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4jahoo (정와&하충) 날 짜 (Date): 2009년 05월 25일 (월) 오후 09시 38분 00초 제 목(Title): Re: 형법책 한 페이지도 안 읽은 사람들이 남상국과 차이를 묻는 질문에 뜬금없이 최진실 자살이야기를 꺼낸 것은, 센슈얼님이 예전에 '최진실의 자살은 당일 어머니와의 언쟁 때문일 것이다.� 다른 사람의 악플에는 소송을 하는 등 투지가 있어 자신을 지킬 수 있지만 마지막 보루라 생각한 가족에게서 무너짐을 느꼈기에 자살을 택하지 않았을까?' 라는 취지의 글을썼던게 생각나서였습니다. 사방이 막혀 빠져나갈 길이 없으면 머리 위를 쳐다보게 되겠지요. 세상이 꽉 막힌 상태에서 선택한 자살과 들 낯이 없어 얼굴을 파묻으며 선택한 자살. 남상국과 확실히 다르다는 것에 동의할 수 있나요? 대통령 기록물과 관련하여 노무현이 이명박에게 항복하면서 썼던 글을 보세요. '사리와 법리를 가지고 다퉈보고 싶었으나 비서관들을 소환 조사해서 처벌하겠다 하니 두려운 마음에 항복한다. 그들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달라' 노무현을 죽이려면 주변 인물들을 괴롭히면 된다는 것을 이명박과 그 똘마니는 확실히 알았을 겁니다. 이때부터 조급하게 노무현을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주변 인물들을 한 명 한 명 차례로 쓰러뜨려 나갑니다. 제일 약한 사람들부터. 노무현과 박연차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 제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저와 가깝게 지내는 돈 많은 A 사장이 있습니다. 장사를 야무지게 잘해서 아직 젊은 편인데 벌써 탄탄한 재력가로 대접 받는 그 이지만, 가방끈이 심하게 짧아 자격지심이 없지 않았을 겁니다. A 사장은 저와 생활 영역이 달라 많은 부분을 공유하며 교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와의 친분을 소중히 여기는 듯합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을 만날때 저와 함께가거나 친분을 내세우면 상대방 말투가 달라진다 하네요. 예전에는 무식해서 모른다 여기고 대충 설명하고 말 것을 제 눈치를 살피며 오히려 자기 설명이 틀릴까 봐 신경써서 조심스러워 한답니다.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제가 도움이 된다니 기분 나쁠 것은 없고, 또 A 사장이 선량한 사람이고 훌륭한 장점을 많이 가지신 분이라 돈독한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고마운 일입니다. 여기까지는 논픽션입니다. 여기서부터는 픽션입니다. -------------------------- 몇십 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A 사장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가족들끼리도 친척과 같이 가깝게 허물없이 왕래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사회적으로 꽤 높은 지위에 올랐다가 은퇴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후임 자가 저를 흠집 내고자 직접 공격하다가 여의치 않자 저의 지인 중 약점이 많을 A 사장 수사기관을 동원하여 공격합니다. 일단 세무조사를 해서 탈세 명목 으로 구속해 버립니다. 구속을 하니 뒤를 캐서 협박을 위해 다른 약점을 잡기에도 수월하고 살려고 발버둥치다가 오히려 더 궁지에 몰린 처지가 됩니다. 다른 B 사장도 구속되었으나 '검찰이 사람을 엮어 넣으려고 백정 노릇을 한다.'며 고통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그는 암으로 얼마 안 남은 삶을 교도소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A 사장은 말 못할 사정이 있었는지, 아니면 별 탈이 없을 것으로 생각해서 였는지 우리 가족에게 이런저런 방식으로 돈을 건넨 것은 사실이라고 검찰에게 말했습니다. 조카사위와 아들이 사업하는데 투자금 50억, 처에게 10억, 딸에게 4억이 건너갔다고 합니다. 꼬맹이 시절부터 봐왔던 아버지 친구를 설득해 받은 투자금 50억이 뇌물이라니, 할 말이 없습니다. 내가 살아있으면 내 아들은 아무것도 못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 때문에 꽉 막힌 인생을 살아갈 아들을 생각하니 너무 미안합니다. 못난 시아버지, 할아버지 만나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갈 며느리, 손자, 손녀를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처에게 화를 내며 왜 나에게 말도 없이 그랬냐, 그 돈으로 뭘 했느냐 물었습니다. 대답이 '내가 집안일에 신경 쓰게 할 수 없어서 말 안 했다. 남은 빚도 갚고 친정 식구, 시댁 식구 사고 치면 뒷수습하고 병나서 입원하면 병원비에 보탰다. 사정상 자주 인사도 못 드리는데 돈으로라도 사람 도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랬다.'라며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했다. 저 구질구질한 일을 처리하느라 나에게 조언을 구하지도 못 하고 끙끙 혼자 앓으며 처리했을 처를 생각하니 가장으로서 부끄럽다. 그리고 아들뻘 검사에게 조사받으면서 구차한 살림살이 이야기를 해야 할 처를 생각하니 잠시라도 원망했던 내가 창피하다. 딸은 이번에 살던 집을 팔고 융자받아 넓은 집으로 이사하려는데, 우선 계약을 해야 집 팔 계획도 세우고 융자받을 서류도 만들 수 있어 계약금이 필요했단다. 금방 갚을 수 있는 돈이고 주위 눈치도 덜 받을 것 같아서 허물없이 지내왔던 A 사장에게 부탁했던 것인데, 새집으로 이사 간다는 설렘에 뒷일은 생각 못 하고 차용증을 만들지 않았단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 봐야 사람 들이 믿어 주지도 않을 것이고, 언론은 또 얼마나 비루한 변명으로 각색해서 보도할까? 딸을 조사할 검사가 비웃으며 거짓말한다고 비아냥거릴 텐데, 딸의 자존심도 지켜주지 못하고 짓밟히게 한 나를 용서하기가 어렵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