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cookie () 날 짜 (Date): 2008년 06월 13일 (금) 오후 12시 34분 37초 제 목(Title): 왜 이명박을 찍었을까? 이명박은 같은 보수계의 이회창과 표가 갈렸음에도 2위를 큰 격차로 누르고 당선된 대통령이고 취임 초만해도 높은 인기를 누렸는데 단 100일도 안되어 인기가 곤두박질했다. 아마 이렇게 빠르게 인기가 식은 대통령은 전세계적으로도 찾기 쉽지 않을 거다. 진보적 성향인 사람들이야 처음부터 지지하지 않았을 테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보수층의 이명박을 찍은 사람들도 다들 후회하고 있는 거 같다. 그런데 왜 그를 찍었을까? 참으로 미스테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야 원래 지지하지 않는 대통령이니 그의 추락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면 그의 과거의 인기는 뭐였단 말인가? 이렇게 빠르게 꺼지는 인기라면 분명히 거품 인기였다는 거고 그 거품의 정체가 무었이었을까? 그래서 나는 이문제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의 인기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정말로 노무현에 실망해서 홧김에 명박질 이었을까? 아니다. 그것만으로는 인기를 설명할 수 없다. 노무현에 실망했으면 차라리 기권을 하지 지지하지도 않는 후보에 표를 주진 않았을 거다. 실망에 의한 척력이 아니라 뭔가 당기는 인력이 분명히 존재하였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낸 가설이 "적하숭배(積荷 崇拜 cargo cult)"설. 적하 숭배는 인류학에서 등장하는 원시적 종교 개념인데 폴리네시아나 남미의 미개부족들이 발달된 물질 문명권(주로 서양) 의 탐험대, 선교사나 전쟁 중의 군대와 접촉하면서 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서구적 물질적 부와 힘을 접하고 그것에 압도당해 그 물질적 부와 힘을 초자연적 힘으로 여겨 숭배하는 현상이다. 백인들이 남기고간 여러 잡동사니나 깡통같은 쓰레기나 활주로, 십자가 무덤 따위의 그들이 의미를 이해할수 없는 문명의 산물 조차도 그 미개 사회에서 뭔가 주술적인 힘이 있고 그것을 많이 소유하거나 숭배하거나 백인을 모방 함으로써 자기들도 그 백인들같이 부유해질수 있다고 믿기도 한다. 남미 인디오 등이 그렇게 쉽게 기독교화 될수 있었던 것도 또한 우리나라에서 기독교가 그렇게 쉽게 번창한 것도 크게보아서는 이 적하숭배의 영향을 부인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는 압도적 문명 수준 차이 때문에 물질적 부 뒤의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표면적인 물질적인 것 자체에 주술적 의미를 부여하는 현상을 말한다. 좀더 일반적으로는 의미나 원리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선진 조직체계나 정치체계를 따라한다든지 프로그램 스타일이나 체계를 따라하는 걸 말하기도 한다. 아마 국민들의 심정도 이와 비슷한게 아니었을까? 이명박의 출세나 경제적 부는 일반 서민의 부와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부이다. 그가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또 출세했는지는 이미 "신화"의 영역이지 분석이나 비판이나 이해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뭔가 그 명박교를 믿으면 명박이 처럼 국민 누구나 부자가 되고 출세을 할수 있다고 믿은 건 아니었을까? 자세히는 잘모르겠지만 그의 신비한 능력으로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뭔가 복을 받고 뭔가 기적적으로 국가 경제를 일으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는가? 심지어는 이명박의 적극적 반대자였던 나 조차도 그의 당선이 거의 불가피한 현실로 다가오던 선거 직전 즈음에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그래 그래도 박근혜가 되는 거 보다는 다행이다"라고 위안을 삼기도했고 또 MB에게 절망적으로 보이던 BBK사건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걸보고 너무 기가 막혀서 저렇게 억세게 운이나 요령이 좋은 사나이라면 그가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면 그 억세게 좋은 운의 덕을 우리나라가 조금이라도 덕을 보지 않을까 하는 작은 요행을 바라는 마음조차 있었다. 이런 이성적이지 않은 주술적인 바램이야말로 바로 "적하숭배"의 현상이 아니었을까? 이명박을 지지했다가 지금은 후회하는 분들이 이글을 읽으시면 이 가설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바란다. |