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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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워싱턴사과)
날 짜 (Date): 1999년 1월 20일 수요일 오전 05시 30분 05초
제 목(Title): 한/안종주 에드버킷? 룸살롱법원?


[데스크칼럼] /'룸살롱이 법원'인
   나라/안종주/사회2부장/ 

   미국에서 있었던 이야기 한 토막이다. 칵테일파티에서 의사가 한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파티에서
   가장 곤란한 것은 사람들이 내 직업을 알자마자 내게 굳이 자기의
   증세를 설명하겠다고 하는 일입니다.” 그 낯선 사람이 말했다.
   “그게 뭐 곤란한 일입니까? 당신의 명함을 그들에게 주면서
   의사와의 상담은 들어가는 돈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분명하게 설명을
   하면 되지 않습니까?” 이틀 뒤 그 의사는 그 사람으로부터 청구서를
   한 장 받았다. 상담료로 500달러를 내라는 것이었다. 의사가 파티에서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은 다름아닌 변호사였다. 

   변호사의 이런 부정적인 면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헨리6세>에서 한 등장인물은 “우리가 맨
   먼저 할 일은 모든 변호사들을 죽이는 일”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아일랜드의 전설적인 도둑인 `마틴 카힐'의 일생을 리얼하게
   그린 존 부어맨 감독의 영화 <제너럴>(이번주말 국내 개봉 예정)에서
   마틴 카힐은 자신의 변호사에게 “당신네 변호사들은 칼만 안들었지
   도둑도 등쳐먹는 날강도”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나온다. 장면을 바꿔
   1999년 1월의 한국 사회로 가보자. 새 천년의 시작을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때에 여기에서도 변호사의 부정적인 모습이 본격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우리 법조계의 자화상은 어떠할까. 많은 변호사들이
   형사사건을 따내기 위해 외근사무장을 고용한 뒤 경찰과 검찰·법원
   직원 등에게 향응을 베풀고 소개료를 주고 있다. 판·검사를 지내다
   개업을 하는 변호사는 대부분 전관예우라는 뿌리깊은 관행 따위에
   힘입어 이름과 돈을 얻는다. 

   97년 의정부 이순호 변호사 사건에 이어 대전 이종기 변호사 사건이
   불거져 온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자 현직 경찰관, 변호사, 사무장,
   세무사 등이 잇따라 `법조계 비리'를 증언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변호사 사무장의 증언은 정말 충격적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담임을 강조한 뒤 “심지어는 룸살롱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사, 외근 사무장이 만나 형량과 재판기일 등등을 결정하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털어놓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룸살롱이 바로
   법원'이었던 셈이다. 

   앞으로 1년 뒤면 우리는 새 천년을 맞이 한다. 하지만 법조계를 이끄는
   수레 3바퀴(판·검사, 변호사)에서 들리는 소음은 대단하다. 이런 소음
   가운데는 똑같은 죄를 지어도 변호사 선임 여부에 따라 죄값이
   달라진다는 푸념도 섞여 있다. 다시말해 구속적부심에서의
   구속여부와 검사의 불기소처분 여부, 그리고 판사의 형량 선고까지도
   변호사 선임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물론 법조계 수레바퀴가 시끄러운 소음만을 내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무료변론을 펴거나 독재정권의
   정치·인권탄압에 맞서온 변호사, 양심을 지키며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는 판사, 이 사회를 부정과 폭력, 불법 등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검사 등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선율도 있다. 이는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듣기좋은 음악으로 가득찬 법조계를 만들 수 있다는
   반증이다. 

   20세기를 마감하려는 순간 우리 곁에서 유행어처럼 입에 오르내리는
   `전관예우' `사건브로커' `소개료' 등은 이제 `법조역사박물관'의 창고로
   보내야 한다. 새로 맞이할 천년에는 `힘없고 못배우고 억울한'
   사람들을 위한, 그리고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 넘치는 법조인들로 가득
   채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레바퀴를 더욱 조이고 닦고 기름쳐야
   할 것이다. 대대적인 판·검사 물갈이 인사만으로는 부족하다.
   전관예우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여기에 보태더라도 법조비리의
   재발을 완벽하게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의사나 판·검사, 변호사 등
   전문직종인들의 도덕성 확보는 자신들의 피나는 노력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조계의 부도덕과 비리를 알리는 내부고발자가
   `왕따'를 당하지 않고 그 세계에서 오히려 존경받는 풍토가 뿌리내릴
   때 비로소 참 법조인상이 완성될 것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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