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breeze) 날 짜 (Date): 2004년 9월 5일 일요일 오전 04시 07분 48초 제 목(Title): 뭐... 훌륭하구만... 오랫만에 키즈 왔더니 이xx 교수 이야기로 좀 씨끄럽군... 이xx 교수... 내가 보기에는 한국사회에 아주 훌륭한 기여를 했다... ^^ 첫째... 친일청산 제대로 않고 연구 제대로 않으면 저런 인간 나온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_-;;; 덕분에 친일청산 의지를 더 다질 수 있고, 친일 문제에 대해 좀 더 연구를 할 수도 있을 듯... 근데, 우리 사학계도 교수가 어떻하면 아래 제자는 찍소리 못하는 전근대적 시스템이기 때문에(일부 예외는 있지만) 얼마나 효과적 으로 대처할지는 의문... (<= 뒷글에 적었듯이 이건 내가 잘못 알고 있던 부분. 추가 편집해서 적음) 둘째... 세상 좋아졌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사실 저런 의견 사적인 자리나 강의시간에 피력하는 교수(혹은 그정도 위치에 있는 인간)들 적지 않았잖아??? 거기에 공감해서 고개 끄덕이는 학생(혹은 그 위치의 인간)들도 있었고... 단지 공개적으로나 혹은 자기 학생들처럼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는 대중들 앞에서 저런 이야기 함부로 못했지. 돌 맞을까봐... -_-;; 근데, 요새는 TV에 내놓고 저런 말을 떠든다. 우리나라 많이 훌륭해졌다... -_-;;; 아울러... 노무현... 정말 운 좋은 인간이다... 구정권들... 고비 때 자기가 어거지 정치공작을 해서 터뜨려서 연명했다. 그게 결국 자기 족쇄라는 부메랑이 되어 날아왔고... 한데, 노무현정권은 고비 때마다 적들이 알아서 자폭해준다. 부메랑으로 날아올 위험도 상당히 적다. 능력있는 인간도 무섭지만, 운 좋은 인간이 제일 무섭다더니... -_-;;; 친일 관련 논쟁이나, 개발독재 성과 논쟁을 보면... 상당히 많은 경우 사람들이 자기 의견에 맞는 근거만 수집하면서 자기 논리를 발전시키는 경향이 있다. 찬성하는 사람은 찬성하는대로, 반대하는 사람은 반대하는대로... 이때, 자기 논리/근거 체계가 사회적 주류(옳다/그르다와 관계 없이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에 속한다면, 자기 논리/근거 체계와 일치되는 일방적인 환경에서 살게 되고, 자기 논리/근거 체계가 당연한 것으로만 믿으면서 살게 된다. 이러다가 반대되는 논리/근거 체계를 만났을 때, 상황은 굉장히 dynamic해 진다. 특히나 반대 논리/근거 체계가 나름대로 상당히 견고할 때 더더욱... 이에 해당하는 다른 사례가 키즈에서 중요한 논쟁 사례로 이야기 되는 진화/창조 논쟁일 것이다. 사실, 보통처럼 진화론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창조론이 뭔지 잘 모르면서 판단력을 상실한 광신도 들이나 믿는 것으로 생각하다가, 창조론의 논리/근거 체계가 생각보다 견고하고, 진화론의 헛점을 잘 공격하고 있으며, 미친 광신도들 뿐 아니라 멀끔한 해당분야 전공자까지 창조론을 지지 하는 학문적 논문을 써내는 사례가 있음을 알게 되면, 상당히 당황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신이 진화론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 들이면서 얼마나 빈약한 논리/근거 체계 속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는지를 알게 되면 자신에 대해 실망할 수도 있겠지... 이러면서 일부는 자기 논리/근거 체계를 버리기도 하고... (진화론의 경우도 실제 진화론을 버리고 창조론으로 돌아서는 사례가 있음) 하지만, 이 상반된 체계의 도전에서 오는 혼란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이것을 계기로 자기 논리/근거 체계를 풍성하게 만들고, 균형 잡인 논리/근거 체계를 가지게 된다. 진화론에 대한 창조론의 도전을 받으면서, 문제를 제대로 해결 하려면, 우리는 무조건 옳은 것으로만 믿던 과학 체계의 한계가 무엇이고, 헛점은 무엇이며, 얼마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를 재검토 해야 한다. 수식어가 '과학적'이라면 무조건 '옳음'을 연결시키는 등식부터 우리는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여태 보여 졌던 근거와 견해들을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재검토해서 평가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관련된)현대과학의 한계와 헛점과 신뢰도 문제를 재검토하고 잘 이해하고, 이러저러한 한계와 헛점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가 현대과학의 진화론 설명에 신뢰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균형이 잡히면서 더 견고해지고 풍성한 논리/근거 체계를 갖추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지. 일제의 치적이나 개발독재의 공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한국에 사는 우리는 일제 통치가 나쁘다고는 것에 대해서 견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 믿음을 지지하는 근거나 논리 체계는 일방적인 것으로 채워져있기 일쑤기 때문에, 견고해 보이지만 헛점이 많고 무너지기 쉬운 구조이다. 이런다가 일제의 치적에 대해 이xx 교수처럼 헛점을 파고드는 근거를 제시한다면? 이xx 교수를 상대했던 모 국회의원처럼 당황해서 허둥거리고 오히려 어거지성 발언이나 하게 되고, 그러다 누군가는 정말 무너져서 이xx 교수와 같은 의견을 가지게 될 수도 있지... 개발독재의 경우, 정도는 다르지만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독재자는 결국 나라를 잘못 이끌고 나라를 망친다는 일반논리와 신념체계에만 안주한다면, 그렇지 않다는 견고한 근거를 가진 도전에 쉽게 직면하게 된다. 이 경우도 역시 믿음에 비해 박약한 근거/논리 체계로 허둥거리게 되는 것이 보통이고... 고구려사에 대한 중국의 도전에 대해서도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해 본 사람들은, 이 역시 위 문제들과 비슷한 상황임을 알았을 것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해결책은 역시 우리만 무조건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균형잡힌 근거와 논리를 획득해 가는 것 뿐이다. 사실, 삥 뜯어가는 동네조폭이라고 피해만 주었겠나? 뭔가 이득도 주는 법이지. '조폭=무조건 해로운인종'이라는 일방적인 등식으로만 생각하던 사람들, 조폭의 공에 대한 궤변을 듣는다면 실제로 조폭을 편들게도 된다. 하지만, 조폭의 공과 과에 대해서 균형잡힌 근거들을 수집하다 보면 일부 공이 있음에도 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그것들이 해로운 인종이라는 결론을 다시 얻을 수 있게 되는 것... 일제강점, 개발독재의 성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너무 감정적인 대응만 하지말고, 차분히 상대의 근거는 무엇이고, 우리의 근거는 무엇이고, 우리 근거의 헛점과 한계는 무엇이고, 상대 근거의 헛점과 한계는 무엇인지, 차분히 살펴본다면 우리는 더 풍성하고 균형잡히고 견고한 이해를 얻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까지는 주로, 우리가 보통 건전하다고 생각하는 논리/근거 체계가 정교한 도전을 받았을 때, 신중하고 차분히 대처함으로써 오히려 풍성해지고 견고해지는 사례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하지만, 당연히 우리가 주류인 논리/근거 체계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내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사례는, 동성애에 대한 논쟁이었다. 나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동성애를 짐승이나 하는 짓으로 생각했고, 실제로 경험했던 동성애자들도 짜증 나고 짐승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동성애에 대한 논쟁을 통해 평범한 주류에 속하는 내 판단체계가 위의 경우들처럼 한계와 헛점이 많았을 뿐 아니라, 잘못된 편견에 의해 유지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서, 여전히 동성애자들의 접근을 극히 싫어하면서도, 지금은 그들도 짐승이라고 생각지는 않고, 충분히 인간답게 살 권리를 가지고 있는 동등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바꾸었다. 좌익:우익의 정당성 대립에서도, 예전에는 나도 대부분의 남한 사람들처럼 우익에 대해 맹신하고 빨갱이는 짐승이라는 주류 판단체계에 속했었다. 하지만, 차츰 좌익 시각의 도전을 받으면서 그 일방적인 판단체계가 올바르지 않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지. 그러면서, 좌익과 우익의 근거, 한계, 헛점을 이해하게 되었고, 사회를 보는 더욱 균형잡히고 풍성한 판단체계를 가지게도 되었고... 오랫만에 키즈에 와서. 또 오랫만에 짧지 않은 글을 적게 되었는데, 결론은 그렇다. 친일적인 의견의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공격, 이것으로 우리의 일방적이고 허술한 반일 논리를 균형 잡히고 풍성하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매도만 하고, 감정적으로만 대응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헛점을 매꿀 수 없다. 이번 일이 좀 더 차분한 연구와 근거/논리체계를 발달 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고이지 않고... 사로잡히지 않고... 가볍고 부드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