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K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날 짜 (Date): 1996년07월30일(화) 07시13분03초 KDT 제 목(Title): // 까페 리라에서 // [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남주희) 날 짜 (Date): 1996년07월29일(월) 07시29분50초 KDT 제 목(Title): // 까페 리라에서 // 간혹 심심할때면 어머님 의상실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까페 리라에서 시간을 떼우지요. 저렴함 가격에 오랫동안 앉아 있어도 상냥하게 대해주시는 웨이터 오빠나 갓 구워나온 여러 종류의 빵과 케익이 저를 언제나 그곳에서 죽치게 만들죠. 오늘은 지난 주 읽다 만 마가렛 듀라의 "미친돼지도살법"이란 소설책을 앞에 놓고 에스프레소를 마셔가며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시간 가는줄 모르며 넘겼어요. 전 그녀와 같이 빈곤의 생활을 해보지 못하여 여러 부분에서 이해가 안가는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카페인의 힘을 이용해 가며 나름대로 음미했죠. 만약 그 소설속의 미친돼지가 영국에 유학간것 처럼 제가 유학을 갔다면 그건 아 마 더 멋진 일이였겠죠. 음...생각해보면 전 그렇게 부자도 아닌데 말이에요. "도니씨! 그럼 저보고 어떻하란 말이에요?" 옆에서 귀를 간지를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호기심이 나서 쳐다 보고 싶었지만 숙녀답게 못들은 척 하며 계속 책읽는 자세를 취했어요. "저 보고 미친 돼지의 정부라고 사람들이 욕하고 있어요. 결혼을 빨리 서둘러야 해요." "결혼을 취소하거나 아니면 일단 연기라도 해 버려야 겠어, 쩝. 나도 나름대로 해결책을 생각해낼테니,"하며 남자분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연기는 불가능하단걸 도니씨도 잘 아시잖아요. 제가 이 계절에 안맞는 옷을 입은것도 다 미친돼지의 정부란걸 부인하기 위해서이에요. 나 살찐거 보면 사람 들이 저래서 미친돼지 정부하고 있구나 라고 말할거 아니에요. 제 입장도 고려해 주세요." "내가 왜 미친돼지야? 난 도니 돈이 돼지 일 뿐이야." "네. 그래요! 왜 새삼스럽게 이제와서 그런것 가지고 화를 내요? 언제는 미친돼지 아니었어요!!" 언성이 아까보다 높아진 그녀, 정말 이야기가 재미있어지네. "아니, 난 그냥....쩝, 쩝." 하며 갑자기 연약해진 자세를 취하던 그남자는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나, 잠깐 전화하고 올께,"하며 사라졌어요. "손님, 치즈케익이 지금 막 나왔는데, 저번처럼 포장해드릴까요?" 하고 웨이터 오빠가 제가 앉은 테이블에 와 말했어요. "어머, 시간이 그렇게 됐나요?" 하며 케익을 싸달라고 부탁했지요. 음... 이야기 더 듣고 싶었는데 어머님께서 걱정하실테니 가봐야 겠네 하며 책을 핸드백 속에 챙기고 떠나려는데 옆에 있던 그 아가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훌쩍 훌쩍. 전 놀랐어요. 키즈의 이영 언니가 아니겠어요 그것도 지난번에 어머님 의상실에서 사간 배꼽보이는 검정색 드레스를 입고. 하아, 세상 살다보면 별일 다 있구나 생각하며 계산대 앞으로 갔죠. "맛있게 드셨습니까, 손님?" 웨이트레스 언니가 미소를 지으며 이영언니를 엿 보고 있던 저를 보고 말했어요. "네? 아아, 네에. 저, 얼마에요?" "치즈케익 사가시는 군요. 6만 3천원 입니다." "여기 있어요," 하곤 울고 있는 이영언니를 뒤로 하며 까페 리라의 문을 열고 나왔지요, 내일 여기 또 와야지 하며. 참고로 까페 리라는 압구정동 갤러리아 건너편에 있답니다. 그럼 이만.... ---------------------------------------------------------------------------- 남 주희 jhnam ----------------------------------------------------------------------------- p.s 현석오빠 요즘 잘지내세요? 통 소식이 없네요 오빠! 오빠! 보고 싶어요. 김 정현 오빠는 요즘 통 안보이네요. 저의 컴백을 축하해주세요 ### 이글의 캡쳐를 부탁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