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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child (:: 아리 ::)
날 짜 (Date): 2001년 7월 18일 수요일 오후 01시 35분 35초
제 목(Title): 방정리를 하면서 찾은 책들





 간만에 방정리를 했다. 왜냐하면, 찾아야하는 책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_-;  책을 아무렇게나 쌓아두어서 뭐가뭔지 모를지경에

이르른 상태였다.

( 혹시 Discrete mathmatics(이름이 맞나몰라), 안 쓰실 분은 제게 넘겨

주심 후사하겠습니다. )

 분명히 있었는데, 방정리 후에도 안 보이는 것을 보니, 아마 후배한테

빌려줬던 모양이다. 내 성격상 팔았을 리는 절대 없고. 으, 어떤 넘인지

썼으면 반환해야할 것 아니냐.

 정리하면서 책들도 버리기로 했는데, 구석에 박혀있던 각종 만화잡지,

및 옛날 책들, 동화집 같은 것들을 버렸다. 그러다 만난 책, '리뷰'.

 대중문화계간지라는 이름을 붙이고 나왔던 잡지인데, 옛날에 참 열심히

봤다. 버리기 앞서 대충 훑어보는데, 장정일의 인터뷰가 눈에 띄었다.

 이제는 영화 '거짓말'로 더 유명한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쓴 직후,

파리에 있는 동안 가진 인터뷰인데, 처음 읽었을 때 봤던 재미있는 구절

들이 다시 보인다.

-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태리에서 소설을 써보니까 국가와 민족을 벗어난

정신의 자유를 느꼈다고 했는데, 장정일씨는 어떤가? 어떤 국제적 감각

이랄까 그런 게 생기는 것 같은가?

 -> ....그래서 그 국제적 감각이란 걸 느껴보지 못했다.....하지만..

   창작자로서보다 독서가로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이곳의 십대들을 보지 않고서는 열두어 살의 양녀를 사랑
 
   하는 '로리타' 속의 험버트가 소아애자로 보이겠지만, 신체적으로 

   너무나 잘 발육해버린 이곳의 십대들을 볼 때, 변태라서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백년 전부터

   형성되었다는 이곳의 꽉 막힌 아파트 구조를 볼 때 포우나 크리스티

   같은 추리소설 작가들이 왜 밀실살인에 대해 강박적으로 써댔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사는 가옥의 구조를 생각하면서
  
   에밀 졸라의 '살림'을 읽는 느낌이란...


나의 논평 : 그렇다, 험버트는 변태가 아니다. 그저 건강한 넘이었다...^^;

   프랑스 아이들은 참 이쁘다....^^;


- 이번 소설에서 중요한 점은 구원의 문제인 듯하다. 여주인공 와이는

천사로서 내려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천사가 아니고서야 고3의

여학생의 그렇게 천연덕스레 제이와의 대담한 섹스에 빠지면서 제이의

영혼을 구원해내겠는가. 사전에 폰섹스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만나자마자

섹스에 빠진 두 사람이 단지 섹스만으로 사랑에 빠지는 설명은 다소 작위

적으로 느껴진다.

 -> 모든 여자들은 다 천사다. 악녀도 천사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여주

  인공 와이는 그 양면을 다 보여준다. 와이가 여고생이라는 게 문제를

  발생시킬 줄은 불을 보듯 뻔히 짐작되었지만, 와이가 그 양면을 다 보여

  주기 위해서 열여덟 살의 여고생이어야만 했지, 열여덟 살의 가출녀나

  재수생이 필요하지 않았다......(후략)



나의 논평 : 모든 여자들은 천사, 악녀도 천사의 일종이라는 단언이 독특한

            뉘앙스를 준다. 잼있다.


- 소설과 수필에서는 물론이고 영화와 TV 드라마등 90년대 들어 한국문화

전반에서 성담론이 폭발하고 있다. 그 폭발은 단지 양적으로 그럴 뿐 아니라

이제껏 금기시되어왔던 모든 은밀한 것들을 건드린다......오늘의 문화가

성적으로 팽창하는데 대한 당신의 생각은?

 -> 그만큼 성적으로 억눌려왔고, 성을 포현하는 데 낯설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신체를 희롱해온 이중구조의 뚜껑이 이제는 활짝 열려야 한다.

 썩어문드러지느냐? 정화냐?   .......대체 보신 관광을 하는 사람이 누군가?

 십대? 월급쟁이? 아니다. 바로 그 잘났다는 사회지도층이란 작자들이다.

 개새끼들.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그 못난 인간들 또한 얼마나 성에 무지하고

 성에 억압 받아왔던 것일까?


- 이번 사태를 보면서 마광수 교수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마광수와

 자신을 비교하자면?

 -> 나보다는 우리 시대의 또 다른 자유주의자인 복거일과 비교해보자.

 마광수는 우리 사회의 온갖 이중구조를 참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는

 특히 성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잡다한 이중구조를 까발기고 깨려고 했다.

 그에 반해 복거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중구조는 어쩔 수 없으며, 이

 사회의 동력이라고 긍정하며 그 이중구조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

 인가를 궁리하는 사람이다. 내가 보기에 마광수는 안쓰러울 만큼 도덕군자며

 계몽주의자이고, 복거일의 논의는 성을 다루고 있지 않지만 외설적이기 짝이

 없다. 나는 아무런 계몽이나 도덕적 의도를 가지고 있지 못하며, 그것들이 

 불탄 자리에 있다. 까닭은 수필이나 소설로 연장된 계몽이 아니라, 

 거짓말로만 이야기하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논평 : 다른 인터뷰에서 누군가(아마 역시 장정일이었을 것이다.) 간단히

 마광수에 대해 말하길, '마광수는 보수주의자다!'라고 했다. 표면과 이면의

 불일치를 참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라나. 




 책을 버리면서 든 생각인데, 놓아두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버리기는 다소

아까운 책들이 많다. 이런걸 전자책으로 자동으로 바꿔주는 게 있음 좋겠다.





        난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는다.            
                                                metheus@iname.com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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