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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samos (주세이모스翕)
날 짜 (Date): 1994년11월25일(금) 15시34분41초 KST
제 목(Title): [결혼이야기41] 아내는 미용사?





참 오랜만에, 결혼이야기를 쓰게 되는 것같다. 그동안 러브 보드와 가비지보드에 뭘

막 올리느라, 시간상 SNU 보드에는 백과사전만 덜렁 올려놓고 나가서, 좀 그랬지만,

오늘은 왠지 하나 쓰고 싶다...마인드 콘트롤이랄까? 이렇게 글을 쓰다보면, 혹 내

기분이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



결혼해서, 나는 거의 하루도 안빠지구 아침마다 와이프한테 붙잡혀서 머리를 만지게

된다. 머리만지는거...되게 귀찮다. 그래서 난 이렇게 소리치고 도망간게 한두번이

아니다.


        "놔, 놔~ 시러~ 나 그냥 갈꺼야!!!!"


난 그 시간...사실 따져봐야 5분에서 10분도 안걸리는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 시간이면, 잠을 고만큼 더 잘 수 있는데...내가 그렇게 뻐튕기면 아내는


        "그럼, 학교 안보낸다~ 일루와! 빨리..."


하구 날 잡으러 댕겼다.


        "도대체 왜 날 아침마다 이렇게 젤이랑 스프레이루 멋내주는거야? 엉???

        내가 나가서 딴 여자 만나는 것두 아니구...난 자기밖에 여자란 모르는데...

        누구 보여줄 사람도 없는데, 왜 만져줘????"


라구 막 뭐라구 그랬더니,


        "난 집에 있지만, 자긴 밖에 나가서 일하자나~ 그럼, 자긴 곧 내 얼굴이야..

        그런데, 자기가 부시시하구 지저분해봐...그럼 사람들이 이럴꺼야...쟤 와이

        프는 도대체 어떤 여잘까? 어떤 여자길래 남편을 저꼴로 내보낼까? 라구 말

        야~~~"


음...일리가 있군...



그래서, 난 그 이후로는 아무말 안한다. 아침마다 고 시간이면, 잠을 더 잘 수 있는

데란 생각은 계속 했지만, 감히 반항할 수가 없다.


와이프는 날 잡아놓구는 젤을 막 발라서 머리 형태를 만든다.


        "이거봐..이거.. 이 남자는 머리가 이상해서, 맨날 아침마다 뒷머리는 위로

        올라가고 납작해지구, 옆머리는 갈라져서 지진나고...정말 이꼴로 어캐 밖에

        나갈 생각을 하는지...."


혼자서 주절거리면서 내 머리를 만져준다. 형태가 어느정도 고정되면, 이후엔 스프레

이로 그걸 딱딱하게 만든다. 요기두 살짝~ 죠기두 살짝~ 어떤때는 치익~ 하구 막 뿌

린 후에, 드라이어로 세심하게 사방을 다 지진다. 난 열받는거지 뭐, 아침마다....



이젠 일상생활이 되었는데....음냐, 요즘은 산후 조리땜시 처가에서 댕기구 있다. 오

늘 아침, 내가 여느때처럼 머리를 하구 있는데, 장모님이 들어오셔서 그걸 보시더니,


        "얘! 니 남편 그렇게 이쁘게 해서 보내면 어떻게 하니? 여자들이 줄줄 따라

        오면 어쩔려구...안그래두 요즘 통신인가 뭔가 땜시, 아는 여자두 많은 거

        같은데..."


음냐~ 그걸 다 야그하다니...와이프는 정말 장모님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군~


난 아내가 어찌 대답하나 지켜들었다. 뭐, 저번에 나한테 야그한것처럼 하겠지..하구

기댕기구 잇는데..


        "엄마, 이 사람, 그냥 내보내봐...못생긴게 이쁘게두 안하구 지저분하게 하

        구 댕긴다구 사람들이 흉볼꺼야...어디가서 손고락짓은 받지 말아야하지 않

        겠어???"


음냐~ 이게 왠 소리냐??? 장모님은 또 그 소리에, 수긍을 하신건지 마신건지..그냥

나가셨다. 난 장모님이 나가시자 마자,


        "야!!! 너 다시 말해봐..그거 진짜야??? 빨리 사실대루 말해!!"


라구 막 다그쳤다.


        "뭐, 그건 사실이자나~ 그치만, 난 자기를 이쁘게 꾸미는게 너무 좋아~ 그거

        못하게 하면, 난 넘 심심할꺼야~ 자기는 나한테 이쁘게 보이는 거 시러????"


하면서 막 애교를 떨었다.



그래서 난 용서해줬다. 담에 또 그러면, 국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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