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K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SKK ] in KIDS
글 쓴 이(By): Camu (까망)
날 짜 (Date): 1994년08월13일(토) 16시33분16초 KDT
제 목(Title): 내얘기


안녕하십니까. 오랫만에 글을 올리는 군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같잖은 점수로 들어갈 학교를 고르던 때가 생각
나는 군요. 

고등학교때 좀 다른데 신경을 많이 쓴 덕분으로 서울 연 고대의 마음에 드는 과는 
가지 못하겠고 그래서 그 아래 점수대의 대학중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균관대라는 이름이 유난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균관하면 세종대왕, 
신숙주 그런 인물들이 생각이 났고 보통 대학이름은 두자인데 이 대학의 이름은 
세자라서 먼가 이득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때는 성대가 후기일때는 서울대
만큼의 권위 있었고 서울에 있는 대학들중 유일하게 민족주의자인 심산선생이
학교를 세웠다는것도 알지 못했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집안은 뼈대있는 집안으로
서 제가 대학을 입학할때까지 친척들을 통털어서 단 한사람만이 대학이란 곳을 
다녔었습니다. 그 사람이 우리 누님이었고 내가 대학갈때는 누님은 노시느라 무척 
바쁘셨죠.

입학원서를 내러가던 날, 난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아니 이게 고등학교인가
캠퍼스가 코딱지닷. 창고같은곳이 과사무실이란다. 학상들은 또 왜이리 
사투리만 쓰고 우중충하게 생겼을까. 

하지만 다른 학교를 선택하기엔 이미 늦었고. 그길로 난 집에가서 
자리를 깔고 누웠습니다. 공부를 않하긴 했지만 그래도 노력은 했는데 4년동안 
창고방에서 표준말 안쓰는 짜장들과 생활하게 생겼다. 이건 꿈이야. 악몽이야.
빨리 깨야지. 누가 나좀 깨워줘요... 
이것이 그때의 제 심정이였습니다. 그리고 난 결국 졸업할때까지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한지도 벌써 4년이 되가는군요. 지금의 성대에 대한 제 심정은
제 집과 가족에 대한 심정과 같습니다. 지금은 캠퍼스가 어케 변했을까?
변변한 학생회관 이라도 생겼을까? 요즘도 기와장깨서 짭새들과 맞설까?
금잔디는 아직도 똥색인가? 심산선생의 맛세이 동상은 아직도 꿋꿋한가?
하지만 머니머니해도 궁금한건 학생시절 같이 공부하던 짜장들입니다.
요즘도 그 짜장은 술먹고 변기에서 머리감을까? 고민만 하던
다른 짜장은 직장생활 잘하고 있을까? 대학1년때 부터 결혼하겠다던
녀석은 변변한 여자친구나 하나 만들었을까?

대학생활을 회상하는건 이제 제 삶의 하나의 활력소라고 할수 있겠죠.

그때의 돈 없이 먹는 곱창과 소주냄새가 그리워지는 밤입니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