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강철 새잎) 날 짜 (Date): 1995년02월06일(월) 17시11분34초 KST 제 목(Title): 공짜 좋아하지 맙시다! 너무... 때는 92년, 푸른산 최악의 해... 여름이었어요... 회사에 있는 선배와 함께 벼르고 벼르던 산행을 드디어... 시간도 없고해서... 가까운 치악산으로... 당일치기를 할 생각이었지요... 사실 가능하기도 하고... 아침에 만나서 기차를 타고 실제로 오르기 시작한 건 2시 부턴가? 아마... 근데 오르기 전에 욕심이 생겨서 치악산 종단종주로 계획을 바꿨지요... 절 이름이 아마 상원사였나? 신림이란 곳에서 오르면 한 시간 후쯤 나타나는 곳에서 멋있는 분들을 만났지요... "어디서 오셨나요?....갈 곳을 모르는데 온 곳을 어찌 알겠읍니까..." 반대의 말은 어디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순서 바뀐 말이라도 직접 들으니 그럴 듯하더군요... 산에서는 이렇게 제 멋에 겨운 사람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러면서도 눈꼴 시지도 않구요... 어쨌든,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라구요... 7시간 정도 걸렸나... 거의 내려와서 한참 쉬다가 주차장 있는데까지 걸어갔는데 마지막 버스가 떠났더군요... 원주역까지가는 마지막 버스가... 난감했지요... 서울로 돌아가야 했는데... "갈 곳 모른다는 게 이걸 두고 한 말인가"하는 생각도 들고... 아뭏든 가는데까지 걸어서라도 가려고 한참을 겄는데 봉고 한대가 씩씩하게도 달려오는 거 아니겠어요! 사실 산행이나 여행의 참 멋(맛)은 공짜 차 타는 재미 아닙니까... 그리고 꼬 그런 차 잡는 거는 푸른 산의 특기이기도 하지요... 짧은 치마 안 입어도 다 세워주더라구요... :) --- 한 번은 귀찮아서 후배들에게 맡겼더니 한 시간이 넘도록 차 하나를 못 세우더군요... 근데 그런데서 절대로 못새우는 차가 있지요... 젊은 남녀 둘이 탄 승용차... 일부러 사람 없는 곳을 골라온 그런 차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안 세울 겁니다... 급할땐 좀 야뱍하다는 생각도 들지요... 그리고 그런 야심한 시각에 그런데 오는 사람들한테서 산사람을 배려해주길 바라는 거 자체가 무리겠지요... 아뭏든 푸른산은 그런 차는 별로에요... 그래서 푸른산이 가장 좋아하는 차가 무엇이냐? 바로 봉고라는 건데... 그날도 예의 그 봉고가 푸른산을 향하여...트럭은 푸른산을 결코 배신하지 않는 법. 아마 배낭맨 푸른산의 모습이 보기 좋은 모양입니다... 그리고 일단 선량한 분위기가 마구 풍기니까... 멀리서 볼 때만... ;-) ;-) 사실 푸른산은 배낭 맨 모습이 가장 어울림... 배낭을 매면 정말 부러울 게 없지요 어쨌든, 그 날의 봉고도 기냥 서더군요. 손들자마자 아주 시원시원하게. 푸른산은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아주 능숙하게 뒤에 올라탔지요... [모래시계]에서 최민수가 오토바이 올라타는 것보다 더 자연스럽게... --> 이거 비교가 되는 건가... :) "아저씨 고마워요" 한 마디 후에 우리의 봉고는 힘차게 달렸는데... 예상보다 긴 산행이어서 힘들었지만 종주도 했겠다... 역에 기차시간 맞게 갈 수도 있겠다... 봉고는 생각보다 빨리 달려서 속도감도 알맞고... 시원한 바람이 귓전을... 그리고 하늘엔 휘영청 밝은 달이... 이거 안 해 본 사람은 모를 겁니다... 신선이 따로 없지요... 당연히 그럼 술 생각이 나지 않겠어요...누가 먼저랄 것 없이 우리는 술을 꺼내들고 주거니 받거니... "달빛 조오타~~~ " 를 연발하며... 선배는 "푸른산 너의 능역은 정말 신기하고 놀라워!"라는 아부를 잊지않고... 아부에 약한 푸른산은 또 으쓱해서리 한잔 마실거 두잔 세잔 먹고... 봉고는 우리에게 고맙게도 알맞은 진동을 주기위해서인지 비포장과 포장 사이를 지그재그로 절묘하게 오가며 달빛의 애수를 돋구고... 봉고의 화물칸을 배낭과 함께 뒹굴기를 30분 정도... 버스가 많이 다니는 곳에서 우리는 차를 세워 달라고 해서 내렸는데... 아저씨에게 고맙다고 인사도 할 겸 갖고 있던 과일을 드릴려고 했는데, 그 아저씨 과일을 기냥 땅바닥에 던져 버리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다시 한번 자세히 쳐다봤더니, 글쎄, 그 아저씨 이미 술에 취해서 거의 인사 불성이더라구요... "그럼 아까 포장과 비포장을 오간게 이것 때문???..." 순간 아찔한 푸른산... 묘하게 일그러지던 선배의 얼굴... "너 확인도 안하고! ..." 여러분 공짜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 :) :) :) 반드시 확인하고 타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