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clearsea (晴海) 날 짜 (Date): 2009년 09월 02일 (수) 오전 11시 23분 18초 제 목(Title): 우리나라 정당의 공동체 지향 (2) 헌법에는 "공동체"라는 표현이 나올까요, 나오지 않을까요? 나오지 않습니다. 어떤 헌법학자의 설명으로는 현 헌법, 즉 1987년에 개정된 헌법이 상당히 잘 짜였다고 합니다. 6.10 직선제 쟁취 민주화 항쟁의 결과로 탄생한 헌법이 권위주의 정권에서 만들어졌지만, 상대적으로 심도 있게 연구한 결과라고 합니다. 다른 나라의 헌법도 다양하게 비교 검토했다고 하더군요. 따라서 헌법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헌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그 헌법학자는 지적했습니다. 굳이 개헌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며칠 전에 국회의장이 주도한 헌법연구회가 발표한 개헌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궁금합니다. 조만간 연락해서 고견을 들어봐야겠습니다. 아무튼, 우리 헌법에는 "공동체"라는 단어가 없어서 저로서는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민주는 제4조 통일조항에 명시되어 있고, 자유와 민주는 헌법 여러 곳에 대못으로 박아 놓았습니다. 즉, 자유민주 공동체라는 표현은 없고, 자유민주 대한민국이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공동체 자유주의"라는 이상한 개념을 제시하는 정당이 있습니다. 현재 제1당인 한나라당입니다. 한나라당 정강 전문에 다음과 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열린 민족주의를 진작하는 공동체 자유주의의 실천이 선진화의 참된 방향임을 천명한다." "새로운 한나라당은 이제 구각을 깨고, 공동체 자유주의와 나라 선진화의 비전을 실현하는 정책정당, 국리민복을 위해 분투하는 국민정당, 지역주의에 안주하지 않는 전국정당으로 거듭 태어난다." 한나라당은 공동체와 자유주의를 결합했습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세일 교수가 좋아하는 개념입니다. 뭔가 있어 보이는 표현이죠. 모두를 위해서, 그리고 개인을 위해서!라는 구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개인을 위하는 자유주의가 모두를 위하는 공동체주의와 궁합이 잘 맞을까요? 자유주의는 한 명을 제외한 모든 구성원이 A를 주장해도, 그 딱 한 명이 B를 주장하면 그 자유를 존중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자유주의이지, 그 한 명이 나머지 모든 구성원을 위해서 자신의 주장을 굽혀야 한다는 이념이 아니죠. 이렇게 얘기하면, 한나라당에서는 그 공동체는 민주주의를 의미한다!라고 변명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에 단순과반수 원칙이라는 원리가 있습니다. 단순과반수만 충족하면 다수의 지배인 민주주의의 사회적 결정이 된다는 것이죠. 이것이 한나라당의 공동체 개념이라면 굳이 공동체라는 공룡을 정강 전문에 쓸 필요가 없죠. 그냥 "자유민주주의 실천이 선진화의 참된 방향"이라고 선언하면 됩니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공동체 자유주의는 자유민주주의와 다른 무엇을 의미한다고 저는 봅니다. 다른 무엇? 혹시... 권위주의??? 설마 그렇기야 하겠습니까. 한나라당 일부 의원의 언행을 살펴보건대 한나라당에 권위주의 색채가 아직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요즘 세태에 당 전체가 권위주의를 내걸지는 못할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관련된 공동체 이야기는 내일 마무리 짓겠습니다. ======================================= 자유민주주의 성냥불 이야기 http://ahnabc.blogspo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