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yoojk (노니머해) 날 짜 (Date): 1994년11월29일(화) 15시46분25초 KST 제 목(Title): 악몽같았던 시험거부 정말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당시의 이슈가 뭐였던가~도 가물가물할 뿐... 난 원래 운동에는 소질도 관심도 없었거니와, (교양 테니스는 C- 교양축구는 D+ :( 내가 운동권에 들어가면 우리집은 길거리에 나앉는줄로 알라는 공무원이신 우리 아버지의 엄명/당부/애원에 첨부터 멀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당시 아버지의 근무지는 먼 곳도 아닌, 관악구청이라서 학교 상황을 관내 아시는 분한테 (어떤 사람에게는 X새끼겠지만) 자주 물어보셔서 환히 알고 계셨다. 시험거부 소식도 당연히 아셔서는 나는 절대로 시험을 봐야 한다고, 안그러면 당신이 쫓겨난다고까지 하시는데야... 아버지께 나는 결국 시험을 보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난 친구들에게 시험을 보겠다고 미리 얘기를 해야했고, 온갖 따가운 눈총을 느끼며 시험을 쳤다. 그때 시험장에 들어온 애 중에는 진짜 공부밖에 모르는 애도 있었고 (인간성이 나쁘단 말이 아님, 성격도 착한데, 진짜 공부만 했음) 어머니 손이 끌려 들어와서 울면서 본 애도 있었다. 왜 우리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내가 시험을 보고싶지 않은 이유는 딱 한가지였다. 친구들도 안보니까. 시험을 본 이유도 한가지다. 가족, 더 정확히는 부모님을 걱정시켜드리지 않으려고. 결과적으로, 난 친구들에게서 따돌림을 받지는 않았지만, 그후로 계속 (아마 평생?) 미안한 감정을 갖게 되었다. 시험거부는 중간고사때 있었으므로 기말때는 모두들 죽을 힘을 다해서 공부를 했다. 그치만 나는 웬지 공부할 맛이 안났으므로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답도 대충 쓰고. 결국 1학년 2학기의 학점은 그렇게까지 높진 않았다. 그래도 모두들 학사경고을 맞은 거에 비하면 엄청 높은 거지만... 시험거부에 대한 기억은 잊혀질만 하면 되살아난다. 제일 많이 영향을 준 건 역시 유학나올 때다. 아니면 무슨 석사장교나 국비시험 같은 거를 치를때. 그럴 때는 나를 시험보게 만드신 부모님께 감사를 드렸다. (속으로) (지금은 또한번 부모님을 거역하려는 처지라서 조금 착찹하구먼... 이번의 선택은 내가 옳기를 정말 바라고 있는데...) 그리고 나보다 공부를 잘 하고 (이건 내 느낌), 또 잘 했을 뻔한 친구가 (이건 평점이란 기준때문에 생긴 가정법) 그때 맞은 학사경고로 졸업때의 학점평균이 나보다 조금 낮았을 때도 표현은 못했지만 속으로 많이 미안해했다. 그냥 ... soar가 얘기를 했길래 옛날 생각이 나서 적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