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2003년 5월 13일 화요일 오후 10시 55분 31초 제 목(Title): Re: 란다우님. 제 글을 좋게 읽어 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사이언스 키드를 썼던게 94년이니까 햇수로 10년전이네요. 그때 박사과정 2학년이었는데, 저녁먹고 기분이 괜히 떫어져서 마구 써댔던 글이 이렇게 두고두고 화제거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_-;;; 가끔 `그래서 그 사이언스 키드는 지금 뭐하나? 이공계 때려쳤대?'하는 질문이 나오곤 합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저는 아직 물리학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는 중입니다. 5년쯤 전에 학위를 받고 몇군데 기관에서 포스트닥과 연구원 생활을 거친 다음 작년에 이곳에 정착했습니다. 앞으로 인생이 어찌 바뀔런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40대에 통닭집을 차려야 하거나, 직장을 그만두고 의대가려고 수능시험을 다시보게 될 것 같지는 않네요. 어릴때 꿈을 모두 이룬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물리학을 연구하면서 가보고 싶었던 외국의 유명대학에도 가봤고 좋은 저널에 논문도 실어 봤고 오랫동안 연구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장도 얻고해서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하고 있습니다. 결혼은 아직 못했습니다. 제가 생기긴 산적같이 생겼으면서 눈은 높아가지구 말이죠 :p 아직 인생을 절반정도 밖에 안살았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하긴 뭣하지만, 똑같은 인생을 다시 살거냐고 누가 묻는다면 yes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답변이 됐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