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K ] in KIDS 글 쓴 이(By): skkdmj (동동이) 날 짜 (Date): 1998년 9월 28일 월요일 오전 10시 21분 25초 제 목(Title): Re: 공부자 탄강일.. 정말 학교 조용하네요.. 사람들도 없고.. 머 일하기는 좋지만... 클리어잇님은 일도 끝나시고.. 좀 여유로우시겠네요..^^;; 후..전 추석에도 집에서 워드쳐야 할것 같습니다.. 밑에 있는 애들 시키자니...제가 토출당하는 마당에 그럴수도 없고.. 에고고... 즐거운 하루 맞이하세요.. 시를 하나 뽀리쳤습니다. - 사평역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 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움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 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은 호명하는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