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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ARAMIS (아라미스)
날 짜 (Date): 1994년11월21일(월) 15시58분10초 KST
제 목(Title): 정도 600년의 비극 (1)




94년 영국 런던에서는 명물 빠알간 이층버스가

"94년엔 한국을 찾아주세요"라고 커다랗게 써붙인채

시가지 한복판을 누비고 있었다.

그것을 물끄러비 보던 벨기에 아이가 하는 소리.

"야! 94년이 도대체 무슨 해길래 우리가 한국에 가야 되는거지?"

...가만 있자...94년이 무슨 해더라?...올림픽도 끝났고...

무식한 아라미가 그 이유를 알리가 없다. 한참을 머리를 긁다가

대답을 못하고 딴 청을 하고 말았다.

결국 94년에 한국을 오라는 이유는 그로부터 한참 뒤에나

알게 되었다. 

정도 600년. 서울 정도 600년 기념의 해였기 때문이었다.

좀 창피했다. 한국사람이믄서 그것도 몰라서 설명도 못해주고...

그런데 얼마전에 일이다.

대학로에 있는 혜화역 구내에

초록색의 이쁘게 생긴 부스가 2개 설치되었다.

이름하여 "서울 정도 600년 기념품 판매장"

아마 관광객들을 겨냥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그 부스가 얼마전에 문을 열었다. 

도대체 무슨 기념품을 팔고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찾아가서 기념품들을 본 아라미는 기절할 뻔 했다.





 "2000원짜리 전자 시계 싸게 팝니다."





이런. 애써서 만들어 논 부스에서는 시장바닥에서 잡상인들이나

팔 법한 조잡스럽기 짝이 없는 전자시계를 팔고 있었던 것이다.

서울 한 복판에서 정도 600년 기념품 판매장을 이런 식로 운영하다니..

문득 여름에 보았던 빨간 이층 버스들이 생각이 난다.

그 많은 버스들에 광고문을 붙일려면

제법 많은 돈이 들었을 텐데...

광고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광고에 걸맞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더욱 중요할텐데...하는 생각.

마음이 별로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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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 write a good prose,....is a matter of man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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