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천안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막 출발하려는 찰나 웬 (어두워서 잘 모르겠지만 예쁠 것 같은) 여자가 창문을 두드린다. "일행을 놓쳐버렸는데 서울까지 좀 태워주세요, 네?" 머뭇거리는 순간 그녀는 차 문을 열고 그냥 타 버렸다. 뒷자리에... 일단 출발을 하고나서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좀 안 서먹서먹하게 하려고 말을 걸었다. "집이 어디세요?" "부산이예요. 서울에서 일주일쯤 머무를 계획인데 심심할 때 전화하게 아저씨 전화번호 좀 가르쳐 주실래요?" 황당해진 나는 그냥 대답없이 운전만 계속했고 그녀는 잠시 후 잠이 들었다. 서울에 거의 다 왔을 때 잠에서 깨어난 그녀는 "오늘밤 저랑 같이 지내실 생각 없으세요?" "네." "전화번호도 가르쳐 주기 싫으세요?" "네." "할 수 없군요. 그럼 제 전화번호를 가르쳐 드릴께요. 부산에 오시면 연락하세요." 그러고는 쪽지에 삐삐 번호를 적어주고 양재역에서 내렸다. 내가 너무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