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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samos (주세이모스翕)
날 짜 (Date): 1994년11월14일(월) 13시30분44초 KST
제 목(Title): [결혼이야기40] 삥땅???





그동안...산후 조리땜시, 집사람은 처가에 있었고, 나 역시..사랑하는 아내와 아기를

떠나서는 하루도 살 수 없기에, 같이 눌러앉아있었다. 그래서 자연히 본가(총각때 내

가 살던 집)에 대해 소홀히 하게 되었는데...


어제...친구 집들이에 갔다가 저녁에 본가에 갔다. 부모님들은 병원에서 잠깐 간호사

의 선심으루 아기를 본 것 밖에 없으시니, 나에게 많은 질문을 퍼부우셨다. 잘 크냐

...착하더냐...황달기는 없어졌냐...피부는??...예쁘냐...등등....


뭐, 그에 대한 대답을 여기서 일일이 하는 것은, 고슴도치꼴밖에 안 되는 거니까..헤

헤....그냥 넘어가고.....


여하튼...그동안 친척분 및 할머니, 외할머니로부터의 여러 선물과 금일봉이 내게 전

해졌다....참...집들이 간 친구의 어머니는 내 어머니와 학교 동창이신데...생각지도

않았음에도...아가의 탄생을 축하한다...는 카드와 함께..금일봉을 하사하셨다...몇

번 거절했지만, 그래두 내 주머니에 슬며시 꽂아주시기에...마지못해..받았다.


그래서 내가 다시 아내에게 돌아갈 때의 선물들은, 집에서 딴 연시 10알정도랑...

집에 가다가 KFC에서 산 콘샐러드 3개와 코울슬로 3개, 외할머니께서 주신 아가옷...

할머니의 금일봉...친구 어머니의 금일봉...큰고모의 금일봉...이었다.


도착해서..아내에게 일단 선물을 주었다.


        "자아~ 요 연시들은 시엄마 아빠가 네게 주는 거야~ 너 연시 조아하자나~~

        그리구...요 아가옷은 응암동 외할머니께서 아가줄려구 사신거라는데...

        이쁘지???"


음...요 금일봉들.....용돈도 궁한데 그냥 콱 내가 먹어버려???? 그럴려면, 요기다

막 관심을 갖게 해야 하는데....그래서, 난 막 수선을 떨면서, 연시 먹어라..애기옷

좀 펴봐라..하면서 재촉했다.


처음엔 내 계획대루 거기에 막 관심을 쏟았다. 그러나, 좀 시간이 지나..그 선물들에

대한 점검이 끝나자....아내는...의연하게...


        "자...이제...그 주머니의 불룩한 것들을 내놓는다! 실시!"


엑~ 이게 다 보였나??? 안주머니에 넣어놨는데...음..조심할껄~ :)

사실, 난 내가 이걸 다 먹을 생각이 아니었다. 이건 들켰다구 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난 아내에게 전달될 것들에 대해서는 일원도 손대지 않는다. 그냥..다 주고나서 나중

에 갈라먹자고 하지...헤헤...그렇지만, 그냥 다 주기엔 뭔가 심심하니까...장난기

땜시...막 안줄려구 하구 그러는거다. 절대루 먹을 생각없었다. 절대루~


        "요건...큰 고모님이 주신거야~"


하면서 봉투를 꺼내주었다. 근데...난 와이프가 고것만 받구 말면, 나중에 요것두 있

지롱~ 하면서 다른 것들도 줄려구 했는데...그 봉투의 내용물을 꺼내서 막 센다...

그 순간 아가는 아내의 발밑에서(앉아있었기 때문임..절대루 아내가 아가를 밟고 올

라 선 것이 아님!!) 놀구 있었다. 눈을 초롱초롱 뜨고, 엄마 아빠가 뭘 가지구 저렇

게 놀구있나..하면서... :)


돈을 꺼내서 막 센 후...아내는..


        "자...다음꺼!"


엥??? 음...아까 큰고모의 금일봉을 전해줄 때, 막 더듬거린게 탄로가 났군...흠...

하면서...난 할머니께서 주신 금일봉을 건네주었다. 그걸 받은 아내는..돈을 꺼내더

니..돈을 막 셌다.


        "어머~ 할머니께서 이번에는 많이 쓰셨네~"


하구 막 좋아했다. 그걸 보면서 난..


        "아이구...애기 하나 낳아서 얠 가지구 완전히 장사를 하는구먼~"


하구 싱글싱글 웃었다. 제발..고만 넘어가라..이제 없는 걸루 알아라..하면서...요것

마저..들키면, 난 나중에 아내에게 놀래켜줄 거리가 없으니까...


내 말을 듣고..아내는 헤헤거리면서...


        "애 낳는게 얼마나 힘든데...자...다음꺼는???"


으잉??? 알고있었나??? 에이...다 털리는군....하면서..난 마지막 봉투를 꺼내주었다

...친구 어머니로부터의 카드와 금일봉...


        "이건..XX 어머님께서 주신거야...놀랬지?? 전혀 생각도 못했었지???"


하면서 주었다. 음...놀래는군...


아내는 그 카드를 읽고 잔잔한 미소를 띄며, 금일봉을 셌다. 음..완전 일수놀이 아줌

마같다고 난 생각했다. 그걸 다 세서..한데 묶어 다시 세더니...


        "자..다음!"


하는 거다...내 수중의 봉투는 이제 한개도 없는데...그래서 난,


        "없어! 이게 다야..."


했더니...


        "에에에에~ 할아버지께서 그냥 넘어가실 리가 없어. 항상 뭔 일 있을 때면,

        뭘 주셨는데...항상 할머님 따루 할아버님따루 주시자나. 좋은 말루 할 때

        얼른 내놔~"


음냐냐...이럴 줄 알았으면, 첨부터 그냥 다 줄껄~ 괜히 장난친다구 했다가 나만 삥

땅맨으루 찍혀서...으....디게 기분나쁘네...


마침내..내가 주머니를 다 까보여주자 아내는...


        "음...진짜 없군...내가 나중에 직접 뵐 때 주시려나????"


하면서 그제서야 의심을 풀었다.



난 삥땅 안치는 거 알면서..왜 항상 날 의심하는 걸까아~~~~~? 그래두...아내의 그런

모습이...생활비를 확실하게 챙겨서 쓰려는 것으루 알고 넘어가련다..음냐냐..

그래야 이뻐보이니까....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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