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 ] in KIDS 글 쓴 이(By): clearsea (청해) 날 짜 (Date): 2003년 6월 1일 일요일 오전 06시 26분 28초 제 목(Title): [펌] 학생이 살아야 학문이 산다 cafe.daum.net/ahnbg에서 펐습니다. 최근에 제가 만난 자연과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연구실의 학생들의 자질이 이전과 비교해서 많이 떨어지고, 석사과정이나 박사과정 학생으로 올려고 하는 숫자도 많이 적어졌다고 걱정을 했습니다. 또한 현재 연구실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자연계 학생들이 다른 분야나 직업으로 옮길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분자생물학을 전공하는 어떤 교수님은 연구보다는 그런 학생들을 설득하고 붙잡기? 위해서 소모적인 시간을 보낼 경우가 많다고 개탄했습니다. 분자생물학 연구를 그만 두고 의예과, 한의예과, 심지어는 고시공부를 하겠다고 상담하러 오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니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계속) 학생은 학문의 근간입니다. 학생이 나중에 학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학생의 자질이 떨어지거나 그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면 장차 그 분야의 학문의 질은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특히 이공계의 경우에는 연구의 속성상 일정한 집단이 형성되어야 바람직한데, 그 집단의 구성원들이 흔들리고 있다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학자는 처량한 신세가 되는 것입니다. 화학을 전공하는 어떤 교수님은 후학들에게 그 분야에서 야망을 가지지 마라고 요즘은 얘기하신답니다. 꿈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자괴감이 엄습하고 있는 지경인 것 같습니다. 그 화학자의 꿈은 노벨상을 타는 것입니다. BK21 지원을 받는 박사과정 학생은 등록금 지원없이 한 달에 60만 원을 받습니다. 그러면 그 학생은 당연히 등록금과 생활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래의 꿈도 중요하지만 지금 현실의 생활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미래보다 현재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살아남아야 미래도 있고 꿈도 있습니다. 저는 정치학 박사과정 학생일 때, 박사를 취득할 시점까지 등록금 전액을 면제받았고, 결혼하지 않았다면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정도의 생활비도 학교측으로부터 혹은 지도교수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그 정도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작금의 현실은 우리 학문을 진흥시키기에는 너무나도 암담합니다. 이 상태가 계속 유지되면 학생이 모자랄 것이고, 그러면 학문이 죽습니다. 학문이 죽으면 그 사회의 장기적 생산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국가발전에 막대한 지장이 옵니다. 일전에 제안한 노벨상을 향한 국민기금을 대학원 석/박사과정 학생을 지원하는 국민장학기금으로 그 내용을 바꿉니다. 노벨상을 향한 우수 연구 몇몇에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학문의 근간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학생 살리기 국민기금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한 달에 적어도 100만 원 이상 생활비를 받는 국민장학금을 주자는 것입니다. 반드시 국민장학금이 아니더라도 좋습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도 좋겠습니다. 현재 외국으로 유학가는 학생들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대기업의 장학사업도 국내용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습니다. 외국의 유명 대학교에 갈 수 있는 우수 인력이라면 현지에서 충분히 장학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기회가 있는 경우에 옥상옥 형식으로 소중한 장학자원을 겹치기로 지원해서는 안되겠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충분한 연구, 검토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학생이 살아야 학문이 산다는 것입니다. 현재 상황은 학생들이 죽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학문이 죽고, 장기적으로는 나라가 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