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Nyawoo (바람~냐우) 날 짜 (Date): 2008년 12월 04일 (목) 오후 12시 42분 19초 제 목(Title): 금융위기 FTA 그리고 장하준 전에 큰어나니에서 장하준 교수에 대한 글들이 있길래 궁금해서 홈페이지를 찾아가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제 내공이 낮아서 그러했겠지만, 논문을 찾아봐도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전혀 모르겠더라구요. 일단 수식이 하나도 안나오니 참 갑갑하더만요. -_-; 퍼블리쉬된 저널도 처음 들어본 것들만 수두룩했고...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그의 전공이라는 '제도 경제학' 이라는 것이 heterodox economics [번역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그냥 적었습니다.] 의 한 종류라던데... 미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각설하고 그 이후로 장하준 교수가 하는 글과 인터뷰들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죠. 학문적으로는 얼마나 rigorous 한 연구를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기본적인 통찰력은 만만하게 볼게 아닌 것 같았습니다. 다음은 최근 그의 인터뷰입니다.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asp?strPage=1&searchDate=20081203&sub_cd=D0&newsid=01826966586634912&DirCode=0010102&MLvl=1&curtype=read 제가 몇달 전에 FTA에 대한 반대입장을 아주 '조심스럽게' 이 보드에 표현한 적이 있었죠. 왜 그리 '조심스러웠냐' 하면은 사실 대안이 없었거든요. 장하준 교수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이게 아주 쉬운 답이 있네요. 거참. 이걸 발상의 전환이라고 해야할까요? 쩝. 해답은 이겁니다.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 또는 "규제가 가능한 새로운 (국제) 시스템의 도입" 좀 더 자세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의 금융위기는 선진국의 금융 위기와 다른 성격을 하나 있습니다. 이는 상대적 으로 실물시장보다 자본시장의 개방정도가 훨씬 높기때문이죠. 이렇게 되면, 상대국(직접적으로 미국)의 실물 경기에서 시작된 리스크가 자본시장을 타고 국내의 실물 경기까지 들어왔을 때의 파장이 훨씬 크게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실물시장만 개방되었을 때나, 실물/금융시장 이 동시에 개방되어 있을 때보다 금융시장만 개방되었을 때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국내 경기가 받는 타격이 더 크다는 것이지요. 이는 97년 외환위기 이후로 IMF의 권고사항을 너무 성실하게 이행한 나머지 생긴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 아쉽게도 이 이론이 알려진 것은 2000년대 중반쯤이군요.) 장하준 교수의 말처럼 자기내들 본사에서 돈이 필요해서 빼가는 것을 어쩌라구요. 즉, 국내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의 무지막지 한 변동성은 한국 내생이 아닌 외생변수에 의해서 파생되서 그게 실물 - 특히 부동산버블까지 건드리게 되면서 장기불황의 늪으로 빠지기 직전에 위치한 것이죠. 일본의 불황과 비교해보면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일본은 순전히 자기내부 문제로 발발한 것인데, 한국은 외부의 변수가 국내의 버블까지 건드리고 있거든요. 두가지 악재가 동시에 터지고 있죠.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차라리 이번 참에 FTA를 함으로써 실물/금융시장을 동시에 열어버리는게 더 좋은거 아냐? 얼뜻 보면 그럴싸 하지만, 빈대 잡을려고 초가삼간 다 태울 필요는 없는 것이죠. 현재까지 미국과 FTA를 맺어서 이득본 나라가 있느냐하면, (사실 각 나라의 사례를 죄다 직접 찾아볼만큼 한가롭지는 않아서 솔직히 그리 자신은 없습니다만) 최소한 멕시코 캐나다등과 같이 한국이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나라들은 손해봤으면 봤지 이득본 게 없거든요. 멕시코같이 FTA 얼마 이후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망조가 든 경우도 있는데, 이런 몇가지 사례들이 국제경제나 금융 (International Finance, Trade) 전공자들에게는 아주 이상한 일이 된 것이죠. 개방하면 이론상으로는 무조건 좋아져야 하니깐요. 최근에 나온 논문들이 FTA 해봤자 (정성적으로 좋지만) 실제 정량적으로 별 소용없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아마도 이런 관찰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합니다. 물론 FTA 자체는 좋았는데, 멕시코 내부의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았다 - 예를 들면, 베이비 붐 세대가 취업을 시작할 때에 FTA 때문에 일자리의 증가가 일어나지 못해 실업률이 갑자기 높아져서등등 - 의 분석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예를 들면 한국-칠레 FTA는 꽤나 괜찮은 것이라고 (최소한 한국에서는) 말하거든요. 이런건 사례를 더 찾아봐야 설득력이 있겠지만, 아마도 비슷한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끼리는 FTA가 도움이 되는 것 같고 경제 규모가 차이가 나면 작은 쪽은 손해만 보는게 아닌가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증명은 안되었는데, 이렇게 생각하시는 경제학자들이 몇몇 있습니다.) 이야기가 딴 길로 약간 센 듯한 느낌이 나는데, 다시 정리하자면 이참에 실물 시장도 확 열어버릴게 아니라, 거꾸로 자본시장을 더 닫는 쪽으로 가야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장교수가 말한 행간을 자세히 살펴보면 무작정 닫아버리는 개념이 아니라 실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는게 더 타당합니다. 모든 경제학자들(특히 신고전학파들)이 말하는 규제 철폐라는 개념은 사실 저 '투명성' 위에 바탕합니다. 어떻게(How)는 사람마다 다른 것 아니겠습니까. "규제철폐"라는 말을 이용해 결국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자들이 문제인 것이죠. 리만브라더스와 한나라당에서 추진하 는 정책들은 어째 죄다 이런 혐의를 벗어나기 힘든 걸까요. 어쨋든 현재같은 위기 상황에 장하준 교수같은 사람이 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한국 경제에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이 어쩌면 그렇게 90년대 일본이 장기 불황을 겪을 때 기름을 부었던 정책들과 비슷한지 참.... 걱정스러울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