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MinKyu (김 민 규) 날 짜 (Date): 2002년 8월 9일 금요일 오후 08시 21분 35초 제 목(Title): Re: 역시나... 중간이 끼어들어서 죄송하지만, 다른분들께서 attic 님의 이야기를 좀 오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attic 님은 기본적으로 아담 스미스가 주장했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은 합리적 (다르게 말하면 자기 이익이 최대가 되는 방향) 으로 행동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신 것이죠. 사회 내에서는 그런 것들이 시장 메카니즘등을 통해 상호 견제 내지는 균형을 찾아서 안정이 되기를 바라는데, 그것이 잘 안되는 경우에 개인들의 도덕이나 윤리만 탓하지 말고 가령 정부의 개입이나 공공부문의 확대같은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 같습니다. 정부가 운영 혹은 보조하는 병원의 필요성도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고 작년에 의약분업에 대한 논의에서 언급되었던 내용입니다. 제 생각으론 attic님 (개인적으로는 전혀 모르는 분임)은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몇가지 예를 들었는데, 다른 분들께서 그 예들의 허술함(?) 내지는 어설픔만 가지고 논쟁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론 attic님께서 그런 예가 바로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하시는 것 같지도 않은데도 말입니다. (이건 제가 느낀대로 말씀드리는 것이고 쓰레드를 따라다니며 일일이 확인한 것은 아님을 양해바랍니다.) 사실 의료문제는 이래저래 골치아픈 문제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영국같은 제도를 따르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는 시장경제에 따라 움직이는 서비스 업종이지만, 사회보장 측면에서 정부 개입은 어쩔 수 없고 ... 미국에선 의료 보험도 전부 사기업에 의존하는데, 그 결과 최강대국 미국이 의료보험 혜택을 전혀 못받는 사람이 4천만명이나 된다는 어이없는 상태에 있습니다. 힐라리 클린턴이 개선해 보겠다고 덤벼 봤지만, 큰 성과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IEEE 보험 선전에 의하면 치과 보험 없는 사람은 약 1억명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의료보험과 치과 보험이 별도임) 그 극단인 영국에서는 대부분의 의사가 아예 공무원이라는데, 의료비는 모두 국가가 부담하지만 수술을 받으려면 심지어는 몇 년 씩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두 극단을 보면 우리나라라고 해서 의료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하는 묘안이 있기가 어렵지 않겠냐 하는 느낌이 듭니다. 민주당 정권을 비롯해서 (의사들도 마찬가지로) 이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강제보험으로 의료보험을 실시하면 어차피 의료를 시장에만 맡겨두지 않는다는 이야기인데, 문제 중 하나는 보험 진료는 정부가 규제하고, 비보험 진료는 전적으로 시장에 맡겨져 있으니까 의료 공급이 자꾸만 규제가 없고 상대적으로 수익을 올리기 쉬운 비보험 부문으로 몰리는 경향이 생긴다는 것이겠죠. 그렇다고 사치재에 해당될 미용 성형 수술 등을 보험에 포함시키는 것도 문제고, 의사 개인의 직업의식이나 도덕심 등에 의존하겠다면 그건 솔직히 너무 비현실적인 바램이겠죠. 막말로 의사도 사람이니까 -- 그렇다고 애 안받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개인들이 '잘하는' 것에 의존해야 하는 것은 좋은 시스템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꼴통들만 모아놔도 잘 돌아갈 수 있는 것이 가장 훌륭한 시스템이겠죠. 비양심적으로 보이는 의사들을 욕하기야 쉽지만, 그렇게 해서 나아지는 것은 사실 없습니다. 어디나 그런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라고 생각하고 잘 구슬리거나 요리하거나 유도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닐까요? 사족1) 사실 산부인과는 의사 중에선 3D 업종이 되기 쉬운 것 같다. 맨날 응급이고, 의료사고 가능성도 높고, 주된 일(출산)은 보험으로 묶여 있으니까요. 유일하게(?) 병자가 아닌 정상인(산모)을 대상으로 하면서 생명의 탄생이란 과정을 주관한다는 면에서는 아주 매력적일 수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사족2) 의사들도 자기네끼리 연대의식(도덕이나 윤리와는 다른 이야기죠) 이 있으면 수입이 좋다는 성형외과, 피부과 의사들이 기금을 모아서 산부인과에 보조를 해 줘야 하는 것 아닐까? 파업만을 위한 연대의식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