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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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Lina (Inverse)
날 짜 (Date): 2009년 11월 12일 (목) 오전 11시 47분 03초
제 목(Title): 4대강의 늪




  요즘 그런 얘기가 많이 들려온다. "4대강 때문에 XX 예산이 줄었다."
  가장 최근 어나니에 올라온 건, XX = IT 투자

  XX는 뭐든 될 수 있다. 복지예산도, 우리 지역 도로 건설 예산도,
  하다 못해 교과부 연구비가 깎인 것도..  며칠 전엔 4대강 예산을 
  마련하느라 세종시가 축소되는 거라는 주장도 들려왔었나?

  4대강 예산이 크긴 크니까, 사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4대강 때문에 깎인
  건지 알 길은 없다. 아마 예산 짜는 사람들조차 전체 줄어든 액수를
  적절히 배분한 것 뿐일 거다. 즉, 4대강 때문에 피해본 게 없다고 하면
  없는 거고, 전부 다 피해를 봤다면 본 거다.

  내가 주목하는 건, 이 만능논리의 파괴력과 후유증이다. 누구든 예산배분에
  전혀 불만이 없는 사람은 없다. 내가 원하는 예산이 안나왔을 때 만만하게
  두들겨 팰 대상을 제공해 준 거니까, 4대강은 태생적으로 십자포화를
  피할 수 없는 정책일 뿐이고, 설령 정부에서 홍보하는 대로 홍수방지, 
  수질개선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보이더라도 어쨌든 두고 두고 욕을 먹을 거다.

  그래, 4대강은 삽질이 너무 뻔히 보이니까 그런 거지만.. 앞으로 이 
  학습효과가 어떤 영향을 끼칠까? 예를 들어 세종시를 원안 + alpha로
  추진하게 되면, 나중에 거기 딴지를 걸고 싶은 사람들이 "세종시 때문에
  XX 예산이 줄었다."고 레드썬 최면을 걸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YY 때문에 XX 예산이 줄었다."는 레토릭이 앞으로 너무 유행하지 않기를 
  바란다. YY에 그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는 게 맞는 일이지, XX
  예산을 연계하는 건 사실 물타기라고 봐야 한다.


  @ 물론 귀를 꽉 막는 정부를 상대하느라 그렇게 물타기라도 해야 하는 분들
  심정은 이해하는데, 이거 보수언론들이 배워 써먹기 시작하면 정말 난감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어둠보다 더 검은 자여 밤보다도 더 깊은 자여 혼돈의 바다여 흔들리는 존재여
  금색의 어둠의 왕이여 나 여기서 그대에게 바란다 나 여기서 그대에게 맹세한다
                 내 앞을 가로막는 모든 어리석은 자들에게
            나와 그대의 힘을 합쳐 마땅한 파멸을 가져다 줄 것을!
                                       --- Lina Inverse @ Slay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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