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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soliton (김_찬주)
날 짜 (Date): 2001년 6월 12일 화요일 오후 08시 31분 50초
제 목(Title): 영어 공용화에 대한 나의 생각


Monde:
요새 집에서 많이 봐주나 보지?
어떻게 이렇게 날이면 날마다 술을 마시고도 아직 목숨이 붙어있을까?

-------본론으로 넘어가서...

저도 현 시점에서 영어 공용화에 반대합니다.
필요하면 찾아서 배우는 것으로 충분하죠. 그 무슨 민족 감정 같은 것을
배제하더라도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그냥 현실적으로만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서는 학교 교육만으로 영어 사용이 불가능한 것이
사실인데 단순히 영어 공용화만으로 구체적으로 영어 교육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학생들이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것은 교육의 양이 모자라거나 학생들이 게을러서가 결코
아닙니다.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영어가 공용어가 아니라 공용어 할아버지가
되어도 영어를 못배우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때문에 영어
교육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러한 개선은 영어 공용화 여부와
아무 관게없는 문제일 뿐이죠.

또한, 사회의 모든 공적 업무를 두 가지 언어로 해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작업을 두 언어로 준비한다는 것은 엄청난
자원의 낭비이고 인력의 낭비이고 시간의 낭비입니다. 비효율의 극치겠죠.
그리고 우리말과 영어는 구조가 매우 다른데 번역 과정에서 두 언어 사이의 
미묘한 의미 차이로 인해 생기는 혼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구요. 가끔 캐나다에 갈 일이 있는데 그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놈들 참 불편하겠다.." 모든 문서를 영어와 불어 두 가지로 
준비해놓고 있거든요. 영어 공용화는 그 고생을 사서 하겠다는 것이니..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이외에 훨씬 더 크고 심각한 문제가 많겠지요.
예를 들면, 현재도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사회적 압력 때문에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영어가 공용어로 되면 우리 사회는
극단적으로 갈리고 기득권 세력과 보통 사람들 사이의 갈등의 골이 더
심해지겠죠. 우리나라에 정말 그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소위 양반이라고 하는 자들이 한글을 무시하고 한문을 자기네 세력 
유지의 방편으로 삼았었죠. 그리고 옛날 유럽에서도 소위 귀족이라는 
자들은 자기네 나라 말 대신에 불어쓰기를 즐겨했다죠.
어떤 분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공용화해서 누구나 쓰게 하자는
말씀이신데, 제 생각으로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반복하지만, 현재 사람들이 영어를 잘 못하는 것은 결코 관심이 적거나
배우는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죠. 이 마당에 영어가 공용어로 되면,
그 순간은 바로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평범한 한국인들이 말도 하나
제대로 못하는 저능아 정도로 공식적인 낙인이 찍히는 순간이 될 겁니다.
우리 사회는 결코 "둘 중에 하나만 하면 되지"로 생각해 줄 너그러운 곳이
아니라는 말이죠.

제 생각은 간단합니다.
영어는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만큼 배우면 된다. 자발적으로..
영어 몰라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당치도 않은 짐을
지우지 말자.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물론 크게
개선해야 합니다. (이건 공용화 여부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문제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훗날 정말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이 영어가 필요해지고 또 영어를 쉽게
익혀 쓰는 때가 혹시라도 온다면, 그때 공용화 논의를 다시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정부가 공식적으로 앞서 나아갈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죠. 이건 민족 감정 등과는 아무 관계없는, 주판알을 튀겨가며
하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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