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eyedee (아이디) 날 짜 (Date): 1995년01월25일(수) 11시22분27초 KST 제 목(Title): 고등어 감상문 경고: 당연한 말이지만 아랫 글은 순전히 본인의 주관적 견해임. ----------------------------------------------------------------- 얼마전에 공지영의 "고등어"를 읽게되었다. 작가가 소위 신63세대의 일원 ("신"자를 덧붙였음) 이라는 점, 소설내용이 80년대를 그리고있다는 점등 때문에 관심을 갖게되었다 지상에서도 자주 언급이 되서 어느 정도 기대를 갖고 읽었는데 뭔가 미진하게 느껴졌다. 작가는 암울했던 80년대에 치열하게 살려고 노력했던 젊은이들의 삶을 그리려한 것 같은데 주제가 충분하게 전달못된 느낌이다. 우선 소설을 명우와 주변의 세여자를 통해서 이끌어 가다보니 연애 소설 처럼 만들어버렸고 80년대의 묘사도 개인의 희생이나 아픔에만 치중한 감이 있다. 그래서인지 "고등어"에서는 긍지나 반성보다는 감상이 먼저 느껴진다. 작가의 원래 의도는 긍지인듯하지만.... 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80년대 (특히 80-87)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80년대는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 삶을 떠나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해 보려고 노력하거나 고민했던 시대이다. 그와중에서 목숨을 바친 사람도 있고 감옥에 간 사람도 있고 어정쩡하게 고민만하는데 그친 사람도 있다. 글의 주제가 치열하게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묘사라면 그들의 노력이나 아픔 뿐아니라 그들이 극복하려했던 현실의 모순, 채택한 방법의 당위성, 오늘의 현실과 그때와 무엇이 다른지 등에 대해 좀더 구체적 언급이 있어야할 것같다. 아무리 열심히 살았더라도 그 지향했던 곳이 허상이라면 의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이경우엔 감상이나 긍지에 앞서 반성과 새로운 대안모색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그 목표가 허상이 아니고 정당한 것임에도 아직 달성되지 않았다면 소설의 내용이 "그때는 ...이렇게 살았다"라고 회고하는데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80년대에 젊음들을 사로잡았던 변혁이데올로기에는 단순한 시민사회의 건설이상의 목표가 있었는데 그게 달성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의 무기력은 무엇을 뜻하는가? 자포자기인가?...... "한때 푸른 바다를 헤엄치던 고등어가 이제 소금에 절여져있다"라는 식의 묘사가 있다. 난 1) 고등어가 헤엄쳐가려한 곳이 좋은 곳인지 아닌지? 갈 수 있는 곳인지 아 닌지? 2) 이제 고등어가 백자반이 되어버린 것은 고등어의 타협이나 자포자기 때문인지? 아니면 바다에서 헤멜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세상이 (좋게?) 변했기 때문인지? 에 대해 공지영이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소설이라는게 직설적으로 사물을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문학적 완성도만 본다하더라도 "고등어"는 최인훈의 "광장"에 훨씬 못미치는 듯하다. 80년대의 아픔이나 분위기를 느끼려면 여성노동자 수기나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를 읽는게 낫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