혼했는데.. 사랑해서 한 적은 없으셨단다.. (17살 때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이었다고.. 재밌는 건.. 결혼 다섯 번 했다고 말씀하시면서.. 엘리자베스 테일러보다는 적게 했다고 덧붙이셨다.) 그 중 한 번은 사별이었고.. (법대 시절에 교수님과 결혼했는데 - 그게 두번째 결혼 - 남편이 2차 대전에서 전사하셨단다..) 나머지 경우의 이혼 사유는.. 남편들의 알코올 중독.. 판사라서 이혼하긴 쉬웠대요.. :) (제가 (약간은 당돌하게도) 결혼 생활이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면 왜 그렇게 여러 번 하셨냐고 물었더니 여자 혼자서 살기 힘들었던 상황 탓으로 돌리시더군요.) 뭐.. 이 할머니의 개인 역사(?)에 대해서 들은 것을 다 쓰자면 끝이 없을 것 같고.. 지난 번 포스팅에서 헝가리 사람들이 왜 그렇게 달러를 좋아하는지 이 날 알게되었다고 썼는데.. 뭐긴 뭐겠어요.. 인플레이션 때문이지.. 헝가리 화폐의 가치 하락에 대해 책에서 읽은 것과 '연 인플레이션 400%에 연금은 동결'이라는 말을 직접 이 할머니에게서 들은 것이.. '느낌이 다르다'고 하면 될까요? 하여튼.. 그 할머니 얘기 듣느라 3시간이 금방 갔습니다. 근데 그 중 가장 웃겼던 것은요.. 이 할머니가.. 인도 같은 데서는 결혼 안 한 여자들은 여행을 못 다니는데 저랑 제 친구는 남편 허락을 받고 다니는 거냐고 물었던 일.. 비엔나에서 저녁 기차를 타고 오스트리아-체코 국경까지 가는 길도 또 다른 어떤 분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그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 ((( )) Imagine a month of Sundays, each one a cloudy day ( o" o" Imagine the moment the sun came shining through ' >>>_ Imagine that ray of sunshine as you.. ______ ^ <_< _________________june@kids_____s_jungin@cd4680.snu.ac.kr__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