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 날 짜 (Date): 2002년 12월 1일 일요일 오후 05시 04분 08초 제 목(Title): [어나니에서] 서울대 성악과 학내 폭력 * 진상이 궁금하군요... * [ anonym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2002년 12월 1일 일요일 오후 04시 23분 59초 제 목(Title): [펌] 서울대 성악과 학내 폭력 서울대 성악과 학내 폭력에 관한 글... '군대', 남자들이 26개월 고생하고 오는 곳, 눈 딱 감고 참으면 고생이 끝나는 곳인가? 아니다. 서울대학교 안에는 또 다른 군대가 있다. 훈련소에 들어가기 전부터 훈련을 시켜주는 곳, 현역 군인 사이에도 근절하려고 제도를 개선하고 있는 '폭력'이 여전히 횡행하는 곳, 그 곳이 바로 그 이름도 화려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다. 그 동안 주워들은 얘기로, 다른 일부 대학교의 체대, 음대, 미대 등 예체능 전공 학과의 경우 '얼차려' 문화가 남아있다고 한다. 그래서 남의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남의 얘기가 아니었다. 성악과 학생에게서 들은 서울대 음대 성악과의 상황은, 소문으로만 듣던 군대식 폭력이 극에 달해 있었다. 우선 직접적인 폭력은 성악과 내 복학생들에 의해 후배들에게 가해진다. 군에 갔다 온 복학생들은 '성복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학교 질서유지'라는 명목 아래 후배들에게 폭력과 구타, 인신공격 등을 가한다. 그러다 보니 성악과에서 복학생이 아니면 '자유와 낭만'을 즐기는 대학 생활은 상상할 수 없게 된다. 성악과의 저학년들은 음대 건물이 두렵다. 음대 건물 가까이만 가면 어디선가 복학생이 지켜보고 있지는 않은지 눈치 보고, 혹시라도 마주치면 깎듯이 인사하고 긴장한 채로 서서 어떤 분부가 떨어지지 않을지 기다리다가 다른 말이 없으면 황급히 선배가 없는 곳으로 피한다. 오래 있다가 꼬투리 잡힐 일이 생기면 고통스럽고 모멸스런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성복회'를 필두로 한 성악과 내 선배들의 폭력의 일면을 살펴보자. 폭력의 피해자 중 가장 불쌍한 이들은 신입생이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대한민국 최고 지성의 산실'이라는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면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지성'이 아닌 '신고식'이다. 신입생들은 입학을 하면 선배들이 주관하는 '신고식'을 치뤄야 한다. 그냥 치루는 것이 아니라 며칠 동안 얼차려를 받아가며 '신고식 연습'을 한다. 역시 군대식으로 자기 순서가 오면 선배들 앞으로 뛰어나가 자기 학번과 이름(즉 관등성명), 그리고 지도 교수의 이름 등을 복창하고 제자리로 뛰어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신입생들이 그런 것을 잘 알 리가 있겠는가? 제대로 복창하지 못한 신입생은 선배들에게 배를 발로 채이고, 안면을 구타 당한다. 단체로는 '원산폭격'(머리를 땅바닥에 박고 엎드리는 것), '쪼그려 뛰기', '어깨동무하고 앞뒤로 취침' 같은 얼차려가 가해진다고 한다. 성악과의 행사가 있을 때에는 선배들의 '학과 분위기 바로 잡기'가 더 심해진다고 한다. 올해 1학기 초에 있었던 '교수 음악회'의 경우를 보자. 언제나 그렇듯이 성악과 학생들은 겨울방학을 반납하고 교수 음악회 연습에 '동원'됐다. 무슨 일이 있어서 당시 2학년(당시가 개강 전이므로 지금은 3학년)들이 연습 때 상당수가 나오지 않았다. 이것을 본 복학생(그렇다, '성복회' 회원들이다.)들은 '집합'을 명했다. 겨울이었지만 음대의 빈 강의실 하나가 땀과 먼지로 뒤덮였다. 선배들은 2학년들을 약 두 시간 동안 '굴렸다'. 강의실 바닥에 머리를 박게 하고, 쪼그려 뛰기를 시키고, PT 체조를 실시했다. 이렇게 학기를 시작하면 학기 중에는 조용한가? 그렇지 않다. 학기 중의 모든 행동은 정기적인 '집합'에서 조목조목 지적되기 때문에 성악과의 저학년 남학생들은 일거수일투족을 조심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하루하루 저학년들의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한다. 정기적인 집합 중 대표적인 것은 '종강 집합'이다. 학기말이 되면 복학생들은 그동안 정리해온 목록에 따라 후배들을 '교육'한다. 종강집합이 시작될 때면, 선배들은 무언가 적은 듯한 쪽지를 가져온다. 거기에 뭐라고 적혀 있을까? 걱정 말라. 선배들은 그 내용을 친절히 읽어주니까. '선배에게 인사하지 않는다', '선배들의 이름을 모른다', '연습실에서 문을 열어놓고 연습한다', ....... 선배들은 이렇게 '교육 받아야 하는 이유'를 가르쳐준 후, 후배들의 뺨을 때리고, 배를 걷어차고, 머리를 땅에 박고 엎드리게 하고, 쪼그려 뛰기를 시키고, 전후 취침을 시킨다. 좀 웃기는 것은, 선배들 상호간에도 얼차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학원생은 복학생을, 복학생은 4학년들을 '손봐 준다'. 그러고 나면 4학년들은 3학년 이하의 남학생들에게 얼차려를 가한다. 가장 최근 있었던 올해 1학기 종강 집합은 군대식 문화 아래 있는 남학생들 사이에 일어나는 집단 폭력의 전형이다. 복학생들이 서너 시간 후배들을 굴리고 나가자, 다음에는 4학년들이 선배들에게 혼난 후 후배들을 모았다. 3학년들에게 '우리가 너희들 눈치보면서 학교 생활 해야 하냐?'라면서 트집을 잡고 3학년들을 '엎드려뻗쳐' 자세를 취하게 한 뒤, 엎드린 후배들의 배를 두세 번씩 발로 찼다. 그 뒤 1, 2 학년에게도 비슷한 폭력이 가해졌는데, 특히 1학년의 한 학생은 인상이 맘에 안든다는 이유로 복학생에게서 참기 힘든 욕설로 인신공격을 당하면서 10여 분 동안 구타를 당했다고 한다. 물론 그 10분 동안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성악과의 '단합과 질서 유지'를 위해. 이렇듯 전근대적이고 잔인한 군대식 폭력, 얼차려로 얼룩지고 있는 성악과의 실상이 외부로 전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성악과의 남학생들은 다 알고 있다. 자칫 잘못 발설해서 선배들과 교수들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날엔 음악계에서 '매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녀석, 인간이 덜 됐어.", "노래는 좀 잘하는지 몰라도, 키워주면 선배 잡아먹을 놈이야." 등으로 선배들 사이에 자기 이름이 회자되는 상황을 생각하면, 후배들은 아무 말 못하고 죽은 듯이 지내게 된다. 그러다 보니 구타와 얼차려, 인신공격을 당하는 후배들은 '군대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학교 생활이 힘들어 군대에 가려 한다. 남들은 두려워하는 군대가 '도피처'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이유로 군대에 간 남학생이 많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일부 성악과 교수는 알 것이다. 알면서도 모른 체하는 것일 뿐이다. 교수들이 주관하는 행사에는 수업도 빠지고 참석해야 하며, 교수들 연주회의 '합창단'이 되기 위해 방학은 없는 것으로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자기들 원하는 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를 바란다. 그러면 거의가 다 '선배'인 성악과 교수들은 대학원생과 몇몇 복학생이 주도한 '교육'을 묵인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서울대 음대 성악과 남학생은 군대를 두 번 간다. 성악과라는 성악과 만이 아는 군대와 우리가 흔히 아는 군대....... 제발 이 문제가 공론화되길 바란다. 물론 일부 성악과 남학생들이 "'얼차려'는 일종의 '후배 사랑'을 표현한 것이고, '집합'은 사실 별 것 아닌 '체력 단련' 정도의 운동 모임"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또 '성복회' 남학생이 이럴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단순한 '운동 모임'으로 서로의 정을 확인합니다." 아니, 어쩌면 교수도 거들지도 모른다. "성악과 특유의 전통이 최근 들어 조금 왜곡된 모양인데, 일부 학생들의 한두 가지 실수를 두고 성악과 전체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만약 그런 선배나 교수가 있다면, 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군대에서(혹은 성악과 동문회에서?) 폭력과 얼차려가 그 핵심이 되는 권위주의에 물든 이들은 정신적 폭력(맹종 강요)과 물리적 폭력의 파괴력을 모르게 돼 버렸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런 폭력으로 야기되는 또다른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서울대 성악과에서 유명한 불문율이 있다. "무슨무슨 콩쿨은 몇 학년 이상만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객관적인 기준이 적용되는 대회가 있어도, 서울대학교 성악과 내부에서는 오로지 '학번'으로 참가 여부가 결정된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창의적인 연주, 창조적인 창법은 나오기 힘들다. 고만고만한 '인맥에 의존하는 착한 성악가'만 서울대 성악과에서 살아남는다. "천재를 받아서 둔재로 졸업시킨다"는 서울대학교의 오랜 악명은 성악과에서도 어김없이 적용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