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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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seagull (갈매기)
날 짜 (Date): 1994년09월09일(금) 03시42분55초 KDT
제 목(Title): 흡수통일의 해악...


별로 깊이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는 못했기에...

그냥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그리고 제가 판단하기엔 좀 더 이성적인 관점에서 얘기해 보죠.




만약 남과 북의 국민과 인민들에게 양사회를 모두 경험하게 한 후...

다른 선택은 할 수 없고 양사회 중에서 단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저는 남한을 택할 겁니다.

대부분의 남한의 국민들은 역시 남한의 방식을 선택할 겁니다.

그럼 북한의 인민들은???

과연 그들 중에서 과반수가 남한의 사회방식을 선택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말로 그들이 무서운 억압, 오로지 무서운 억압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또는 폐쇄된 사회라 무지해서 김일성과 김정일이 이끄는 이상한 사회주의(?)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만약 당신은 북이 남보다 훨씬 잘 살고, 북이 남을 흡수통일한다면...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지금보다 더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요? 아무리 우리사회에 불만이 많더라도...


그럼 북의 동포들은 어떨까요?

그들이 남한사회에 잘 적응해서 그전보다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을까요?

남한의 사회가 북과는 비교도 안되어서 모두다 맛만보면 만족하며 쉽게 적응하며

살아갈 거라고 믿습니까?


요즘도 중국의 동포들이 남한은 엘도라도임을 믿으며 흘러 들어오죠.

그들중 정말로 행복을 느끼며 다시 오고 싶고, 여기서 살고 싶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는, 남한사회에 무리없이 적응하는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되나요?

북한사회는 중국보다 비교가 안되게 열악하므로 북한의 동포들은 그래도 남한식의

사회가, 삶이 더 낫다고 느낄 것이라고 믿습니까?


여기까지는 그나마 흡수통일의 경우는 아니죠.

흡수는 아니고 좀 빠르게, 그리고 체제경쟁에 의한 경우죠.



그러나 흡수는 그런 상황판단을 할 시간을 주지도 않죠.

어디가 좋은 지 아직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우리보다 실제로는 비교도 안되게 잘산다는 가정을 하더라도...

당신은 거기에 순응하고 적응할 수 있습니까?

실제 북한의 삶을 잘 모르지만...

(사실 이런 면에서 폐쇄사회이기는 우리도 마찬가지지요.)

정말 우리사회와는 비교도 안되게 열악하다 하더라도...

거기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이제부턴 남한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

너희는 지금보다 엄청나게 행복해 질 것이다.

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들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큰 부작용 없이 적응할 거라고 믿습니까?


사실 전 어느 쪽에 의한 흡수통일이던...

내용은 남이 북을 잡아먹는 결과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적응해가는 과도기를 충분히 두지 않는 이상.


그렇다고 전반적인 우리사회의  대다수가 만족해하지도 않은 채로...


과도기를 두지않는다면 통일된 사회에서 대부분의 북한 동포들은 뭐하며

먹고 살까요?

지금의 통일 독일을 본다면 답이 나올 겁니다.


지금의 우리사회의 계층화에 하나의 또 다른 뚜렷한 선만 그어질 걸요.

북한 사람들을 부리는 남의 사람들...

남한 사람들의 밑에서 밥벌이를 하는 북의 사람들...

남의 노동자들이 그때에는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을까요?

저 싸구려 일꾼들 때문에 일자리 구하기 힘들다고...


지금의 남쪽 상황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심각한 지역감정이 유발될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남쪽의 일부사람들(?)에게 사기당하는 북한 사람들 적지 않게

생길 걸요.


어쨋든 새로 통일 한국에서 태어날 세대들에겐 좋은 일이죠.

그래서 통일이 되어야 하는 거구요.

그렇지만 통일이 되는 그 시점에 각각의 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는...

통일을 만드는 사람들도 생각해 주어야 지요.

물론 과도기를 둔다 하더라도 

평균적으로 나이가 많은 분들일수록, 각각의 사회에 적응을 많이 한 사람들일수록

힘들어하는 것을 많이 느낄겁니다.

어차피 완전히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죠.

하지만 가능한 한은 그들도, 아니 우리들도 생각해 주어야죠.


서서히 서로에게 적응해가면서...

조금씩은 서로에게 불만스럽기도 하지만...

또 조금씩은 서로 만족하는...

오직 둘중의 하나에서 택하는 것이 아니라...

저도 역시 모르지만...

어쩌면 아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우리민족만의 새로운 체제가 자연스러이 생기고...

그래야 한다고 믿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체제의 적당한 절충도 양극단도 아닌 우리만의 고유한...




아직 태어나지 않은 통일한국의 세대에겐...

그리고 우리조국과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는 당연히 통일이 좋지만...

현재 각 체제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겐...

통일한국은 낯설고 적응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고...

우리 후손을 위해서 앞세대인 우리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우리들, 특히나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변화를 두려워하는 우리 부모님

세대들도 고려해주는 통일이 되어야겠죠.


그래서 전 흡수통일은 반대합니다. 어떠한 체제로든...

대외적인, 즉 이민족을 상대하는 외교나 군사의 통일은 좀 더 빠를 필요가 

있겠지만...

생활의, 사회의, 문화의 통일은 좀 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거죠.



저의 개인적인 지식과 상상에서 썼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추론의 문제점이 제법 많을 겁니다.

지식의 부족임을 고려해 주시고...

날카로운 충고를 부탁드립니다.






   -- 그래도 갈매기는 빨리 백두산, 금강산도 보고 싶어요.

      아직 한라산도 못 가 보았지만...

      짧은 식견으로 잠시 떠들었던

                                    최 용환, the Seag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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