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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seagull (갈매기)
날 짜 (Date): 1994년08월09일(화) 22시54분11초 KDT
제 목(Title): 시루바 & 배러리


(위*2)의 글을 읽다가 괜히 생각이 나서요.

학부1년때 분석화학을 지금은 정년퇴직하신 모교수님께 들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라 그런지 말도 조금 느리셨고, 온화한 그냥 

친근한 동네할아버지같은 이미지의 교수님이었죠.

앗! 실수! 학부2년 때예요.

한참 수업을 듣는데 갑자기...

시루바가 어떻고 저떻고... 하시는 겁니다.

근데 아무도 질문을 않기에 다들 아는 거구나.

전 고3때 화학을 선택하지 않았었거든요.

저희 고등학교는 물리-지구과학 or 화학-생물 중에서 선택을 강요했었거든요.

그래서 다들 아는데 혼자 모르는 줄 알고 넘어갔죠.

친구들에게 물어본다는 걸 깜빡 잊고 넘어갔는데, 또 강의 중에 '시루바'가

나오는 거예요.

수업이 끝나고 '시루바'가 뭐냐고 친구들에게 물었지만 아무도 모르더군요.

고민... 또 고민...

그런데 그 순간 선배 한 명이 과도서관으로 들어오는 겁니다.

형, '시루바'가 뭐예요?

푸하하하하하... 너희들도 당했구나...

그형의 말을 듣고서야 우리는 '시루바'의 비밀을 알았습니다.

해마다 '시루바'의 비밀때문에 순박한 학동들이 고민했다고 하더군요.

그 교수님은 젊은시절에 일본에서 학위를 마친 관계로 일본식 영어발음이

익었던 겁니다. 

시루바는 말안해도 이젠 아시겠지만 'silver'였습니다.



그해에 전기화학을 전공하신 교수님이 새로 부임을 하셨죠.

비교적 젊고 의욕에 찬 분이고 저희랑 잘 어울려주셨기때문에 학생들에게

인기가 거의 최고였습니다.

3학년이 되어서 그 교수님의 수업을 듣는데, 그 열성에 감동할 정도였죠.

제가 처음으로 전공에 흥미를 갖게 해준 강의였습니다.

그런데...

한참 강의중에 '배러리'가 어떻고 저떻고 하시는 겁니다.

뭘까? 도대체 뭘까? 고민 중인데...

또 다시 '배러리'가 등장하는 겁니다.

우린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죠.

교수님! '배러리'가 뭡니까?

아하! 그렇지 작년에도 애들이 묻더니... 그래 이렇게 말하면 알더라구..

'빳떼리'야 '빳떼리'...

에구! 이번엔 우리가 일본식 발음에 익었던 것이고 교수님은 아직 귀국하신 지

얼마 안되서인지 미국식 발음이 익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우리가 '배러리'를 어떻게 알아듣겠는가?

그 이후부터 그 교수님은 몇번의 실수('배러리' 아차 '빳떼리')를 하신 후

정확하게 우리가 알아듣도록 '빳떼리'라고 발음하신다.

에구 그러시다 외국에서 발표할 때도 '빳떼리'라고 하시는 건 아닌 지?


   --- 그냥 글 읽다가 옛날 생각이 나서 써 봤어요.
                  최 용환, the Seag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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